프랑스 샤블리와인은 석화와 최고의 궁합
프랑스 샤블리와인은 석화와 최고의 궁합
  • 이주/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 승인 2009.05.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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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수산물>

 


프랑스 파리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시간으로 따지면 2시간 정도, 거리로는 180여km(110 miles)를 가면 세렝강(Serein river) 인근에 위치한 샤블리지방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과 대전간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샤블리(Chablis)’라는 명칭은 두 개의 켈트 단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집(House)을 의미하는 ‘Cab’과 ‘숲과 가까운’으로 설명할 수 있는 ‘Leya’가 합성되어 샤블리란 지역이름이 탄생하였으며 프랑스의 신석시 시대부터 마을로 존재하다가 로마시대에 마을이 생기고 그 후 로마의 프로부스 황제(Probus, 276-282년)가 포도재배를 명령하여 비로소 샤블리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샤블리의 프리미에(Premier cru) 및 그랑크뤼(Grand cru) 와인산지들은 지질학적으로 파충류 시대(Era of reptiles)인 2억 5백만 년∼1억 3천 5백만 년 전 중생대(Mesozoic Era) 주라기(Jurassic Period) 시대에 형성된 파리 분지(Bassin parisien)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주라기에 육지에는 공룡이 활보하였으며 식물로는 은행나무와 소철류가 번성하였고 바다에는 암모나이트(Ammonite)같은 연체동물이 서식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샤블리지역은 브루고뉴(Bourgogne) 지역인 황금의 언덕(Cote D'or)을 열어주는 관문이면서 와인 또한 투명하며 금빛이 도는 와인을 생산해 내는 곳이라 하여 ‘황금의 문(golden gate)’이라 부르고 있으며 조개껍질화석을 포함하고 있는 석회질 토양이 특징이라 해산물요리와 아주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샤블리의 화이트와인은 12세기부터 청빈을 근간으로 하는 시토(Citeau) 수도사들의 영향 아래 발전해왔으며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품종을 100% 사용하며 아로마(Aroma)와 부케(Bouquet)는 견과류, 버터향, 미네랄향, 아카시아 꽃향기와 레몬과 사과의 구조감 있는 향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샤블리는 구운 송어 또는 가자미구이, 새우칵테일, 연어 크레이프(Salmon crepe), 연어크로켓(Salmon croquettes), 생선 커틀릿(Fish cutlet), 게살수프, 방어회, 전복스테이크 등의 해산물과 좋은 천생연분의 궁합을 보여준다. 샤블리는 특히 나플레옹이 전쟁터에서도 꼭 챙겨먹었다는 굴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만화 신의 물방울의 저자인 타다시 아기(Tadashi Agi)는 3편에서 언급된 굴과 마리아주가 맞는 와인으로 샤블리지역에서 베르게(Verge)가 생산한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Chablis 1er Cru) 2003년산을 추천하고 있는데 백포도주 품종인 샤르도네로 만들어진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는 과일 맛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섬세한 와인으로 느껴지며 2003년산은 아직 어리고 새 오크통 냄새가 도드라지며 과일 맛이 가득해서 마치 뫼르쏘(Meursault) 같은 느낌이 난다고 표현되어 있다. 

 굴에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으로 만든 샤블리가 해산물에 잘 어울리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샤블리의 토양이 바로 그 열쇠라 할 수 있다. 수천만 년 전 중생대 주라기에 샤블리(Chablis) 지역은 바다로 뒤덮여져 있었는데 그 후 지질의 변화로 바다는 화석토질의 흔적만 남기며 사라져 버렸고 그 후 진흙, 석회석, 백악질과 뒤섞여 굴 화석이 이곳에서 자주 발견되었다.

 이는 샤르도네 포도품종의 성장에 가장 좋은 토양으로 적당한 기후와 인간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특유의 미네랄 향의 최고급 화이트 와인 ‘샤블리’를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굴 껍질을 함유한 토양에서 자라난 포도로 만든 샤블리가 굴과 잘 어울린다는 사실은 굴에서 추출한 미네랄을 가득 함유하고 있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므로 굴과의 궁합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두 번째는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을 숙성할 때 기온이 상승하는데, 이때 유산발효가 일어나 신맛이 나는 사과산이 유산으로 변화하여 요구르트와 같은 부드러운 맛이 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샤블리지역은 부르고뉴지방의 북단에 위치하는 추운 지역이므로 와인숙성 시, 사과산이 유산발효가 일어나지 않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사과산의 향이 진하게 풍긴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굴에 레몬을 뿌려먹으면 굴속에 함유한 글리코겐, 단백질, 타우린, 글루타민산 등 필수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맛의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되듯이 샤블리와인은 신 맛이 나는 사과산이 풍부하므로 굴과 함께 먹으면 상큼한 맛과 타우린 등이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것이다.

 샤블리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은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포도 자체에서 나오는 순수한 물이 와인 1리터당 0.85리터 이상 포함되어 있으므로 와인을 마시면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옛날에 유럽에서 전쟁을 할 때 병사들에게 와인공급은 필수적이었다고 한다.

 와인에는 알코올, 당분, 탄수화물, 칼륨, 칼슘 등의 많은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와인 한 잔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성분을 섭취할 수 있어 마시는 야채주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칼륨과 칼슘은 사람의 몸 안의 세포에서 세포내로 수송되어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산성 체질이 되는 것을 방지하여 성인병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와인 속에 있는 사과산, 초산, 호박산, 젖산, 주석산과 같이 와인에 있는 산(Acid) 성분은 사람의 위액과 유사한 성분이어서 와인은 소화촉진제의 역할을 하며,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있는 탄닌(Tannin)과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순환기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붕소는 여성에게 칼슘을 흡수하게 하고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유지하게 하며 젖산과 글리세린은 소화와 변비에 좋다고 한다. 또한 와인에는 지용성 비타민이 들어있어서 모세혈관을 강하게 해줄 뿐 아니라, 출혈과 부종을 막아준다. 최근에는 포도에 많이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에서 추출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물질이 수명연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하바드대학교 국립노화연구소의 싱클레어박사에 의해 네이처지에 발표되었다. 와인은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데 적정량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와인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훨씬 낮다고 한다. 

 샤블리 지방에는 구역, 포도품종, 떼루아르, 생산여건 등과 같은 기준에 따라 4개의 원산지통제명칭(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을 가지고 있다. 쁘티 샤블리(Petit Chablis), 샤블리(Chablis),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Chablis premier cru),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로 분류되며 뒤쪽으로 갈수록 고급와인이라 할 수 있다. 샤블리 지역의 현재 경계지역 내 면적은 총 6,800 헥타이며 스랭(Serein) 계곡을 따라 위치한 20개의 꼬뮌(Commune: 프랑스 지방자치의 가장 작은 행정단위)과 작은 마을로 되어있으나 와인재배면적은 4,300 ha (10,500 acres)이며 연간 32백만병(32 million bottles)을 생산하고 있다. 

 쁘티 샤블리(Petit Chablis)는 전체 생산량의 13% 정도를 차지하며 일반적으로 가볍고 신선한 스타일로 수확시기가 이른 포도주일 때 식전주로 음용하고 있다. 샤블리는 전체 생산량의 67.5%를 차지하고 있는데 쁘티 샤블리와 비교할 때, 샤블리는 보다 강한 아카시아 꽃향기와 레몬과 사과의 구조감 있는 향을 느낄 수 있고, 입안 여운과 볼륨감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고급 샤블리와인은 장기적으로 숙성하는데 적합하며 해산물 중에 생선구이와 굴 등의 패류 음식에 잘 어울린다.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Chablis Premier cru)는 17.5%의 생산량으로 40개의 도메인이 여기에 속하고, 토양별 특징과 자기만의 스타일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는 최상급의 품질을 자랑한다. 총 7개의 포도밭만이 여기에 속하는데 총 생산량의 2%를 차지한다.

 샤블리 와인의 최상급인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는 샤블리 지역 90헥터에 7개 최상급 경작지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며 그 지역명은 블랑쇼(Blanchot), 레끌로 (Les Clos), 발뮈르 (Valmur), 그루누이(Grenouilles), 보데지르(Vaudsir), 프뢰즈(Les Preuses), 부그로(Bougro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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