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으로 대한민국 조선업 부활의 돛을 펼치자
자율운항선박으로 대한민국 조선업 부활의 돛을 펼치자
  • 박영일 동아대학교 조선해양플랜트공학과 교수
  • 승인 2020.10.13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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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대한민국은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저임금에 기초한 수출 위주 정책으로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뤘고 이 발전의 중심에는 조선업이 있었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초기 원유운반선, 산적화물선과 같은 물량 위주 건조부터 초정밀 품질 제어를 필수로 하는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까지 확고한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국제경제 속 우리나라 조선업은 안개 속을 걷고 있다. 과거 인기직장이었던 조선업이 현재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입사를 꺼리는 업종으로 변한 것만 봐도 상황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 조선업은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 중심에 다시 설 수 있는 차세대 기술개발이라는 당면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정부는 제 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은, 전 산업을 망라하는 5G, AI 융합·확산 프로젝트다. 여기서 큰 축을 차지하는 분야가 바로 자율운행 자동차와,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 기술이다. 위에서 말한 과제의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자율운항 선박은 쉽게 조타수나 항해사의 실시간 운전 없이 스스로 운항하는 선박을 말한다. 현재 선박에 사전입력된 항로를 따라 자동으로 운전하는 기능은 상용화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지형 변화에 따른 돌발상황에 즉각 대응이 늦으며, 사람이 실시간으로 계속 상황을 살피며 항로를 반복적으로 재설정해 줘야 하는 한계가 있다. 현재 자율운항 선박은 주로 소형선 위주로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방사능 오염검사, 기후 조사 등을 위한 특수목적선 위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조선업은 과거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만이 주도할 수 있는 선박기술의 고부가가치 유·무형 지적재산 선점 및 차세대 기술개발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이것의 답이 바로 자율운항 선박이 아닐까 싶다. 자율운항 선박은 가까운 미래에 조선업 중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 기존 조선업이 수출만을 지향하며 내수 시장을 소홀히 했다면 자율운항 선박의 등장은 내수 시장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2025년까지 최소 승무원만을 기준으로 항해가 가능한 수준의 자율운항 선박을 개발완료하고, 2025년 이후에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선박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또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운항 선박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화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므로, 관련 산업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조선업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의 선호도 역시 꾸준히 증가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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