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저 헌터, 해양바이오테크놀러지에 주목하라
트레저 헌터, 해양바이오테크놀러지에 주목하라
  • 박남규 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장
  • 승인 2020.10.1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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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프랑스 생물학자, 모리스 폰테인(Maurice Fontaine) 박사는 “지구의 종 다양성과 생명의 요람인 바다는 인간에게 유용한 새로운 생리활성물질을 대량 함유하고 있는 보고(寶庫)이다. 또한 바다는 엄청난 양의 유용자원을 숨긴 채 트레저 헌터(Treasure hunter)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어업, 수산물 가공 및 양식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그러나 해양생물자원을 이용한 해양바이오테크놀러지(Marine-biotechnology) 연구는 선진국에 비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해양바이오테크놀러지는 해양생물자원으로 의약소재 및 생활용품 등을 개발해 인간에게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혁신 분야이다. 현재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육상의 생물자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육상과는 달리 해양은 고압, 고염 등과 같은 특수한 환경 하에 있기 때문에 신규 화학구조를 가지는 유용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주목할 만하다. 예로 해파리로부터 형광단백질을 개발한 과학자는 2008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으며, 미국의 올리베라(Olivera) 교수는 청자고둥으로부터 신경독(Neurotoxin)인 ‘오메가 코노톡신(ω-conotoxin)을 발견하고, 몰핀(Morphine)보다 강력한 진통작용을 지니는 유도체(Prialt 또는 Ziconotide)를 개발하여 시판 중에 있다.

스미더스 라프라(Smithers Rapra)의 ‘글로벌 해양바이오테크놀러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바이오시장 규모는 2015년 41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48억 달러, 2025년에는 6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미국은 글로벌 종합해양 연구기관인 우즈홀 해양연구소와 캘리포니아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서 대학, 기업 그리고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해양생명과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도 ‘마린벤션 및 마린커뮤니티’를 설립하여 해양바이오연구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EU는 해양무척추동물로부터 인체에 유용한 황금알을 찾기 위해 ‘MARISTEM(Marine/aquatic invertebrate stem cells)’ 프로젝트를 론칭하였다. 해양수도 부산에서도 부경대학교를 비롯하여 국립수산과학원 및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포함한 해양수산클러스터의 맨파워들이 불철주야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시대의 조류에 뒤처지지 않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픈 사이언스! 우리나라가 해양과학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 소속의 연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연구의 경계선을 허물어 버려야 한다. 연구 성과를 다 함께 공유하는 바이오테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인의 연구 결과가 산업화와 창업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인큐베이터 연구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분산돼 있는 해양바이오사업의 창구가 일원화되어 전폭적으로 연구비를 지원받는다면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보물의 발견 및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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