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녹색성장 전략 해양에서 찾는다
특집3-녹색성장 전략 해양에서 찾는다
  • 권문상
  • 승인 2009.05.19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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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전략을 블루오션으로의 성장 잠재력 있는 해양에서 발굴해야

 

△ 권문상 한국해양수산기술진흥원장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최근 국내과학기술계의 최대 이슈는 녹색성장이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이 붕괴됨으로써 촉발된 전세계 경제위기로 우리나라도 주가하락, 환율 및 물가 상승 등 실물경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60년 경축사(’08. 8. 15)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Low Carbon, Green Growth)’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이후 ‘녹색성장’은 대부분의 정부정책에 최우선적으로 적용되는 핫이슈로 부상하였고, 이어 대통령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가 구성되고,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안)’이 입법예고 되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우리나라의 산업, 문화 등의 전 분야에 확대되어 추진되고 있다.

 녹색성장은 에너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한편,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나가는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성장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녹색성장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녹색기술개발이라 할 수 있다. 녹색기술은 온실가스 감축기술, 에너지이용 효율화기술, 청정생산기술, 청정에너지기술, 자원순환 및 친환경기술 등 경제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09. 1,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을 통해 경제성장과 저탄소/환경지속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녹색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2012년까지 2008년 대비 2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녹색기술 집중 육성의 의지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정부의 녹색기술 투자확대 계획은 그동안 정부의 투자가 미약했던 해양과학기술계에 새로운 기회이다. 해양과학기술은 해양자원을 발굴하고, 해양환경을 보전하며, 해양산업을 확산시키는 종합과학으로서, 녹색기술의 청정 에너지원 생산 및 이용, 기후변화대응, 오염물질 최소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의 내용과 부합한다.

 더욱이 해양은 자원의 보고이자 기후변화의 조절자로서 녹색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Nature지(1997)는 해양생태계의 연간 총가치(22조5,970억달러)를 육상생태계(10조6,710억달러)의 2배로 추정하였으며, 심해저에는 구리, 망간, 니켈 등 전략금속의 해양매장량이(200년~1만년 정도) 육지매장량(40~110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으며, 조석, 파랑, 해수의 온도차 등은 막대한 양의 위치?운동?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한류와 난류의 흐름은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이며, 해수에 의해 태양열의 80%가 흡수되어 급격한 기온변화를 방지하는 등 해양은 인류의 생존환경을 유지하는 거대한 열에너지 저장고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주5일제 근무 정착, 웰빙 문화 확산 등으로 쾌적한 연안 및 해양이용의 수요가 증가하고, 해양심층수, 해양생명공학 산업 등 새로운 해양비지니스 영역이 확대되고, 대양으로의 진출과 국제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해양으로부터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해양의 높은 가치와 블루오션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은 녹색성장전략을 해양에서 발굴해야하는 이유가 된다.

 

  녹색해양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양과학기술 중에서 녹색기술로서 향후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할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양바이오에너지 개발 및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이다. 해양에는 지구 생물종의 80%에 해당하는 1,000만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육지생물에 비해 높은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어 녹색기술로서 개발가치와 잠재력이 매우 높다.

 이러한 높은 잠재력을 반영하듯 세계 해양생명공학산업의 시장규모도 1998년 8억달러에서 연평균 29%의 성장으로 2010년 1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해양생명공학 R&D사업은 해양생명공학 육성 기본계획(Blue-Bio Technology 2016)에 의거 다양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으며 매년 무수히 많은 논문과 특허 등의 성과를 배출하고 있다.

 둘째, 해양에너지기술개발이다. 조력·조류·파력, 해상풍력, 온도차 등을 이용한 해양에너지 개발은 녹색성장에서 추구하는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 신재생에너지개발 내용에 부합된다. 현재 해양R&D사업에서 명랑대첩으로 유명한 전남 진도와 해남사이에 울돌목 조류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제주 차귀도에 파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등 해양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부존된 270만MW의 해양에너지를 개발할 경우 연간 8,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기후변화 대응 및 해양환경보전기술개발이다. 해양은 해수온도 및 해수면 변동, 해양생태계의 변화 등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양환경을 보전하고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연구가 필요하다. 해양 R&D사업에서는 CO2배출원에서 포집된 대규모 CO2를 지하 해저퇴적층에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5년경이면 연간 100만톤의 CO2를 처리하여 200억원 이상의 환경비용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해조류를 이용한 CO2 흡수원 개발, 연안재해 예방 및 감시·대응 시스템 기술개발, 기후변화 예측모델링 기술개발 등의 연구도 확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해양관측을 위한 종합해양과학기지 및 첨단관측 부이, 해양위성개발 등의 인프라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심해저 해양광물자원개발, 해양심층수 활용기술개발, 해양용존자원 추출기술개발 등의 육상자원고갈에 대비한 해양자원 이용기술개발과 첨단항만건설 및 U-기반 해운물류 시스템 구축 등의 선박해양의 교통물류 고효율화 기술 등도 녹색기술의 중점추진 분야에 해당한다.

 녹색해양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위의 중점추진과제의 투자 강화와 함께 연구인력 양성 및 연구환경 개선 등 연구기반강화와 국제교류 활성화 등에도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해양과학기술의 기반이 강화되어야만 질적·양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과학기술은 녹색기술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녹색기술을 단기간의 성과도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한다면 공간적 특수성으로 인한 제약, 미개척분야인 점 등으로 장기적 투자가 요구되는 해양과학기술은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 곁에 해양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국민적 관심을 증대 시킬 수 있도록 해양과학자들을 포함한 해양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하는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선진 해양과학기술의 장이 될 것이며, 녹색해양과학기술 발전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녹색성장의 기여는 물론,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나아가 국민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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