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세월호 아픔 떨치고
싱싱한 수산물 국민 웰빙밥상에 올리겠다”
“하루 빨리 세월호 아픔 떨치고
싱싱한 수산물 국민 웰빙밥상에 올리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4.06.02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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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진도군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

 

▲ 진도군수산업협동조합 김상호 조합장
세월호 침몰사고로 주목받는 곳이 있다. 전남 진도군이다. 진도 어업인들은 요즘 생계를 뒤로 하고 세월호 실종자 수습과 유류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조업이 문제가 아니다.

진도군수협은 세월호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진도군수협에 제일 먼저 대책본부가 꾸려졌다. 해수부 장관이 달려오고 총리까지 와서 도움을 요청했다. 이전엔 진도군수협 조합원 어선 20여 척이 제일 먼저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승객들을 구조했다. 밤에는 채낚기 어선이 나서서 밤을 낮같이 밝히며 야간구조작업을 도왔다. 시신 유실이 우려되자 닻자망, 정치망뿐만 아니라 김양식 채취선까지 나서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80여 척의 채취선을 3개조로 나눠 단 하나의 유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원거리 수색을 맡았다. 김상호 진도군수협 조합장은 국무총리에게 낭장망 투망을 건의했다. 이 건의는 바로 받아들여져 낭장망 어선 20척, 조도면 어업인 어선 50척도 가세했다.

“기댈 데가 수협밖에 없잖아요. 사고수습이 우선이죠.”

김 조합장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조합 사무실 공간을 대책본부에 내주고 회의에 참석했다. 조합은 시신 유실 방지와 유품 수거에 주력했다. 이 와중에 표현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다. 바로 기름 유출이다. 실종자 수색이 한창인데 기름을 방제해야 한다는 얘기를 차마 꺼내기 힘들었다. 마침 달려온 중앙회 직원들과 진도군 수협 직원, 조합원들이 힘을 합쳐 구조 수색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며 방제 작업을 병행했다.

 

마른톳은 수출, 나물톳을 내수
 
“지금도 주로 벙크C유 때문에 문제지만 인양과정엔 더 문제가 됩니다. 6월부터는 멸치 금어기, 톳 채취 시기와 겹쳐지는데 화물차에서 나오는 경유가 수면에서 자라는 미역 등 해조류에 묻으면 냄새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김 조합장의 걱정엔 일리가 있다. 인명이 달려있는 대형사고 앞에서 말 못할 고민이다. 게다가 톳은 진도의 특산품이다. 사고 해역에서 가까운 조도 양식장에서 채취된 마른톳은 일본으로 수출되는 효자상품이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진도군수협은 나물톳을 내수용으로 내놓고 있다.

나물톳은 부드러울 때 채취하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은 줄어들지만 맛이 좋아 결과적으로는 소득증대 효과를 낸다. 단년생인 톳 뿌리를 살리는 방법을 연구해 다음해 뿌리 이식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수익도 짭짤하단다. 종자 팔고, 나물톳은 내수용으로 내놓고, 마른톳은 수출해 조합원 소득이 높아졌다. 진도군수협은 양식툿으로 연간 100억 대의 위판고를 올리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톳을 군부대에 납품하기도 했다.

특히 마른톳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다시피 한다. 일본에서는 톳이 미나미타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중금속 해독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톳을 학생들 급식으로 2~3회/주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국민건강을 위해 매년 9월15일을 ‘톳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꽃게축제 개최 성공

진도는 꽃게축제로도 유명하다. 올 10월 5회째를 맞는 꽃게축제가 진도의 대표 축제가 된 것은 진도군수협의 노력이다.

“처음 꽃게축제를 제안했을 때 누가 오겠냐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김 조합장은 당시의 어려움을 회고했다. 꽃게가 위판되고 축제가 열리는 서망항은 진도에서도 끝이다. 진도 사람들도 오기 힘든 곳이라는 것이었다. 맞다. 꽃서망항에서 축제를 하겠다고 하니 다들 비관적이었다는 것. 그러나 첫 해에 대박이 났다. 규모도 점점 커졌다.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꽃게와 관련된 품목만 입점시키기 때문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없는 부스는 들어서지 않는다”고 조합장은 자랑한다. 이런 철저한 관리로 해를 거듭할 수록 관광객이 늘더니 지난해에는 단 3일간 5만 3,000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매출액은 6억 5,000만 원. 상상 이상의 대박이 난 것.

김 조합장은 “진도 꽃게 한마당 잔치에 전국 각지에서 5만 3,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해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올린 진도 꽃게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고 말하고 “관광객들에게 자연산 활꽃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해 입맛을 돋우고 꽃게 깜짝 경매, 시식회 등의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제공해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고 밝혔다.

 



또 김 조합장은 “철저한 준비와 어업인, 진도군, 수협이 합심해 성공적인 축제를 개최했다”며 “진도 꽃게는 통발로 잡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 속살 등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비결을 밝혔다.

진도군수협은 본점을 비롯, 2개의 지점과 6개의 사업소로 경제사업을 중점으로 상호금융과 공제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협보험 연도대상에서 C그룹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 조합장은 지난 2011년 팽목항 옆 서망항 활어위판장에 선어위판장을 증축함으로써 꽃게, 오징어 등 각종 활선어 위판이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제빙 냉동 냉장이 가능한 수산물처리저장시설을 완공해 산지에서 생산된 수산물의 냉동 저장 및 얼음을 공급함으로써 수산물의 출하 및 수급조절에 의한 어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진도는 사고지역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관광객 감소로 지역경제마저 휘청거리고 있지만 하루 빨리 청정해역의 대명사인 진도에서 나오는 싱싱한 수산물이 온 국민의 웰빙 밥상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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