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수협, “마산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마산수협, “마산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9.0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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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바다, 잘 사는 어업인, 다시 뛰는 마산수협
마산수협 신청사 조감도. 신청사는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1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마산수협 신청사 조감도. 신청사는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1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해양] 지난 여름 장마로 남해안 인근 양식장의 홍합과 굴이 대량 폐사했다. 길어도 너무 길었던 50일의 장마기간에 내린 비가 바닷물의 염분 농도에 영향을 끼쳐 해수 용존산소량을 급격히 저하시킨 것이다. 때문에 남해안 양식장에 대량으로 발생한 빈산소수괴(용존 산소가 적은 물 덩어리)로 홍합과 굴 그리고 미더덕까지 대규모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진해만 일대 양식장에서 접수된 신고 건 수만 821건이며, 이는 약 1만 1,010ha에 이르는 양식장에 72억 5,800만 원의 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의 홍합과 굴 양식장에도 사달이 났다. 구산면 일대에서 홍합 양식을 해오던 어업인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라고 했다. 최기철 마산수협 조합장은 이 사태를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필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홍합 및 굴 양식장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이 바로 경남지역이기 때문이다.

최 조합장은 “마산만 일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돼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는 “올해 장마가 불러온 역대급 강수량으로 많은 어업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바다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최기철 마산수협 조합장
최기철 마산수협 조합장

당장 출하 앞두고 있던 양식어업인들, “눈 앞 깜깜해”

계획대로라면 어업인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홍합 출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알맹이가 꽉 찬 채로 붙어있어야 할 홍합 수하연에는 빈 껍데기만이 붙어있는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렇게 폐사한 홍합은 오랜 장마기간 동안 그대로 썩어버려 아예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 조합장은 “구산면 일대의 양식장을 둘러본 결과 홍합 폐사율이 평균 70% 이상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한 곳은 전량 폐사된 곳도 있다. 전체 양식 어장 중 5~10% 정도만 그나마 양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라며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조사된 구산면 어업 피해 건수만 73건으로 계속해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조합장은 “현재 양식장 1ha 면적당 홍합이 전량 폐사했을 경우 150만 원, 약 50% 폐사했을 경우에는 1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그러나 홍합 양식장 피해 금액과 견주어 봤을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피해지역 일대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어업인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어촌계를 돌며 양식장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마산수협 직원들
어촌계를 돌며 양식장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마산수협 직원들

 

어업인들이 잘 살아야 수협도 살아나

진동면을 제외한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성산구 그리고 의창구 일원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마산수협은 21개 어촌계를 관할하고 있으며, 다양한 어족자원을 품고 있는 풍족한 어장을 갖고 있는 특징을 가진다. 어장에서 어획되는 신선한 수산물은 굴과 홍합뿐만 아니라 전어, 병어, 갈치, 문어와 오징어 등 너무나 다양해 하나하나 읊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2023년 개장을 목표로 진행 중인 부산항 제2신항 개발로 마산수협 어촌계원들의 조업구역이 위협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닷모래 채취, 해상풍력발전사업 등으로 어장은 병들고 어획량 또한 급감하고 있다.

이에 마산수협은 열악해지는 조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산물의 수급조절 및 적정가격 유지를 위한 공판사업과 어획물의 선도 유지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판사업으로 물가 주도 품목을 산지에서 직접 수매·비축한 후 성수기에 집중 방출해 수급을 조절하고 제빙, 냉동, 냉장시설을 확충해 수산물 선도를 확실히 관리·유지할 수 있도록 해 어가유지와 어업인 이익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

신청사 건립과 공판장 이전 사업으로 수산업 현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가에서 추진한 마산항 방재언덕 공사로 어선 접안이 힘들어져 어업인들이 공판장에 어선을 접안하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 마산수협은 올해 말, 어선접안이 가능한 부지로 공판장을 이전하는 사업에 착공하게 된다. 사업을 통해 어업인들을 위한 편리한 위판환경을 만들어 경제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최 조합장의 계획이다. 14년간 은행원으로 일해온 경험을 토대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어업인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슬로건 ‘돈 버는 바다, 잘사는 어업인, 다시 뛰는 마산수협’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최 조합장은 틈틈이 지점을 방문해 어업인들을 위한 상포금융 여·수신 업무, 정책여신업무 등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지 살핀다. 또 각 지점 직원들이 우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격려 또한 아끼지 않는다. 최 조합장은 “조합장직을 맡기 전 마창 어업피해보상 대책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어업인들의 최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된 어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악화된 조업구역에 대한 보상책 마련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어업인들이 잘 살아야 수협도 산다’는 최 조합장의 신념으로 재건을 준비하고 있는 마산수협 임직원들은 경영 정상화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매일 오전 5시 30분 경매가 시작되는 마산수협 남성공판장
매일 오전 5시 30분 경매가 시작되는 마산수협 남성공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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