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강국, 포기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
해운강국, 포기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
  •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 승인 2020.09.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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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무 부회장은 한국해대 항해과를 졸업하고 세계해사대학(WMU)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선주, 조양상선에서 1항사로 근무했으며, 1983년 한국선주협회 입사 후 전무를 거쳐 상근부회장에 임명됐다. 해수부 항만정책심의위원 등을 지냈으며, 한국해사재단 이사, 한국항해항만학회 재무이사, 한국해양문화재단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현대해양]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5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서 한국해운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한국해운이 위기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재건계획 시행 전반기에 거둔 성과로 기대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해운산업이 장기 해운불황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지난 2018년 4월 제1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운재건 5개년(2018~2022년) 계획’을 확정짓고 이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이 계획의 핵심은 오는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 51조원, 지배선대 1억 DWT, 원양컨테이너선대 100만 TEU를 달성해 세계 5위의 해운국가로 재도약한다는 것이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전반기 성과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의 대표적인 성과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출범을 꼽을 수 있다. 해운재건 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18년 7월에 설립됐으며, 현재까지 총 49개 해운선사에 4조 2,83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은 해운산업 재건 및 도약을 위한 시대적인 요청이자 한국선주협회의 숙원사업으로 그동안 금융논리에서 벗어나 산업논리를 중시하는 해운금융기관의 설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안정적인 화물확보를 위한 선사와 화주 간 공생적 협력관계 증진을 통해 국적선 적취율을 확대한 것도 크나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가 한국무역협회 등 화주단체와 선·화주 상생협력을 적극 추진한 결과, 주요 화물의 적취율이 크게 개선되었다.

컨테이너화물의 적취율은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45.2%에서 43.7%까지 하락했었으나 지난해에는 파산 이전보다 높은 47%로 상승했으며, 벌크화물의 경우에도 국적선 적취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원유의 경우 27.1%에서 51.4%까지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라 국적선사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그동안 장기간의 경영악화로 생사를 넘나드는 시련을 겪었던 국적원양선사인 HMM(구 현대상선)의 경영이 크게 개선되어 올해 2분기에 1,38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함으로써 2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되었다. 한 때, 2,500%에 달했던 HMM의 부채비율도 올 4월 영구채 발행으로 400% 안쪽으로 개선되면서 자본잠식도 해소되었다.

HMM의 이같은 선방은 올해 들어 인도되기 시작한 2만 4,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높은 원가경쟁력과 2M과의 불리한 관계를 정리하고 새롭게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해 공동운항을 시작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저유가와 아시아발 북미항로의 운임회복도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운은 국가기간산업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대우조선에서 개최된 HMM 세계 최대 제1호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명실공히 해운은 국가기간산업이며, 해운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으며, 이러한 대통령의 격려는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해운업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되고, 해운과 항공 등 기간산업이 극심한 어려움에 처하자 위기극복을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조성하여 지원키로 하고, 지원기업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국적컨테이너선사 간 협력체인 한국해운연합(KSP)을 결성하여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통합, 세계 20위권의 정기선사로 도약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00억원 적자였던 영업실적이 올해 상반기에는 146억원 흑자로 전환된 것도 의미있는 성과로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도 국적선사의 신조선 발주에 있어서도 2018년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146척의 선박을 발주하여 해운·조선·금융 상생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시행 2년이 지나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해양수산부의 확고한 정책의지와 해운위기 극복을 위한 해운업계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지원정책에 있어서 금융논리에서 벗어나 산업논리로 접근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않나 생각된다.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 흔들림 없어야

최근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이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에 대한 상반기 평가와 후반기 정책추진방향’ 브리핑을 통해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의 전반기가 해양진흥공사 설립과 같은 양적인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면, 후반기에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추진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문 장관이 강조한 후반기 정책추진방향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속 지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직접 리스전문 선주사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업무영역확장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텍스리스제도 도입 △ HMM의 경쟁력강화 △인트라아시아 국적컨테이너선사의 역량강화 △선원의 근로여건 개선 △국내외 물류인프라 확대로 요약된다.

당초 5개년 계획에는 없던 선원 분야가 새롭게 들어가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환경변화에 맞춰 일부 수정되어 발표된 해양수산부의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 후반기 정책추진방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물론, 해운시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녹록치 않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교역 축소 등으로 세계해상물동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격화 등 급변하는 대외여건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예상되는 무수한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해운강국 도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해운업계의 끊임없는 노력과 경영혁신에 더하여 해운산업 재건 5개년 후반기 계획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해운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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