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장관, 힘내세요 !
이주영 장관, 힘내세요 !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4.06.0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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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욱 본지 발행인

『희망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은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다시 찾아온다.

(민중시인 문병란)



속죄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


세월호 참극이 벌어진 지 어느새 40여일이 지났다. 못다 핀 어린 생명을 바다에 뭍어버린 회환의 고통이 전 국민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가 버렸다.

대통령도 뼈저린 책임감으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국민들도 함께 울었다. 아직도 온 국민들이 자기 자식을 잃은 것처럼 크나큰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마치 대한민국의 시간이 2014년 4월 16일 팽목항에서 멎어버린 듯한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는 사이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더 피폐해 지고 국민경제는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 특히 해양수산분야는 더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움츠러들었다. 이제 막 취임한 이주영장관은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기 전에 팽목항에서 눈물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해양수산정책을 새롭게 손질하고, 침체에 빠진 수산업의 중흥을 위해 발로 뛰어도 모자랄 판에 긴 수염을 기른 채 유가족들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처절하게만 느껴진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었던 세월호의 충격에서 벗어나 ‘국가개조’ ‘국민의식 개조’의 새 출발선에 서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비관과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은 죽음 보다 더 불행한 일이다. 자신에게 닥친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분노와 자학의 심연(深淵)으로 빠져드는 것은 죽음 보다 더욱 더 비참한 일이다.

이제 그 엄청난 슬픔과 분노를 국가 발전, 국민의식 개조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살아남은 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업보(業報)요 평생의 책무임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진도 앞바다에 꽃잎을 떨군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길이요, 우리 모두가 그들 앞에 속죄할 수 있는 올바른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산적한 해양수산문제 해결에 나서야

해양수산부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해양경찰청이 해체된 것은 해수부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작은 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 위기의 본질은 수산업 자체의 심각한 침체에 있다. 우리나라 수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10년 전의 위기와 오늘의 위기는 그 내용과 심각성에 있어서 비교가 안될 정도다. 자원 감소는 말할 것도 없고 아열대성 기후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의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정부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서 어민들의 불안이 더욱 커진다.

‘국민 생선’ 명태는 이미 사라졌고, 갈치, 고등어, 오징어 어획량도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해어장은 중국어선들의 격전장으로 변한지 오래고, 이어도를 둘러싼 한·중·일 간의 패권다툼으로 우리나라 근해어업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고개를 원양어업 쪽으로 돌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200해리 경제수역이 선포되면서부터 연안국들의 수산자원에 대한 규제와 입어조건이 강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무엇 보다도 그동안 미국, 일본, 한국 등 원양어업 강대국들의 남획으로 참치류를  비롯한 각종 수산자원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불법·부정어업이 성행하고 어획쿼터를 초과하는 남획과 금지어종에 대한 혼획으로 입어국가들로부터 법벅 제재를 받는 사례가 빈발하다. 그린피스 한국지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사이에 우리나라 15개 원양사 소속 30여척의 어선이 서부 아프리카 연안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들로부터 규정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초에는 해수부 차관이 유럽으로 급히 날아갔다. EU 집행부로 부터 우리나라가 불법조업국으로 지정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부랴부랴 유럽으로 떠난 것이다.

참치조업도 위기에 처해있다. 전 세계 참치 어획량의 약 70%를 점하고 있는 중서부태평양 수산위원회(WCPFC)도 우리의 주력어선인 참치연승어업에 대한 규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앞에서도 지적했 듯이 자원감소, 기후변화에 따른 어선어업의 총량적 규제와 조정이 현실적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어업인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한.중 FTA  본협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수산업계는 엄청난 위기감 속에서  사태의 추이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부, 해양수산부는 한중 FTA 협정에 대비하여 관계부터 합동점검 태스크포스(Taskforce)를 구성하고 6월 말 까지 농수산물 피해에 대한 별도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산업간 균형과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큰 안에서 볼 때 수산분야에 대한 특단의지원을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밖에도 그동안 수없이 지적되고 검토해온 해양수산분야의  산적한 과제들을 신임 이주영장관이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많은 해양수산인들은 기대 반(半) 걱정 반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써 공직자로서의 헌신과 인간적 신뢰를 높게 평가받았던 이주영장관이 위기에 처한 우리 해양수산계에도 새로운『희망가』를 불러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주영 장관, 힘 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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