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김산업연합회, 김 산업 덩치 키운 1등 공신
(사)한국김산업연합회, 김 산업 덩치 키운 1등 공신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8.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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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산업 육성법’으로 ‘김’ 경쟁력 제고 가능해
(사)한국김산업연합회. 왼쪽부터 박연환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장, 정재강 한국김수출연합회장, 정경섭 한국김산업연합회장, 김자오 전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장, 이재영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장
(사)한국김산업연합회 회장단. 왼쪽부터 박연환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장, 정재강 한국김수출연합회장, 정경섭 한국김산업연합회장, 김자오 전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장, 이재영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장

[현대해양] 지난 1월, 2019년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액이 25억 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금액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수산물 수출업계의 지속적 해외시장 개척 노력 덕분이었다. 다양한 수출 수산물 중에서도 특히 ‘김’은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이었던 참치를 앞지르는 엄청난 성과를 냈는데, 이로써 김은 수산물 수출에 빠져서는 안 될 핵심 품목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2010년만 해도 김은 수산물 수출 1억 달러에 그치는 품목이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해 2019년까지 3년 연속 수출금액 5억 달러를 달성하는 실적을 만들어냈다. 어업인이 직접 양식하고 가공해 수출하는 김의 특성상 수출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대부분 국내로 귀속되기 때문에 이는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4개 단체 하나로 모아... 김 산업 키운 1등 공신

심석남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심석남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사)한국김산업연합회(회장 정경섭)는 김 수출 실적에 기여한 1등 공신 기관이다. 2009년 12월,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아 출범한 김산업연합회는 양식, 가공, 수출, 종자 등 4개로 분업화된 업무를 맡고 있는 김 단체를 하나로 모았다.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회장 박연환),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회장 심석남), 한국김수출연합회(회장 정재강),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회장 이재영)로 조직을 이뤄 각 단체의 업무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김산업연합회의 총 회원 규모는 2,634명(김생산 2,264명, 마른김 298명, 김수출 31명, 김종자 68명)이다. 국내 김 양식어가의 약 70%는 김산업연합회원으로 등록돼있는 셈이다.

김산업연합회는 다양한 사업으로 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김의 우수성과 식품의 기능성, 그리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이미지 홍보 등을 통한 인식을 알려 김 소비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김의 날’ 행사, 김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 행사,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한 광고, 수산식품박람회 김 홍보관 운영 등을 맡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김을 알린다. 김 양식어가들이 더욱 좋은 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역적 특성에 적합한 김 우량종묘(종자)를 공동 구매·보급해 고품질 김을 생산하고 생산성 또한 향상시켜 품질 고급화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이다.

 

마른김 산업 지원책 시급해

한편, 올해 김 업계의 현황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다.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발생한 김 파래와 태풍 등이 김 생산 작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장영태)은 올해 김 생산량을 전년보다 약 20% 이상 감소한 1억 3,000만 속 안팎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 등은 김 채묘가 비교적 양호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국내 김 생산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 정부의 김 산업 지원책에 대한 허점들까지 제기되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해 보인다.

마른김 산업의 현황에 대해 토론하는 임원들
김 산업 현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정경섭 회장과 임원들.

 

국내시장 경쟁 낮추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선점해야

특히 ‘김 건조시설 지원사업’에 대한 김 생산자들의 우려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김 원초 생산량 정체로 2019년 기준 원초 생산량은 1억 6,800만 속에 그쳤다. 그러나 이러한 김 원초를 건조시키는 가공공장 능력은 연간 2억 6,100만 속으로 생산량 대비 가공능력이 50% 이상 초과 시설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러한 현실 속 김 건조시설을 지원받는 업체가 계속 늘어난다면 김 원초는 더욱 부족해지고, 건조시설인 가공공장만 늘어나는 혼란이 일어나게 된다.

정경섭 김산업연합회장은 “김 원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가공공장 지원사업이 재검토돼야한다”고 말한다. 정 회장은 “지속적으로 정부가 공장지원 사업을 이어가게 되면 물김 원초 물량을 위한 업계 간 경쟁이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져 합리적 생산단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 상황에 건조공장을 지원받는 업체만 늘어난다면, 지원 받은 신생 업체가 김 시장을 독점해 버릴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정 회장은 시설 지원사업보다 김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 분야의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 김은 일본 등지의 김보다 품질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지만 이물질 혼입률이 높아 해외시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일본 김의 이물질 혼입률은 0%에 가깝지만 한국 김은 이물질 혼입률이 약 3~4%로 일본 김보다 품질이 떨어진다고 평가돼 왔기 때문. 정 회장은 “국내 김의 대외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물질 선별기 지원 및 물김 원초 절단기 지원사업 등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물김 작업
물김 작업

 

미래가 더 기대되는 김 산업 만들려면 ‘육성법’ 필수적

김 산업 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김산업연합회의 설립취지다.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고 촉망받고 있는 김 산업이지만, 정 회장은 아직까지 김 산업을 지원하는 육성법이 없어 많은 고충이 따른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 박지원 의원은 ‘김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해 11월에는 황주홍 전 민생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김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김산업 진흥법)’을 발의했다. 연간 5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품목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출 유망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육성법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법률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올해에는 김승남 더불어민주당(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김산업 육성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산업 육성을 위해 발의된 안(案)들은 김 산업의 육성과 지원, 그리고 김산업 특구 지정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정 회장은 “농업에는 품목별로 있는 육성법이 어업분야에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야 말로 김 산업 육성법이 통과돼야 한다. 그래야 김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달 열린 수산물생산자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정경섭 한국김산업연합회장(오른쪽). 정 회장은 정현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에게 김산업 육성을 위한 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열린 수산물생산자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정경섭 한국김산업연합회장(오른쪽 첫번째). 정 회장은 정현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에게 김산업 육성을 위한 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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