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의 수산물 유통과 소비 촉진
코로나시대의 수산물 유통과 소비 촉진
  • 양동욱 수협중앙회 상임이사
  • 승인 2020.08.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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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비접촉이 생활화되면서 인류의 삶을 둘러싼 모든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하다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사고 싶은 물건을 집으로 배달받기도 하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에 탄 채 미리 결제한 물건을 받아가는 이른 바 ‘드라이브 스루’가 티켓판매, 책방, 레스토랑, 금융기관에까지 유행하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는 건 일상이 되었다.

수산물 유통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에 빛깔이나 냄새, 눈알 상태를 직접 보고 사야 한다고 해서 꼭 매장에 방문하여 생선을 구매했었지만, 이제는 매장에 가지 않고도 신선한 수산물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다. 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유통구조를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는 깨끗하고 저렴한 수산물을 언제든 편리하게 사고 싶은 소비자의 기본욕구가 ‘수산물 온라인(비대면)유통 구매’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었다고 해서 수산물 사진을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리기만 한다고 팔린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산물 생산, 가공, 판매 등에 이르는 전 유통과정에서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산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적극 나서야

먼저 수산물 생산에 있어서, 국내 수산업은 공급자 위주의 어업생산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횟감인 ‘광어’는 2010년 4만 8,000톤이었던 생산량이 연어, 방어 등 대체어류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2019년 3만 5,000톤으로 27% 가까이 줄어들었다. 국내 수산양식은 횟감 위주로 쏠려있는 양식수산물의 소비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수산 가공상품을 개발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양식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게 유도하거나,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산물로 양식어종을 바꿔야 하고, 노동집약형의 양식어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여 IoT기반의 스마트 양식장으로 점차 개선하여야 한다.

또한 연근해 어선의 노후화 및 선원의 고령화, 어자원 고갈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근해어업은 정부의 어선 신조지원을 통해 노후어선 감척과 해상사고 최소화를 동시에 추진하여야 하고, 어자원 보호를 위해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적극 운용하고 있는 낚시면허제 도입과 더불어 바닷모래 채취 제한, 바다숲 조성 등 해양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며, 어업인들도 어린물고기 포획금지, 산란기 어종보호를 위한 금어기, 휴어기 등을 준수하여 지속적인 수산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언택트 소비에 맞는 수산식품 개발

그 다음으로 비대면 소비증대를 위한 제품의 개발 및 가공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온라인 거래가 전 산업에 걸쳐 대세이기 때문에 이전처럼 눈으로 보고 고르지 않아도 위생이 보장되고 선도가 싱싱한 수산물을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형태의 가공식품을 개발하여야 한다.

요즘에는 비린내, 가시 등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청소년 세대의 수산물 소비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1인 가구 및 고령인구 증가로 가정 내에서 수산물 조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저칼로리·고단백 신선식품인 미래 식량으로서 수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산식품(밀키트와 같은 가정간편식) 개발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수산식품의 비대면 소비증대를 위해서는 제품개발에 앞서 해섭(HACCP)시설을 갖춘 수산식품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대면·비접촉’이라는 의미는 주문과 결제 같은 정형화된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판매 서비스 향상 및 마케팅 홍보 등 좀 더 중요한 업무는 사람에게 맡겨 효율성을 높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수산물유통에서 ‘비대면·비접촉’을 도입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폰 기반의 온라인 유통채널은 산업 전반에서 이미 대세가 되었다. 상품검색, 주문, 결제, 배송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IT기술이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수산물 판매에서 있어서도 이를 그대로 도입해서 수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수산물 유통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친숙한 수산물 소비문화 조성해야

또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고도 수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주거지 인근에 소규모 수산물 전문판매점을 만들어 HMR(가정간편식) 등 수산가공 간편식품을 판매하는 판매채널을 확대하도록 하고, 지상파 TV, 유튜브 등 SNS를 활용한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여 수산물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통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산물 생산, 가공, 판매 전반에 걸쳐 코로나19 이후 수산물 유통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필요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청소년 세대의 수산물 기피현상을 어떻게 극복하고 친숙한 먹거리로 인식하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비린내, 가시같은 수산물 식품 특성을 제거하여 기호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부터 수산물이 우리 식생활의 일부라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산물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과 친숙한 섭취를 유도하기 위해 교과서에 홍보내용을 반영하거나, 만화, 동영상, 체험형 교육, 수산물 레시피 개발 등을 통해 유년기부터 수산물의 친숙한 소비문화를 조성해주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진정한 수산물 유통구조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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