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 굴 간편식으로 젊은 소비층 입맛 공략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 굴 간편식으로 젊은 소비층 입맛 공략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7.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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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냉동창고 구축으로 유통 강화 기대

[현대해양] 칼슘, 비타민, 단백질 등 영양소를 고루 갖춰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대표적 건강식인 굴의 생산, 연구, 유통, 마케팅까지 관장하는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굴수협)은 고부가가치 개체굴과 간편식 등을 필두로 한국 시장에 이어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굴수협 본소

경제사업 모범수협

통영, 거제, 고성, 남해, 여수 등 굴 생산 어업인 1,0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굴수협은 국내 유일의 생굴을 전문 위판하는 업종별 수협이다. 전국 굴생산의 70%를 차지하는 통영에서도 굴박신장이 밀집해 있는 원평리 인근에 위치한 굴수협 청사는 수산물 위판장 등 판매시설이 갖춰져 관광객이나 소비자들도 수협에서 싱싱한 생굴을 직접 사 갈 수 있다.

굴은 통영의 효자 수산물이다. 굴 제철은 9월 중순 이후부터 이듬해 4월까지이며, 5월부터 8월까지는 산란기이다. 굴은 제철 위판장에서 하루 평균 100톤 정도로 위판되는데 하루 매출 규모만 22억원이다. 게다가 굴 산업은 생산, 유통까지 2만2,000여명이 투입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굴수협은 전국 수협 최초로 개설한 자체 연구실이 있을 만큼 경제사업을 내실 있게 다져 나가고 있다. 수산연구기관뿐만 아니라 수협 자체에서도 연구개발에 공을 들여 폐사량을 낮추고, 비만도를 더욱 높이게 되면서 서양에서 비싸고 고급음식으로 통하는 굴을 한국에서는 저렴하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어업인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굴 수출도 심상치 않아 어업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기준 9% 가량 수출 규모가 줄었다. 이에 지홍태 조합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진해만 굴어업피해대책위원장을 맡아온 지 조합장은 어업인들이 맞닥드린 고충에 앞에 서 왔다. 지 조합장은 “작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조합원, 고객,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조합에 반영시키며, 정부지원 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청정해역에서 난 굴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 등 전세계 10여개국에 수출되는 굴을 최근 러시아에서 껍데기 채로 매수하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놀드랏’은 연간 매출액이 1,500억원에 이르는 유통사이다. 이 업체 대표인 ‘에브게니 카자코바’를 포함한 바이어들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통영을 방문해 굴, 가리비 등 양식어장과 수산물 가공공장을 둘러보고 최근 굴 신선도 유지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해 수입업체가 운송비 추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껍데기 채로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러시아 굴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는 굴수협은 베트남를 필두로 아세안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과의 판로망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홍태 조합장
지홍태 조합장

 

‘우량 굴 개발’ 시작은 종자부터

임기 2년차를 맞은 지 조합장은 위기가 기회라며 굴 수협의 변화와 혁신 기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우량종자 확보와 고부가가치 굴 품종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 인공종자 및 자연채묘량 변동이 심해 굴 종자 수급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그간 인공종자 생산을 통한 종자 공급과 매년 성장이 빠른 굴 전량 수확에 따라 자연종자 생산에 가입하는 모패 열성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좋은 우량종자가 있는 배양장이 경남도에는 1곳(도립배양장)만 있는 등 여건이 열악한 실정이다. 조합장은 “우량한 어미굴 생산과 품종개발을 위한 고품질 굴 생산으로 어업인 소득증대로 연결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굴수협에서 굴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굴수협은 지난해 12월 경남수산자원연구소와 우량어미굴 생산품종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산자원연구소가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종자를 이용해 우량 어미 굴을 생산, 굴수협에서 조성한 굴 산란장에 제공하여, 자연산란으로 안정적인 우량 굴 종자가 채묘되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지 조합장은 일반적인 굴보다 수익이 좋은 개체굴에 관심이 모여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굴수협은 경남도와 (사)패류인공종자협회, 국립수산과학원과 손잡고 2030년까지 경남도내 굴 양식의 30%를 개체굴 양식 산업으로 전환해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굴수협은 스마트양식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고령화 되면서 고부가가치의 굴산업에 2세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스마트양식과 개체굴 사업들이 큰 동기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굴은 지금까지 거의 원물에 가까운 알굴로 소비됨에 따라 패각처리, 굴껍질 제거 인력부족, 스치로폼 부자처리, 소비감소 등으로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굴 산업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간편식 굴 개발 박차

굴은 대부분 생굴로 소비돼 혁신 없이는 젊은 층의 입맛을 고수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굴 수협의 판단이다. 이에 굴재료 요리를 다변화시키고 가공식품을 발전시켜야 한다는데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굴 간편식의 실질적인 제조 및 상품화를 위해 굴수협은 지난 2월 국립수산과학원(김풍호 연구관, 장미순 연구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압출성형 기술을 이용한 후레이크, 팽화스낵 류의 굴 스낵을 제조를 하고, 패티 형태의 스테이크, 빵가루를 입힌 크로켓 등의 굴 식품을 상품화 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에 굴수협은 앞으로 굴 사랑 국민참여 자문단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굴 가공품 개발과 관련 연구성과를 홍보하고 ‘한려수도 굴 축제’시 굴 가공품의 시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굴수협은 굴 식품 상품화를 위해 그간 부경대학교와 협업하여 기본 레시피를 만들어왔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굴 가공상품들을 오양, 동원, 오두기,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의 유통 판로에 투입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학교급식 시장에 굴식품이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전국 초 중 고학교 1만1,800여개, 560만명의 수요가 있어왔지만 그간 비릿한 굴향으로 호감도가 저조하고 까다로운 전처리 및 높은 가격으로 학교 식단에 올라가기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통영시 수산물 단체급식 관련 양해각서 체결식 행사
지난 4월 통영시 수산물 단체급식 관련 양해각서 체결식 행사

이에 지난 4월 굴수협, 멍게수협, 멸치권현망수협, 근해통발수협, (사)대한영양사협회가 통영시 수산물 단체급식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700만원 들여 통영 수산물이 학교급식으로 보급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번 양해각서에 바다의 우유, 굴도 포함됐다. 5~6월에 설문조사를 토대로 본적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학교급식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수산물 가공식재료와 학교급식용 레시피 개발도 추진한다.

이와 같은 가공 굴식품의 성공적인 개발과 상품화를 위해 콜드체인의 허브 역할을 할 냉동냉장창고시설들이 필수다. 그간 굴들은 냉동냉장 수출이 많아 부산 창고가 주로 이용돼 왔다. 이에 굴수협 수산물저장처리시설을 올해부터 통영시 도산면 법송 일반산업단지 내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총 140억원이 투입돼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7,431㎡ 부지 냉장 10,000M/T, 냉동 40T/D 대규모 시설이 마련된다.

이러한 시설이 들어서면 연간 냉장은 119만톤, 냉동은 2,000톤 가량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허브시설을 통해 굴수협은 관내 굴 등 냉동수산물 저장시설 부족을 해소함으로서 가공업체 유통비용 절감하고 냉동수산물의 품질향상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수산물을 제공하게 된다.

 

굴껍데기 뒤처리도 깔끔하게

굴껍데기 처리문제가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패화석 비료 수요의 감소로 굴패각이 쌓이기 시작해 냄새도 많이 나고 파리도 많아지는 등 사화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이에 굴수협은 올해부터 박신 후 남은 굴껍데기를 친환경적으로 자원화하거나 해양배출 처리시 처리비용을 일부 보전하는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통영시가 친환경 처리지원 사업비를 지난해에 비해 3배가 넘는 69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되면서 20만톤 이상의 굴 껍데기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굴 껍데기 문제가 속도감 있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 위한 굴수협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방치된 굴 패각
굴 패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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