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뉴딜의 철학적 선순환구조
어촌뉴딜의 철학적 선순환구조
  • 류청로 어촌뉴딜300사업 총괄조정가, 부경대학교 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0.07.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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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어항기능의 융합 시급

[현대해양] 어촌뉴딜300사업이라는 어촌어항 재생사업의 현장에서 다양한 사업 참여자-조직의 아우성과 갈등, 자문과 조정의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껴진 것들을 정리하면서, 꼭 지켜야할 원칙과 변할 수 없는 본질 그리고 지역적 다양성, 전문가적 소양의 다양성을 어촌-어항-어장의 특성이라는 그릇 안에서 어떻게 용융하고 본질을 찾아내서 정체성을 활성화할 수 있는가?

지역 내의 타 정부사업 등과의 정책융합과 협업의 고도화는 물론 주변지역과 도시-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상생과 사회적 선순환시스템의 지속가능성, 건강성을 위한 전략적 노력은 충분한가?

수많은 관련 사업 속에서 어촌뉴딜300 사업의 정책취지와 이념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자문과 조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갈등해온 것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 어민-주민, 지자체, 설계-시행자, 자문과 조정 등 참여자들의 의지와 소통, 협업과정에 대한 공감대는 잘 만들어지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어촌뉴딜의 꿈, 철학적 선순환구조를 그려보기로 한다.

 

어촌-어항 재생사업의 본질에 대한 질문

어촌뉴딜300사업 또는 어촌재생사업이라는 정부정책사업은 철학적으로 도시재생, 농촌재생-마을기업 등과 동질성을 가지나 어촌의 해양성 재해 노출도, 특이한 생산-경제체제(어촌계), 문화적 특성을 정교하게 다루고 살려내는 지혜가 필요한 사업이다.

어촌은 농촌이나 도시재생지역보다는 마을마다의 정체성이 확연히 다르다. 재해안전, 어종과 생산방식, 문화적 특성이 동서남해의 바다가 확연히 다르고 내만과 외해, 섬과 육지, 기항지 등등 다른 여건을 가진다. 이 다름의 다양성을 어떻게 특화해 주는가? 정체성의 재발견이 어촌재생사업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안전-청정-위생-경관-기능이 최적화된 어항, 어장에서 어부가 행복하고, 마을이 아름답고 건강한 어촌을 어민의 꿈으로 어민들의 사랑방모임에서 만들고 실천하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역량을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이 변해야 지속가능한 어촌의 변화, 자생적 선순환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

양식장의 과밀화, 사료와 자가오염, 스티로폼공해, 패각 등 부산물-폐기물 처리, 과다한 어획과 폐어구-쓰레기, 정립이 필요한 낚시문화 등 산적한 원천적 연안수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산정책과 어촌뉴딜의 끊임없는 협업이 있어야 그 기반이고 거점인 어항과 어촌이 제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해양레저, 스포츠와의 협업도 가능하다.

차별화된 다양한 창의성의 어촌문화에서 사색하고, 치유하고, 먹거리를 즐기는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는 관광-레저-스포츠와의 협업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새로운 창의적 문화가 어촌마다에서 특색 있게 만들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촌-어항-어장이 연계된 어촌의 다양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어부(사람)가 변하고 어항-어촌-어장이 변하고, 창의적이고 행복한 어부가 작지만 아름답고 깨끗한 어항-어장-어촌을 바탕으로 세상과 협업하는 건강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어촌재생사업의 본질이 아닌가? 이 어촌-어항 재생사업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답하면서 계획하고, 시행하고, 성과를 점검하고 수정하는 정책사업으로 진화해 가야 할 것이다.

 

도시화, 산업화 및 기타 개발압력

대도시, 산업화지역, 초현대적 첨단 레저힐링타운, 기타 바닷가의 탁월한 경관과 여건, 환경을 이용한 개발압력이 날로 강해지는 것이 한국은 물론 국제적 동향이다. 바닷가가 도시화, 산업화의 최적지라서 어쩔 수 없는 어업-어촌지역의 잠식과 소멸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개발압력에서 어촌-어항기능은 사라져야 하는가? 사라지는 것이 좋은가?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뉴욕, 샌프란시스코, 함부르크, 동경,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세계적 해양도시에는 훌륭한 어항구역이 존재하고 가장 뜨거운 관광지의 역할과 먹거리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어촌문화는 현대산업사회와 궁합이 잘 맞는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산업사회의 문화적 원류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어촌-어항기능의 협업과 융합

도시에 해양성의 문화, 바다라는 다양성이 합해져서 다양성지수가 엄청나게 증대되고, 이는 도시의 혁신지수를 크게 높이고, 창의적인 도시문화의 원천이 된다. 이 문화적 원천을 소멸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도시속의 어촌, 연안역의 다양한 이용과 개발 속에서 문화적 원천기능의 어촌재생프로젝트가 활성화되어 현대도시, 산업, 개발과 소통하고 협업하고 융합하여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키워가는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도시속의 아름답고, 작은 어촌-어항, 탁월한 먹거리로 바다로 향한 테라스를 제공하고 사랑방에서 어부의 행복한 얼굴로 도시인과 차별화된 당당한 모습을 연출하는 꿈을 그려본다.

 

어부의 동선

어부의 어구창고, 물양장, 작업장, 어항-어선-어장으로 연결된 동선을 최적화하는 세심한 배려, 어장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어항까지의 물류 그리고 가공-유통물류의 동선 최적화문제, 관광레저 등 외지인과 소통하는 공간과 동선의 결합과 분리를 종합적으로 기능적으로 계획하고 배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마찰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On-Off line) 네트워크의 다양성 확보를 통한 어촌의 불확실, 불확정적 생산 특성에 적응성이 탁월한 유통-소비체계의 특화전략을 통한 소득사업의 체계화도 어촌마다 그에 맞는 시스템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어촌경관과 안전-청정 기반의 어촌다움

어촌의 경관을 이야기할 때, 다양한 해양성 재해노출도가 심한 어항의 안전-청정을 바닥에 깔고 어촌-어항의 기능적 동선기능을 극대화하는 시설, 그리고 주택과 거리, 터미널 등의 건축물 배치 및 형상이 종합적 동선계획과 경관협약-계획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도시나 농촌도 그렇겠지만 이 어촌의 정체성을 담아낼 어촌다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경관계획과 조경계획 등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 어항은 어촌의 핵심교류-물류-문화공간이다. 그래서 어촌다움의 핵심공간을 향한 계획이념, 철학이 살아 숨쉬는 경관계획을 생각해 본다.

 

선진지 견학, 외국사례 벤치마킹, 역량강화의 허와 실

어촌뉴딜로 틀로 박아낸 듯 다 같은 어촌으로 만들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기본계획 등 설계자들의 결과물에서 마을의 이름만 바꾸면 거의 유사한 계획이 나타나는 것은 무슨 일인가? 정형화된 틀에 의한 계획-설계는 자칫하면 급조된 유사계획과 개발로 실패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

선진지 견학, 벤치마킹, 역량강화 등의 프로그램이나 대상지도 그다지 탁월한 발상이거나 깊이 검토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내 마을, 우리 어촌의 어장-어항-어촌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추구해가는 자체적 노력을 경주하고 누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좋은 도우미, 전문가가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어민이 생각을 바꿀 때, 어촌이 변화한다는 것은 거의 확실한 진리인 것 같다. 생각을 바꾸고 민주역량을 키워서 협업하고 의견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성공사례를 경험하게 하는 실질적 역량강화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의 핵심요소가 어부일기, 회의록 정리 잘하기, 어항-어장일기 등 기록문화의 시작이다.

일상의 변화과정을 의미 있게 남겨가는 기초역량의 강화와 훈련은 중요한 핵심요소인지 모른다. 자유분방한 테라스대화문화, 어촌사랑방 대화문화 등도 마을마다 특색 있게 만들어가고 기록될 수 있다면 뉴딜이 만들어 낸 새로운 어촌문화의 변화과정이 될 수도 있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와 사랑방을 꿈꾸며

기본계획-설계과정을 자문하고 조정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현상이 있다. 토목설계회사가 관여하는 설계는 어항시설이나 해양성 방재-안전시설에 대한 배려가 정교하지만 다른 소득사업이나 건축 및 마을경관, 역량강화사업에 대해서는 소홀하거나 별도발주 형식으로 맞추어가는 경향이 강해서 종합적 검토와 조정을 하는 과정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제 소프트한 용역설계자들이나 건축-경관 중심의 설계회사가 주 설계자가 되면서 토목시설에 대한 안전성-기능성은 물론 건설비 산정 등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현상을 보완해야 하는 결과물들로 자문위원들을 괴롭힌다.

사실은 누가 종합책임의 설계자가 되든 분야별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결과는 거의 같아야 한다고 본다. 기본역량이 돼 있다면 말이다.

어부들에게, 어촌의 주민들에게 대화하고 소통하고, 민주역량을 키우라고 역량을 강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지만 사실은 설계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소통과 협업기술이 훨씬 강화되어야한다.

어촌뉴딜을 통해 어촌-어항을 주제로 한 설계시스템의 구축과 종합적 설계자 역량강화의 기회가 되고 어촌뉴딜의고도화와 병행하여 설계기술이 고도화가 함께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러한 우리의 희망, 꿈을 위해서는 끝없는 논의, 어부의 꿈, 어촌의 꿈을 함께 만들어가는 원천역량인 일기, 기록, 바다를 향한 테라스, 사랑방을 만들어가는 꿈을 꾸미고 만들어 가기로 한다.

위 그림은 어촌뉴딜사업의 핵심내용과 키워드를 어촌뉴딜300, 어촌어항 플랫폼에 연결하고 어촌의 문화적 원류기능, 꿈, 마을 맞춤형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어항, 도시와의 소통-선순환구조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한 흐름과 체계도를 그려본 것이다. 이 그림을 토대로 수정하고 수정하면서 그리고 평가하고 융합하고 보완하면서 지속 가능한 어촌-어항의 철학적 선순환구조를 완성해가는 꿈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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