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살아남으려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살아남으려면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0.06.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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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수품원 원장 양동엽)이 주목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2일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 원장 최완현), 수품원 등 2개 기관으로 분산돼 있던 수산생물 방역과 검역업무를 수품원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수산생물질병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드디어 검역·방역업무 일원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해수부 수산 파트를 보면 수산정책실장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의 수산정책실장이 부임하면서 본지 현대해양에서 그 필요성을 언급한 검·방역 통합 작업을 서두른 것이다. 인력 예산 모두 필요한 만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산정책실장이 1년 이상 수산정책실에 머물러야 하는데 수산계에 인물이 없다는 얘기가 한숨과 함께 나온다.

수산 쪽 인재가 없다는 얘기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현 수산정책실장 역시 수산보다 해운 쪽에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수립,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을 위해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그가 다시 수산을 떠나면 뒤를 책임질 인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방역업무를 한 곳에 합쳐 수품원이 방역업무까지 하는데 있어 또 우려되는 것이 있다. 방역은 질병에 대한 기본 연구가 안 되면 안 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품원에 질병연구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것이 수품원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수과원에서 연구인력이 오면 좋겠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다. 기관 간의 체질이 맞지 않는데다 잘못하면 수과원이 밑 빠진 독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수산자원공단이 탄생할 때 수과원 인력이 빠져 나가 공백이 생겼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수품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벤치마킹을 잘 해야 한다는 충고가 들려온다. 가장 가까운 벤치마킹 대상은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체계가 잘 되어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른바 1급 기관으로 책임연구가 가능한 기관이다. 여기서 질병연구, 약품개발, 용기개발 등의 방역 연관업무까지 맡고 있다. 별도로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나눠져 있어 수품원과 비교가 된다. 수품원은 원산지 표시, 품질관리, 질병검사, 검역에 방역까지 맡는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업무를 수품원에서 하고 정작 필요한 질병 연구인력은 없다.

질병검사를 해야 한다. 세계 질병동향을 알고 표준검사실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질병 연구가 안 되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법정전염병, 비법정 전염병 모두 연구하고 검사해야 한다. 게다가 농산물은 부분개방 혹은 수입제한 되어있는 반면 수산물은 수입이 완전개방되어 있지 않은가. 수산생물질병관리법에 보면 위험평가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현 체제에서는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비법정전염병에 대한 조사용역도 확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연 5억 원에 그치는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

거듭 밝히지만 이왕 수품원이 방역업무까지 맡게 됐으니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인원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수품원이 살아남는 길은 질병연구에서 구멍이 안 생기게 하는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어떤 질병이 유입되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질병을 차단하고 전파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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