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조업 중 해양쓰레기 수거에 나섰나
우리는 왜 조업 중 해양쓰레기 수거에 나섰나
  • 정연송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
  • 승인 2020.06.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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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조업 중 해양 침적 쓰레기 50여 톤을 수거했다. 지난 3월 ‘휴어기 해양쓰레기 수거 시범사업’을 통해 30여 톤의 해양침적 쓰레기를 수거한 후 실시한 이번 2차 작업에서는 어업인들이 무심코 버린 폐그물과 분실된 어구가 80~9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18만 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하니 눈에 보이지 않는 해양 침적쓰레기의 문제는 얼마나 더 심각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다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함께하며 정부와 지자체 등과 함께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모든 어업인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의식개혁과 휴어기에는 해양쓰레기 수거를 의무화하는 법률이 조속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이번 사업은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의 여수지역 트롤어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졌다. 한 해 농사를 위해 논밭을 가꾸는 농부의 정성으로 어업인들이 황폐해져가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특히 현재 조업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예산으로 운반선 등을 운영하여 해양 침적 쓰레기를 수거에 나섰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첫 단계인 해양환경을 정화해 수산동물 서식지를 보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닷속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침적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을 이루는 모든 어선들은 근해어선 중 유일하게 ‘끌이어법(자루그물의 입구를 벌린 채 바닥을 끌어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특수제작 된 장비인 ‘건지기’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침적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

향후 확대 시행될 본 사업을 앞두고 실시한 휴어기 조업 중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의 성과와 수거된 쓰레기의 처리, 관리할 수 있는 능력 등 보완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보다 면밀히 파악하여 효율적인 해양 침적 쓰레기 해결방안을 찾아볼 예정이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우리수산업을 위해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과 더불어 자발적 휴어기 시행 등으로 어업인의 인식을 크게 개선시켜 향후 모든 어선으로 확대 추진하는 등 우리 어업인들의 역할과 책임을 높이는 분위기를 고취 할 것이다.

이제는 희망이 되어버린 연근해어업 생산량 100만 톤! 현장의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의 실시는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지자체 등에게는 분명 선제적인 기폭제가 되길 바라며, 향후 민·관이 함께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추고 일회성이 아닌 정례적인 수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과 근원적인 대책을 동시에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의식개선을 위해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수산 재건 그 날은 바로 오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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