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현황과 처리 계획
해양쓰레기 현황과 처리 계획
  • 최성용 해양수산부 해양보전과장
  • 승인 2020.06.08 1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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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2016년 개봉한 해양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바다(A Plastic Ocean)>에서 저널리스트이자 영화감독인 크레이그 리슨은 고래를 촬영하기 위한 바다 탐험에 나선다. 그러나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고래가 유영하는 아름답고 푸른 대양의 모습이 아니라, 크고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고래를 비롯한 모든 생명들이 위협받는 오염된 바다의 모습이었다. 이는 비단 다큐멘터리 속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10년 한해에만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적어도 480만톤에 달하고,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무게가 물고기의 무게와 맞먹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2025년에는 연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최대 2,80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연구뿐만 아니라 폐그물이 몸통에 끼워져 있는 거북이나 부검 결과 뱃속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 고래 등 해양쓰레기로 고통 받는 해양생물의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해양플라스틱 쓰레기가 약 7만톤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5톤 트럭 14,000대 분량의 엄청난 양이다.

 

해양플라스틱 홍수 시대

플라스틱은 유리나 금속에 비해 매우 가볍고, 열이나 압력을 가해 어떤 모양으로든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여 금속, 나무, 유리 등을 대신하여 산업용품과 소비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석기, 청동기, 철기와 같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도구로 구분되는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훗날 플라스틱기(Plastic Age)로 불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플라스틱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인 가구 증가, 간편식 시장 확산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16년 유럽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제조자협회에서 전 세계 63개국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 등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3개국 중 벨기에와 대만 다음으로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에서 실시하는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사업」 2019년 조사에서도 조사지역 해안가 쓰레기를 성상별로 분류한 결과 개수를 기준으로 플라스틱이 81.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20년에는 145.9kg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음식을 배달하거나 택배로 물건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은 더욱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분해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해양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비닐봉지는 썩는데 20년이 걸리고 매일 마시는 생수의 플라스틱 물병은 약 45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오랜 시간동안 바다에 남아 있으면서 해양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폐어구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을 통해 연간 어획량의 10%에 해당하는 약 3,800억원의 피해를 발생시킨다. 또한 폐어망 등의 경우 선박 추진기관에 얽혀서 엔진고장을 일으켜 각종 해양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을 우려하여 플라스틱 용품 사용 금지 등의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2년 빨대 등 10대 플라스틱 품목의 시장출시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에서도 1회용 비닐봉투 억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위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2017년 7월부터 목욕용 제품, 팩, 마스크 등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세정・세탁 제품에 미세플라스틱을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또한 환경부는 작년 11월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하고 종이컵・비닐봉투 사용 금지 등을 통해 1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오는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정부의 해양플라스틱 저감 대책

해양수산부에서도 해양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환경 훼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을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해양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마련하였으며 발생예방부터 수거・처리까지 전 단계에 걸쳐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 대비 2022년까지 30%, 2030년까지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발생원별 특성을 고려한 예방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53%를 차지하는 폐어구·폐부표의 회수를 촉진하기 위해 폐어구·폐부표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 주는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해양투기를 유발하는 기준미달 어구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제조·사용단계 뿐만 아니라 수입·유통단계까지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둘째, 해양 플라스틱 수거·운반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우선, 접근성이 낮아 관리가 잘 되지 않던 도서 등 해양쓰레기 수거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도서지역에 집하장을 설치하고, 정화운반선 7척을 권역별로 배치하는 등 주기적인 해양쓰레기 수거·운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먼 바다의 침적쓰레기는 수협과 협력하여 수거하고 2022년에 건조되는 대형방제선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셋째,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처리와 재활용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양쓰레기에 묻은 염분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해양쓰레기 전처리시설’을 권역별로 구축하고, 폐어망 원사 추출 기술 등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해양 플라스틱의 효과적인 처리 및 재활용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해양쓰레기가 방치되지 않도록 ‘해양쓰레기 위탁 처리업체 선정 및 사후관리 지침’을 올해 1월 마련·보급하였으며 지자체와 함께 적법처리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넷째, 해양플라스틱 관리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제정되어 올해 12월 시행예정인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의 차질 없는 시행을 통해 해양쓰레기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기반을 마련하고, 지자체의 해양쓰레기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해양쓰레기 관리를 위한 조례 마련을 적극 독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표준조례안을 마련하여 보급한 바 있다. 또한, 연안 미세 플라스틱의 분포 현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섯째,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인식도 개선할 계획이다.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는 바다로 한 번 들어가면 빠르게 확산되거나 수중에 가라앉아 수거가 어렵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 캠페인, 어업인・낚시인・학생 등에 대한 교육, 해양쓰레기 관리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해양쓰레기 예방・수거 활동 등에 참여를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전 세계의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해양으로 유입된 쓰레기는 해류 등을 따라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의 바다로 떠다니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관리는 개별 국가만의 노력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협력을 통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동북아시아 해역환경 보호를 위한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 등 지역해 관련 협력뿐만 아니라, 유엔환경계획(UNEP), G20 등 전 지구적인 대응에도 적극 동참하고 세계 각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듯 정부에서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육지의 4배에 이르는 바다 면적, 약 1만 5천 ㎞에 이르는 해안선 등을 고려할 때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민들의 일상 속에서 1회용품을 줄이고, 지정된 장소에 쓰레기를 버리는 등 생활 속에서의 작지만 소중한 실천들이 우리의 바다를 깨끗하게 보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세상을 돌고 돌아 언젠가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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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홍 2020-06-26 04:25:44
 어떠한 재료이든지 코팅만 해주면 절대 깨지지않고 불에 타지도 얺는 코팅제가 미국에서 개발된지 오래되었고 국내에도 수입이 되고 있으나 수입 업자의 멍청한 욕심으로 상용화가 않되고 있다 서초동에 사무실이 있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