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산업 발전을 위한 친환경 배합사료의 중요성
양식산업 발전을 위한 친환경 배합사료의 중요성
  • 최찬환 (사)한국양어사료협회 회장/수협사료 전무
  • 승인 2020.06.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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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사상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불황의 여파는 양식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쳐 양식수산물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산업 전체가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양식장에는 아직 출하하지 못한 양식수산물이 넘쳐나고 있어 어민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가고 있으며, 사료제조사들도 원료 가격과 환율 상승, 수금 부진에 따른 현금 유동성 부족 등으로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향후 이번 사태와 같은 대내외적인 위기를 교훈 삼아 국내 양식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에 지속 가능한 식량 산업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체계화된 양식 경영의 필요성

현재 세계 양식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정보 기술과 양식 기술이 접목된 첨단 스마트 양식에 정책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양식산업도 이제 노동집약적이고 영세한 1차 산업의 형태에서 벗어나 정보화, 규모화, 자동화 등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식량 산업으로의 변모와 도전이 필요한 시기에 다다랐다. 특히, 양식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분야에 있어서는 대대적인 인식의 전환과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생사료가 특정 어종에 있어서 가장 좋은 양성 수단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이로 인한 수산자원 고갈, 연안환경 오염, 수급과 가격 불안정, 수산물 안전성 등의 여러 문제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면 배합사료는 법령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제조되고 있으며, 각종 유해물질, 중금속, 독소, 항생제 등의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므로 안전한 양식수산물의 생산이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사료이다. 또한, 기능성 유용물질의 첨가로 양식수산물 브랜드화가 가능하며, 유기농 수산물 인증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제 우리도 그간 양식용 사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사료에 의존한 양성 방법에서 탈피하여 미래 스마트 양식과 안전성이 담보된 친환경 배합사료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통해 양식 환경과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인력에 의존한 양식이 아닌 첨단 설비와 정보 기술을 활용하여 계획적이고 체계화된 양식 경영을 도모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생사료 사용으로 양식 산업에 경쟁력 갖출 수 없어

최근 해양수산부는 양식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제정된 ‘양식산업발전법’을 8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법령에는 그간 문제가 되어온 생사료의 사용을 억제하고 배합사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지침도 마련되어 있다. 앞으로의 국내 양식산업은 환경을 배제하고 영속성을 이어갈 수 없으며, 현재 생사료 사용에 따라 황폐화된 연안 환경은 향후 양식 생산성과 수산물 안전성에 있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국내 양식용 배합사료 생산기술은 지난 수십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가공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일정 수준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사료에 비해 성장과 비만도가 일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점과 가치는 퇴색되었고, 각종 정부의 지원 및 보조사업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식 사료의 중요성 인식과 더불어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를 위한 사료제조사의 힘을 집결시키고자 사단법인 한국양어사료협회가 해양수산부의 승인을 거쳐 2016년 11월에 설립되었다. 현재 협회는 정회원 7개사, 준회원 3개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든 회원사들은 고품질 양어용 배합사료 개발에 앞장서고 배합사료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대정부 정책 건의 등을 위해 업계 전체의 힘을 모아 국내 사료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양어사료협회는 설립 이후 매년 정기 운영위원회 개최 및 유관 기관과의 현안 사항 협의를 통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으며, 양어용 배합사료 생산기술 워크숍, 사료회사 분석담당자 워크숍 등을 개최하여 사료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정보 공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배합사료 불신을 야기한 제조 업체간 출혈적인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그간 축적되어 온 기술력을 집중시켜 국내 배합사료의 질적 향상을 통한 보급 활성화에 협회와 회원사의 힘을 집결시키고 있다.

 

국내 양식산업, 친환경 배합사료 중심으로 전환돼야

앞으로 협회와 회원사는 해양 환경오염과 수산자원 고갈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시키고 있는 현재 국내 양식산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배합사료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또한, 국내 양식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친환경 고품질 양어사료의 생산·공급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양식어가의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협회는 향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입원료 공동구매, 수입 대행 업무, 사료 사용량 통계, 적극적인 정책 건의 등을 통해 배합사료 가격 안정화와 업계 공동의 이익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현재 국내 양식수산물의 경쟁력과 입지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가격, 유통, 가공 측면에서 수입 양식수산물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현재 연어의 수입량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양식 넙치 생산량을 넘어섰다고 한다. 북유럽 각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연어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의 경쟁력은 최신의 양식 기술과 환경, 육종 기술 개발, 설비 자동화, 저어분 고효율 배합사료 개발, 유통 및 가공 선진화, 제도적인 지원 등에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양식수산물의 생산을 위해서 정부, 연구기관, 어민, 사료제조사들의 인식과 여건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당장의 시행 착오와 손실을 감수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앞으로도 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우리 수산물의 미래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며 머지않아 수입 양식수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할 것이다.

올해 시행되는 ‘양식산업발전법’을 바탕으로 모든 업계 종사자들은 미래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해 공동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며, 한국양어사료협회도 사료 제조사를 대표하여 고품질 배합사료 개발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풍요로운 어장과 우리 어민들의 함박 웃음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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