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속에서 찾은 ‘나만의 스타일’
시행착오 속에서 찾은 ‘나만의 스타일’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4.05.09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신희 해양수산부 원양산업과장

 

▲ 조신희 해양수산부 원양산업과장
최근 EU가 우리나라를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하면서 불법어업(IUU) 근절은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VMS 장착과 감시(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등 해양수산부 원양산업과는 밤낮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가운데 조신희 과장이 있다. 조신희 과장은 지난 1993년 수산청 국제협력과 사무관에서 현재 해양수산부 원양산업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제 업무를 담당하며 분야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직장 내 보육시설도 없고, 고충을 들어줄 여자 선배도 없이 혼자 고군분투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았다고 말하는 조 과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편하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한다. 그가 욕심 없이 천천히 걸어왔다고 하는 길은 그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에게는 믿고 좇아갈 수 있는 항로가 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첫 여성 과장의 자리까지,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는데 부담은 없는지.

‘최초’라는 수식어와 항상 함께 해 오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더 큰 부담을 느꼈다. 최초의 여성 과장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성과로 주목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데 있어 남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별할 것도 없다는 것.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수산청 시절 유일한 여성사무관으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멘토 역할을 해줄 여자선배가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적으로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선배가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덜 겪고 하나하나 배워갈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여러 타입의 사람들에게 각각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조금 더딜 수도 있었겠지만 나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워킹맘의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다.

지금은 청사에 어린이집이 마련돼 직원들의 육아부담이 덜어졌지만, 지금은 고등학생인 첫 아이가 어렸을 때 아이를 어머니께 맡기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날 수밖에 없던 때가 있었다. 직장 내 어린이집이 있다하더라도 여직원들의 육아는 여전히 힘든 일이다. 당직업무에 세 살배기 아이를 데려와 일을 하는 직원을 보면서 애잔함을 느낀 일도 있다.

그럼에도 그때, 사내 어린이집이 있었다면 좀 더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과 함께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다.

▲ 무엇이든지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조신희 과장은 상사가 아닌 동료로 직원들과 소통하면서도 후배들의 뒤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지원군 역할을 해낸다. 칭찬하면서, 서로 배려하면서 일하는 것은 그녀의 업무 철학이다.

20여 년간 공직생활을 이어오며 기억에 남는 일은?

무거운 현안들을 처리하고 있는 지금이 공직생활 중 가장 치열한 시기인 것 같다. 이전에 원양산업과에 있을 때보다 어려워진 업계 상황과 EU의 불법어업(IUU) 근절 촉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최대의 난제이다. 국가적인 문제로 지금의 자리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원활히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중국에 있던 시간은 다른 방향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북경 주재관으로 3년 6개월 여 동안 파견근무 중 한·중의 수산관련 협의사항을 조율하고 여러 부처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나의 스타일’ 찾고, 최선의 노력을 하라. 그리고 항상 배려해라. 어떤 일에도 정석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의 뛰어난 사람들은 존재할 수도 있지만, 노력은 절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목표가 있다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중국 파견근무를 준비하는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학원을 다니면서 중국어를 공부했던 적이 있다. 짧은 준비기간으로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졌던 HSK 7급을 5~6개월 만에 획득하면서 느꼈던 쾌감은 지금도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리는 시간은 내게 활력을 불어넣고 그로써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은 그 어떤 열매보다 달다.

지금은 새로운 목표를 찾는 시기이다. 국제 업무를 오래 이어오면서 이 분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즐겁게 그 과정을 만끽하며 살고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