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어
병어
  • 임치원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14.05.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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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어

지난 수년 간 ‘물고기 이야기’에 원고를 연재하던 국립수산과학원 이두석 해양수산연구관의 퇴임으로 이번 호부터는 국립수산과학원 영양기능성 연구실 임치원 연구관이 집필하는 ‘이달의 물고기’로 연재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전 필자께 감사드리며 새 연재에도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5월의 수산물인 병어는 농어목 병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이 납작하고 마름모꼴로 생겨 수족관의 열대어와 비슷한 모습이다. 몸 빛깔은 청색을 띤 은백색으로 창백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몸체에 비해 입과 눈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히는데 겨울이 끝나기 시작하면 동중국해에서 북상해 바닥암초나 모래질에 산란을 하려고 연안에 몰려와 바닷속 중층부근에서 무리지어 유영하는데, 이때가 가장 많이 잡히면서도 가장 맛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개의 수산물이 그렇듯이 산란기가 되기 시작하면 가장 맛이 절정에 달하는데, ‘한국수산물성분표’에 보면 지방함량이 6.3%로 적당하게 있어 담백한 맛을 가진 흰살생선으로 횟감, 구이, 찜, 튀김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병어는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은 물고기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편어(扁魚)라고 표기하고 '머리가 작고 목덜미가 움츠러들고 꼬리가 짧으며 등이 튀어나오고 배도 튀어나와 그 모양이 사방으로 뾰족해 길이와 높이가 거의 비슷하다.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해 회나 구이, 국에도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병어는 생긴 것만큼이나 맛이 담백하고 뒷맛도 개운하다. 뼈째 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 맛 있는 병어는 깻잎 한 잎에 얇게 썬 마늘과 풋고추를 한 조각씩 얹어 된장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가히 일품이고, 뼈째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내장과 지느러미를 제거한 다음 냉동고에 얼려 조금씩 썰어먹으면 술안주로 그만이며 맛이 참치회에 버금가면서 두고두고 먹을 수도 있다.

병어의 맛이 담백하면서 비린내가 덜한 이유를 먹이와 결부시켜 설명하는 사람도 있는데, 병어가 해파리를 즐겨먹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파리를 즐겨먹는 물고기로는 쥐치, 개복치, 병어 등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 대부분의 맛이 담백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고 실제로는 새우류나 갯지렁이를 먹는데 특히 젓새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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