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의 되짚어보는 수산학③ 어린 물고기를 잡지 말자?
정석근의 되짚어보는 수산학③ 어린 물고기를 잡지 말자?
  • 정석근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승인 2020.04.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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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현대해양]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자는 포스터를 전국 초등학교와 유관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어린 고기를 잡는 것은 나쁜 행위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포스터 내용을 보면 더 많은 어획을 하려면 어린 고기를 보호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취지인 거 같고, 다른 한편으로 초등학교에 주로 배포한 것을 보면 물고기를 사람으로 보고 동물권익보호 차원에서 아기나 어린이를 보호하듯 어린 물고기도 보호하자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수산생물을 먹는 대상으로 볼지, 아니면 동물권익보호 대상으로 볼지는 고래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고래는 먹는 대상이 아닌 보호 대상으로 바뀌었다. 고래는 음식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패류는 동물권익보호 대상이 아니라 단백질 공급원이자 식량으로 여전히 보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부터 이런 포스터를 보게 되면 어린 학생들은 물고기를 의인화시켜 자기들처럼 어린 물고기도 특별히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인식할 것이다.

실제 말린 멸치를 보고 아기 물고기가 불쌍해서 못 먹겠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잖아도 요즘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건강식품인 수산물을 점점 멀리하고 몸에도 좋지 않은 육류를 더 먹어 비만과 같은 심각한 사회 건강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집 아이들도 생선은 싫어하고 치킨만 좋아한다. 이런 포스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수산식품을 점점 멀리하여 우리나라 수산업이 더 빨리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수산정책을 펴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을 해보았는지 궁금하다. 수산물 소비를 권장해도 모자랄 판에 해양수산부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평생 수산물 소비를 혐오하도록 각인시키는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먹거리냐? 보호대상이냐?

해양수산부에서 어패류를 먹을거리로 볼 것인지 아니면 보호해야할 대상인지 분명히 구분을 하고 수산정책을 펴고 홍보물를 만들어야지 이렇게 서로 배타적인 목표 둘이 모호하게 섞여있는 포스터로 혼동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지금 해양수산부가 펴고 있는 온갖 수산정책들은 그 방향이 맞다. 감척사업으로 어선을 모두 없애고 낚시도 모두 금지시켜 잡는 어업이라는 것을 송두리째 없애는 것이 수산생물 권익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산생물을 보호대상이 아닌 먹을거리로 보았을 때, 과연 어린 물고기만 특별히 보호하자는 수산정책들이 생물학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과연 어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그림 2 : 어획이 없는 자연상태에서 어류 개체군의 시간에 따른 마리수, 1마리당 평균 체중(g), 개체군 전체 생체량(kg) 변화. 시간=0일 때인 초기 개체군 마리수는 1,000 마리이다. 자연사망률은 일정하다고 가정했으며 어획은 없다. 물고기가 자라면서 체중은 점점 증가하나 그 증가속도는 시간에 따라 줄어든다. 생체량= 마리수X체중
그림 2 : 어획이 없는 자연상태에서 어류 개체군의 시간에 따른 마리수, 1마리당 평균 체중(g), 개체군 전체 생체량(kg) 변화. 시간=0일 때인 초기 개체군 마리수는 1,000 마리이다. 자연사망률은 일정하다고 가정했으며 어획은 없다. 물고기가 자라면서 체중은 점점 증가하나 그 증가속도는 시간에 따라 줄어든다. 생체량= 마리수X체중

<그림 2>는 일정한 자연사망률을 가정했을 때 물고기 개체수가 자라면서 마리수와 체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생체량이라고 한 것은 물고기 마리 수에 체중을 곱한 것으로 다른 말로는 현존량 또는 수산자원량이라고도 한다. 어획량은 이 생체량에 비례한다. 처음 1,000마리였던 어린 물고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체중은 늘어나지만 그 개체수(마리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린 고기만을 선택적으로 잡을 경우 그 마리 수는 많지만 다들 잔챙이이고, 어른 고기를 선택적으로 잡을 경우 씨알은 굵지만 그 마리 수는 적을 것이라는 점이다. 개체수도 많으면서 씨알이 굵은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인간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잔챙이를 많이 잡을 것인가, 아니면 적은 수라도 큰 놈을 잡을 것인가에서 절충을 할 수 밖에 없다. 또 큰 놈도 아니고 아주 작은 놈도 아닌, 명태로 치면 노가리에 해당하는 시간 6 부근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 크기를 잡을 경우 어획량은 가장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 그림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

 

지속 가능 어업 위해 가입당 생산 분석으로 평가해야

대부분 물고기들은 큰 놈일수록 가격이 비싸지만, 멸치 같은 경우는 오히려 소멸이라고 하는 좀 작은 놈들이 가장 비싸다. 이렇게 잔챙이를 많이 잡는 것이 어민 소득에 좋은지 아니면 소량이라도 씨알 굵은 놈을 선택적으로 잡는 것인지 더 좋은지 평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가입당 생산(yield per recruit) 모형이라고 하는데 1950년대 Beverton과 Holt 라는 영국 수산학자가 개발한 것이다. 그 과정은 수식이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림 2>로 가입당 생산 모형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기로 하겠다.

이 가입당 생산 모형이 말해주는 것은 큰 물고기만 선호하는 서양 기준을 가지고 어린 물고기도 선호하는 우리나라 식문화를 규제할 필요는 굳이 없다는 것이다. 어린 물고기는 그 수를 많이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자원량(생체량)으로 따지면 큰 물고기를 잡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어린 물고기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개별 어종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가입당 생산 분석으로 신중하게 평가해야지, 포스터처럼 무조건 어린 고기 잡지 말자고 하는 것은 수산자원이나 어민 소득 증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이한 수산업법 조항

지난 호에서 알밴 꽃게나 산란기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하는 우리나라에만 특이한 수산법 조항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어린 물고기가 아닌 어미 물고기를 보호하려는 정책이다. 결국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이라는 것을 언뜻 보면 어린 고기도 잡지 말라고 하면서 또 어른 물고기도 잡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뭘 잡으라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른 물고기를 잡되 산란기를 피해서 잡으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호 알밴 꽃게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산란기에 잡으나 비산란기에 잡으나 바다로 방출하는 알 수에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포스터에도 씌어있듯이 더 큰 가치를 가져올 수 있으려면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보인다. 경제가치를 증대시킨다는 것과 바다로 방출되는 알 수를 증대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더구나 알을 많이 방출한다고 그 다음해에 물고기가 꼭 더 많이 잡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해양수산부에서 열심히 홍보하는 어린 물고기나 미성어를 잡지 말자고 하는 것은 어획량을 늘리고 어민소득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며(목표 1), 이 때 쓰는 전통적 수산자원 평가법은 가입당 생산 모형이며, 여기서 장기적으로 어획량이나 어획소득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최소어획체장이나 어획노력량을 생물학적 기준점으로 정할 수 있다.

반대로 큰 물고기나 성어를 보호하자는 것은 그 개체군이 바다에 낳는 알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이다(목표 2). 이 때 처음으로 알을 낳을 수 있는 크기나 나이 평균치를 군성숙체장 또는 군성숙연령이라고 하고, 알을 낳을 수 있는 어미를 보호하려면 최대어획체장을 정해 이보다 큰 성어는 못 잡게 규제를 할 수 있다. 어떤 어종이 멸종 위기에 처할 만큼 개체군이 급격히 줄어들었을 때 쓰는 비상대책이다.

그런데 해양수산부에서는 생뚱맞게도 목표 2에 필요한 군성숙체장을 가지고 최소어획체장을 정해서 목표 2인 어획량(소득)을 장기적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군성숙체장은 허용할 수 있는 최소어획체장(작은 고기 보호)이 아니라 허용할 수 있는 최대어획체장(큰 고기 보호)을 정하는 기준이다. 자연 이치를 따른다면 1번 목표를 위해서는 가입당 생산 모형으로 군성숙체장보다 더 작기 마련인 기준 체장을 정해야 한다.

 

적정 최소어획체장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산관리 대상 어종들은 멸종 위기도 아닌데 살오징어를 비롯해서 군성숙체장을 최소어획제장으로 일률적으로 정하거나 규제하려고 해서 어업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경우 잡을 수 있는 가장 작은 물고기 크기를 말하는 금지체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업인들 경제 상태를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는 군성숙체장이 아니라, 가입당 생산 모형에서 구한 적정 최소어획체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어린 물고기가 한번은 산란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는 어린 물고기를 잡지 않고 그대로 두면 다 살아남아서 잘 자라 내년에는 더 큰 물고기로 같은 마리 수만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순진한 생각, 인간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물고기 마리 수는 생활사 단계를 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체중이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그 숫자가 감소한다고 앞서 설명했다(<그림 2> 참조). 잡지 않고 내버려두어도 대부분 죽어 내년에는 잡을 수 없다는 말이다.

만약 해양수산부 포스터에서처럼 어린 물고기를 잡지 말고 보호하여 더 큰 가치를 가져오려면 가입당 생산 모형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어획량이나 어획소득이 최대가 될 수 있게 해주는 최소어획체장을 정하고, 거기에 맞추어서 어선 그물 망목 크기를 규제하면 된다. 군성숙체장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단순한 어획고뿐만 아니라 물고기 크기에 따른 판매 가격 차이를 고려해서 어민소득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망목크기와 어획노력량도 이 모형으로 추정해볼 수 있지만, 해양수산부에서 이와 관련하여 무슨 연구나 자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나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냥 학생 교육 목적으로 논문만 몇 편 내었지만 수산정책 관련자들이 이런 학술 논문을 읽어볼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포스터를 보면 “아직도 어린 고기를 잡아드시나요?”라고 묻고 있는데, 우리나라 어선 어구 중에서 어른 고기는 빼고 어린 고기만 선택적으로 잡을 수 있는 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망목 크기를 크게 하면 어른 고기는 선택적으로 잡을 수 있다. 어린 고기는 그물에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린 물고기는 되도록 적게 작고 어른 물고기만 많이 잡으려고 망목을 너무 크게 하면 그물 어획효율이 떨어져서 어선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실제 어업을 유지할 수 없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어선의 경제적 비용과 여건 등을 고려해서 망목 크기를 규제해왔다.

 

갑자기 많이 잡히는 어린 물고기는 풍어 전조

그림 3: 수산학의 창시자라고 하는 덴마크 Hjort가 1923년 발표한 노르웨이 앞바다에서 1907~1914년에 잡힌 청어 나이(X축)에 따른 어획고 비율(%). b라고 표시한 것은 보통 연급군이고, a라고 표시한 것이 탁월연급군이다. 이 탁월 연급군은 1907년에는 너무 크기가 작아서 그물에 잡히지 않았다가 1908년부터 그물에 잡히기 시작했으며, 이 때 나이는 4살이기 때문에 1904년 무렵 산란된 청어이다. 1908년에는 어린 청어였지만 그 개체수가 평년보다 탁월하게 많아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른 물고기가 되어 1914년까지 계속 많이 잡혔다. 따라서 탁월연급군, 즉 갑자기 많이 잡히는 어린 물고기는 앞으로 풍어가 올 것이라는 전조이다.
그림 3: 수산학의 창시자라고 하는 덴마크 Hjort가 1923년 발표한 노르웨이 앞바다에서 1907~1914년에 잡힌 청어 나이(X축)에 따른 어획고 비율(%). b라고 표시한 것은 보통 연급군이고, a라고 표시한 것이 탁월연급군이다. 이 탁월 연급군은 1907년에는 너무 크기가 작아서 그물에 잡히지 않았다가 1908년부터 그물에 잡히기 시작했으며, 이 때 나이는 4살이기 때문에 1904년 무렵 산란된 청어이다. 1908년에는 어린 청어였지만 그 개체수가 평년보다 탁월하게 많아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른 물고기가 되어 1914년까지 계속 많이 잡혔다. 따라서 탁월연급군, 즉 갑자기 많이 잡히는 어린 물고기는 앞으로 풍어가 올 것이라는 전조이다.

그런데 신문을 보면 매년 무슨 선망어업이 어린 고기를 많이 잡아서 씨를 말리고 있다는 기사들이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어린 고기만 선택적으로 잡을 수 있는 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 어린 물고기가 많이 몰리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면 선택적으로 잡을 수도 있겠지만 비싼 배 기름값 들여가면서 돈 안 되는 잔챙이를 더 잡고 싶어 하는 선장은 대한민국에 없을 것이다.

어린 고기를 많이 ‘잡은’ 것이 아니라 많이 ‘잡힌’ 것이다. 그물 크기에 따른 어획 선택성은 로지스틱 곡선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칼로 자르듯이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를 구별하여 어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확률적으로 작은 고기가 덜 잡히거나 반대로 조금 더 잡히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물코를 아무리 크게 하더라도 어린 물고기는 적은 양이라도 잡히게 마련이다. 확률 때문이다.

따라서 새끼 갈치인 풀치나 고등어 새끼인 고도리라고 하는 치어들이 많이 어획된다는 것은 어업인들이 그 해 유달리 어린 물고기를 선택적으로 잡아서가 아니라 평년보다 어린 물고기들 많이 있으니 어른 물고기들과 함께 그물에 많이 잡힌 것이다. 치어들이 많이 잡힌다는 것은 탁월연급군(strong year class)의 전조로 1~2년 뒤 풍어기가 올 수 있다는 징조일 수도 있다는 것은 100년 전에 수산학 창시자 Hjort가 이미 밝힌 내용인데(<그림 3>), 우리나라 수산 관련 연구자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런 것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지 아니면 알고도 침묵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령 2016년 여름에도 풀치와 고도리를 싹쓸이해서 씨를 말리고 있다고 수십 년 반복되는 똑같은 레퍼토리로 언론에서 보도했지만 그 다음해에 씨가 마르기는커녕 갈치와 고등어가 오히려 대풍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걸 가지고 기자들이 무슨 정정 보도를 낸 적도 없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물어오는 경우도 본 적이 없다.

매년 봄만 되면 풀치 잡았다고 어업인들 비난하기 전에, 무작정 어린 고기를 잡지 말자는 해양수산부 정책의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이젠 그 근본원리부터 차분히 되짚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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