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㉜ 검은물떼새
청봉의 새이야기 ㉜ 검은물떼새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0.04.07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진 왜목마을에서 만난 검은물떼새

아직 잔설이 찬 바람을 일으키는 삼월 초 어느 이른 새벽 당진 왜목마을로 향하였다. 아산만의 넓은바다 위에 구름다리처럼 웅장하게 펼쳐진 서해대교를 지날 때 쯤 동쪽 하늘의 여명과 사장교의 씨줄과 날줄들이 조화를 이루어 은은한 새벽 바다경관이 연출됐다.

하늘이 불그스레하게 밝아오는 아침에야 왜목마을에 도착하였다. 왜목마을은 해변의 지형이 가느다란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고 ‘왜목’ 이라 불린다 하고, 또는 지세가 사람이 편안하게 누운 모습이라고 하여 누울 ‘와’, ‘와목’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왜목해변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충청남도 서해의 땅끝 해안이 동쪽을 향해 툭 튀어 나와 일출, 일몰, 월출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장고항의 노적봉(남근바위)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선녀들이 여명의 빛을 타고 내리는 듯한 왜목해변의 일출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신비롭고도 아름다웠다.

왜목해변에서 일출을 촬영하고 뒤로 돌아서는데 해변에는 검은머리물떼새(영명 : Eurasian Oystercatcher, 학명 : Haematopus ostralegus, 몸길이 : 45cm)의 한 무리가 쾡이갈매기들과 영역다툼을 하면서 활발히 아침 먹이 쟁탈 중이었다. 검은머리물떼새(천년기념물 제326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II급)는 한반도의 동해의 해변에서는 아주 드물게 관찰되며 서해 갯벌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텃새이다.

머리와 몸의 윗면은 검은색, 아랫면은 흰색으로 바다의 ‘까치’로 불리기도 한다. 긴 부리가 붉은 오렌지색으로 쉽게 구별되며, 눈과 다리도 붉은색을 띤다. 바닷가의 암초, 모래밭, 하천 어귀의 삼각주 등에 4~5마리씩 작은 무리로 생활한다. 번식기(4월 ~ 5월)에는 바닷가 주변의 경사진 자갈밭에 둥지를 틀며, 알과 새끼가 보호색을 띠어서 찾기가 어렵다.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많이 번식한다.

최근 검은머리물떼새의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인간들이 풍족한 삶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고 오염시켜 새들의 건강한 서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연 속의 야생의 새들이 우리인간들과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유지하면 코로나19가 창궐하지 않았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