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무산김(주) - ‘먹거리 X파일’도 극찬한 ‘착한 김’
장흥무산김(주) - ‘먹거리 X파일’도 극찬한 ‘착한 김’
  • 박종면·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4.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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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무산(無酸)김을 세계인의 밥상에”
장용칠 장흥무산김(주) 대표이사 (사진제공=마동욱)
장용칠 장흥무산김(주) 대표이사. ⓒ마동욱

[현대해양] 김 양식어민들이 무기산을 사용해 단속됐다는 보도가 간간이 나오곤 한다. 김 양식장 산(酸, 산성물질) 사용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 양식어민들은 산을 김 활성처리제로 사용하는 이유로 잡해조 제거, 병해 방제, 성장 촉진 등을 든다. 농업에서 농약을 쓰는 이유와 유사하다.

취지는 좋으나 소비자들의 산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래서 무농약·친환경·유기농 제품이 비싸게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기산(inorganic acid, 無機酸), 유기산(organic acid, 有機酸)을 떠나 산처리(酸処理)를 아예 하지 않는 김도 있다. 유해 여부 논란에서 멀찍이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친환경 먹거리라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것이 전남 장흥군에서 생산되는 장흥무산(無酸)김이다.

 

최초의 어업인 주식회사

장흥무산김은 국내 최초로 산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흥군에서 생산되는 대한민국 대표 친환경 김이다. 장흥무산김은 산을 김 활성처리제로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자연광과 해풍에 노출시켜 잡태를 제거하고 갯병을 해결하겠다는 선언을 고수하고 있다. 김 양식어업인 입장에서는 많이 번거롭고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가긴 하지만 자연과 인간을 생각하고 해양환경을 보전하겠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장흥무산김은 장흥의 대표적인 친환경 수산물 브랜드이자 장흥의 특산품이 됐다. 장흥무산김을 생산, 유통하고 있는 장흥무산김(주)는 전남도와 장흥군의 수산업의 기업화, 규모화 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2월 설립된 최초 어업인 주식회사다.

여기에는 110명의 장흥군 양식어업인들이 무산김의 유통 일원화를 위해 주주로 참여해 16억 원을 출자했다. 어업인들이 수산물 가공과 유통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직접 주주로 참여해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은 장흥무산김(주)가 처음이다.

장흥무산김(주)는 장흥군 관산읍 송촌리 1만4,850㎡(4,500평)의 부지에 2,970㎡(900평) 건평 규모의 저온저장과 가공시설을 갖춰 친환경 김 생산·물류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은 20명 수준이다.

ⓒ박종면

장흥군, ‘친환경 김양식’ 선포

장흥무산김은 장흥군 차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장흥군은 지난 2008년 김양식 어업인들과 협의를 거쳐 산을 사용하지 않고 양식을 하겠다는 ‘친환경 김양식’을 선포했다. 이는 장용칠 장흥무산김(주) 대표가 장흥군 수산과장으로 있을 때 추진한 것이다.

장 대표는 여수수산전문대, 여수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신안군, 고흥군, 여수시 등에서 해양수산행정을 담당한 수산 전문가다. 그는 장흥군 해양수산과장, 전남도 수산자원과장 등을 지내고 2017년 12월에 공직에서 물러나 이듬해 장흥무산김(주) 대표에 취임했다.

장흥의 약 4,600ha의 김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무산김의 양은 350~450만 속 규모다. 이중 장흥무산김(주)에서 가공되는 양은 50만속에 이른다. 참김, 돌김, 구운김, 조미김, 김밥김, 스낵김, 선물세트 등을 생산하는 장흥무산김(주) 연매출은 45억원대이다. 이 중 수출 비중은 6억원, 나머지가 내수로 유통된다. 수출국은 주로 미국, 홍콩, 캐나다, 중국 등이다. 세계가 움츠린 올 1분기에만도 약 3억원 규모의 수출이 성사됐다.

내수는 주로 전국 학교급식에 공급되고 있다. 장흥무산김이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친환경 유기식품 브랜드로 알려진 결과다. 장흥무산김이 산처리를 한 김에 비해 윤기는 덜하지만 무공해 청정김이라 알려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일반 택배 물량도 하루 최대 1,200만 박스까지 판매되고 있다. 선물세트도 꽤 인기가 높다.

 

최고 청정 유기식품 브랜드 자리잡아

장흥무산김은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고, 재작년에는 한국방송신문연합회, 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장흥무산김이 지금처럼 유명해진 결정적인 계기는 TV 프로그램에 방영되면서이다. 장흥무산김은 2013년에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 소개되면서 ‘착한 김’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TV를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장흥에서는 일부 양식어가에서만 산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장흥군 해역 전체에서 산처리를 하지 않는다. 산처리를 하지 않은 결과 양식장 김발 아래 바닥에 낙지 서식지가 형성됐으며, 잘피 군락지가 늘었다고 한다. 덕분에 2018년 장흥군 득량만 해역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청정해역 갯벌생태산업특구’에 지정됐다. 득량만 해역의 수질은 1~2등급 수준에 퇴적물에 의한 유기오염지표 또한 매우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장흥군 청정해역에서 기르고 채취한 자연친화적인 원초를 원료로 매입해 만든 김은 산처리하지 않는 대신 김발 뒤집기, 자연광, 해풍 등으로 잡태, 갯병 등을 막아 김 고유의 식감과 향이 깊은 원초만을 사용한 친환경 김이라는 인식을 얻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로부터 신뢰가 쌓이자 기업 이윤이 나기 시작해 장흥무산김(주)은 지난 2016년부터 4% 내외의 현금 배당이 가능해졌다.

 

“무산김은 농산물로 치면 무농약”

하지만 전술한 것처럼 무산김을 얻는 과정은 간단치가 않다. 장용칠 장흥무산김(주) 대표는 “산을 사용하지 않고 갯병을 막아야 되기 때문에 4일에 한 번꼴로 김발을 뒤집고 햇볕에 말리는데 (산처리하는 것보다) 노동력이 몇 배가 더 들고 배 기름값도 더 든다. 생산량 감소도 감수해야 한다”며 무산김 가격이 활성처리제를 사용한 김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무산김은 농산물로 치자면 무농약과 같다”고 덧붙였다.

장흥무산김은 △HACCP(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 USDA(미국 농무부 공식 유기농 제품 인증) △유기수산물 인증 △전라남도지사 품질인증 △지리적 표시제 인증 등 흔히 말하는 ‘6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이런 이유로 장흥 김양식 어업인들은 무산김 양식에 대한 자긍심이 높다.

장용칠 대표는 “안전한 먹거리를 국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내실 있는 경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면

‘김 등급제’ 도입해야

장 대표는 판로 확장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내수 확대를 위해 학교급식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수출 확대도 목표 중 하나다. 수출 목표는 3년내 10억원까지 수출액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홍콩, 미국 등 일부 나라에 수출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출시장 다변화와 수출증대를 위해 수출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국내 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김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김 품질에 따라 상·중·하 정도로만 구분하고 있는데 등급제를 도입해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급제를 통해 고급화, 차별화해야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뜻이다.

장 대표는 고품질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공기관의 출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외적으로 더욱 탄탄한 회사로 가꿔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안전한 먹거리를 국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내실 있는 경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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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서 2020-04-21 19:10:54
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