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수산업협동조합 - “어업인 의견 빠진 해상풍력 반대”
영광군수산업협동조합 - “어업인 의견 빠진 해상풍력 반대”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0.04.07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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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 위판 적극 유치

[현대해양] 요즘 수산인들의 최대 화두는 코로나와 해상풍력발전이다. 지난달 10일 전남 20개 수협의 조합장, 어촌계장 및 수산단체장 등 500여명의 수산인들은 전라남도의 일방적인 해상풍력발전 사업 추진과 편파적인 해양공간계획 수립에 절대 반대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수산인들은 “수산물 생산량 전국 1위인 전남 수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남도의 편파적 해양공간계획 수립 움직임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업인 총궐기대회 등 강력한 반대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어업인들은 수산업을 위협하는 행정기관의 일방적 해상풍력 추진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서재창 영광군수협 조합장은 전국 수협 조합장들이 참여하는 해상풍력발전 수석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해상풍력 68.3%가 전남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영광군에 집중돼 있다. 서 조합장은 “영광군 9개소에서 사업자들이 풍력발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영광군 어장이 집중적으로 없어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이 수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영향조사나 어업인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재창 영광군수협 조합장
서재창 영광군수협 조합장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업 안돼”

서 조합장은 기존 해상풍력발전 예정지는 어업활동을 고려하지 않고 해상풍력에 유리한 해역을 발전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선정하는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무엇보다 어업인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계했다.

서 조합장은 “서남해 실증단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면 해당 지역은 항행 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조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미 이 지역은 10여 년간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또 다시 어업인의 삶의 터전에 수십 년간 지속될 말뚝을 꽂으려 하는 것은 어업인을 무시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어장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며 전후방산업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 조합장은 “해상풍력발전은 단순 보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전후방 산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1,000억 원대 위판고 달성

영광군수협의 특성이라면 민물장어 위판을 한다는 것이다.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수산물유통법)’ 개정에 따라 민물장어를 지정된 위판장에서만 위판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민물장어 위판을 하고 있다. 민물장어 위판을 하는 이유는 영광군수협이 민물장어양식수협 다음으로 많은 장어 생산자를 조합원으로 두었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위판 수수료가 0.3%에 불과하다. 일반 어종의 위판 수수료가 4% 후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료 봉사수준이다. 그럼에도 민물장어 위판을 이어가는 이유는 조합원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전국에서 민물장어양식수협 다음으로 민물장어 생산자 조합원이 많은 곳이 영광군이라고. 우리가 잘 아는 고창군보다도 생산자가 많다고 한다.

민물장어는 어업 특성상 찾아가는 현장 위판을 기본으로 한다. 영광군수협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서 조합장의 적극적인 위판 유치를 바탕으로 지난해 위판 물량은 전년 대비 1,556톤, 269억 2,000만 원 증가한 8,469톤, 1,053억 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수협들의 위판물량이 감소한 것에 비해 영광군수협은 뱀장어 위판고가 340억 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전국 수협 중 전년도 21위에서 13위까지 상승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1,300억 원의 위판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서 조합장은 부가가치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장어도 조기처럼 수협에서 가공을 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중도매인으로서 유통사업을 했던 조합장이라 설득력이 있다. 수산물유통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민물장어 위판을 시작해 오는 7월까지 하게 되는데 단순 위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고부가가치사업이 실현될지 기대된다.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영광군수협 수산물물류센터 굴비 가공공장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영광군수협 수산물물류센터 굴비 가공공장

 

천일염 가격 지지

천년의 빛, 풍요로운 바다를 자랑하는 굴비의 고장 영광군에서 영광군수협의 고유 브랜드인 ‘몸愛좋은굴비’를 빼놓을 수 없다. 영광군수협 ‘몸愛좋은굴비’는 저염분의 우수한 천일염과 해풍에 꾸덕꾸덕 말린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조기로 만든 최고의 수산 선물 브랜드이다. 영광굴비는 잘 자란 참조기를 잡아 손질해 저염분의 우수한 천일염을 치고 법성포 해풍에 말린 굴비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깊은 맛을 낸다.

이처럼 차별화된 명품 굴비사업을 가능케 해주는 곳이 바로 전국 최대 규모의 수산물종합물류센터(이용가공사업소)이다. 수산물종합물류센터는 위판장과 가공시설을 함께 갖추어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준다.

서 조합장은 영광에서도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에서 나고 자라 굴비 사랑이 대단하다. 그는 굴비와 더불어 소금(천일염)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소비자들이 염전에서 소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며, 염전 종사 조합원들의 최저 인건비가 보장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영광소금 수매사업으로 영광군뿐만 아니라 이웃 신안군 천일염 가격까지 안정시킨 장본인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정부에서도 못하는 것을 작은 수협에서 했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1919년 전라북도 위도면에서 위도어업조합으로 시작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광군수협은 영광군 3읍, 3면 16개 어촌계에 조합원수 2,300여 명, 출자금액은 87억 7,800만 원에 달한다. 또한 2개 위판장, 4개 상호금융 점포 4개에 1개 출장소를 갖추고 있다. 이런 기반으로 지난해 19억 원(세전)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어촌관광에도 관심

서 조합장은 경제사업 뿐만 아니라 지도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염산면 두우리 어촌체험마을 같은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개 등 어패류를 캐러 오는 관광객이 많다며 향화도 마을 이야기를 꺼냈다.

서 조합장은 염산면 향화도항이 국가어항으로 새롭게 지정됐음을 자랑한다. 그는 “향화도항에 국비 500억 원이 투입된다. 그동안 기반시설이 미비해 관광 및 어업활동에 많은 불편을 겪어왔는데 이번에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수산업 발전이 기대된다”고 자랑했다. 칠산대교, 칠산타워와 연계해 향화도항을 해양관광 및 서남권 해상물류를 전담하는 복합기능 어항으로 육성하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 조합장은 작년 조합장 후보 출마 당시 △장어 위판사업 확대와 판매처 활성화 △실뱀장어 어획 일시적 합법화 △장어 양어장에 종사 최저 생산비 보장 △정부 지원의 장어 생산시설 해섭(HACCP) 인증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수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약도 잊지 않았다.

서 조합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며 “수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활기찬 새 어촌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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