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때 선박 사재기하던 '그리스' 지금 행보는?
불황때 선박 사재기하던 '그리스' 지금 행보는?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3.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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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축소됐으나, 총톤수(gt)는 늘어

[현대해양] 무역분쟁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해운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작금과 같이 시황이 하방곡선을 그릴때 선박을 대거 사들이던 그리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IHS Markit의 해운물류분석 자료에 따르면 3월 2일 기준 그리스는 선종 무관 총 3,968척의 선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톤수로는 3억4,082만DWT(재화중량톤,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톤수), 1억9,969만GT(총톤수)다. 결과적으로 전년 동월 4,017척, 3억3,934만DWT에 비해 50여척, 120만DWT 감소했다. 전년 동월 GT(1억9,816만GT)보다는 150만톤 늘었다.

그리스는 과거부터 중고선 거래(S&P)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보유한 국가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국선박가치평가기관 베슬스밸류(VesselsValue)가 발표한 ‘2018년 세계 10대 선주국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 선대가치는 1,052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947억달러)이 2위, 중국(908억달러)이 3위를 기록했으며 노르웨이(488억달러)가 6위, 한국(300억달러)은 8위, 덴마크(230억달러)가 10위에 자리했다. 2018년 전세계 선박 중고선 거래는 총 1,628척(9,000만DWT), 205억달러 규모로 이중 그리스 선주들은 총 305척(2,822만DWT), 46억달러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스의 선박 투자는 통상적인 방식을 역행하는 모양새로 유명하다. 호황기일 때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 불황일 때 긴축하는 일반적인 투자관행과 달리 그리스 선주들은 해운 침체기에 싼 가격의 선박을 대거 사들이려 호황기때 이익을 누리려는 경향이 있다.

이 가운데 그리스는 최근 신조 발주에서도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해양플랜트 생산대국인 노르웨이와 세계 최대 선사를 보유한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들이 선박금융을 통해 글로벌 신조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지난 2008년 9월 리먼 쇼크 이후 벌크, 유조선 시황 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기세가 주춤해졌다. 이에 반해 그리스 선주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벌크, 탱커, LNG, LPG선 여하 불문 공격적으로 발주를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예측불허하다보니 그리스 선주들이 관행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측이 분분하다. 벌크선업계 관계자는 "그리스가 선박을 매입하려고 시도는 하는 것으로 보이나 벌크선가가 계속 하락세이고 이 모멘텀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며 "사태가 장기화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을때라야 그리스가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전대미문의 코로나 19에 대응해 아무리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더라도 경기가 나아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그리스도 발주를 잠시 멈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들도 화상통화로 회의를 하자며 계약을 위해 지속 노력하지만 몇백억원에 이르는 선박을 대면없이 계약체결하긴 어려워 물리적으로 신조를 단행하는데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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