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제17대 해양경찰청장 취임사(2020.03.05)
김홍희 제17대 해양경찰청장 취임사(2020.03.05)
  • 현대해양 기자
  • 승인 2020.03.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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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전국의 해양경찰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취임소감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현재 전국에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들이 많습니다.

전 해양경찰청 구성원을 대표하여,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조속히 상황이 진정되어 국민들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1994년 부푼 꿈을 가지고 새내기 경위로 임용되었던 청년은 26년이 지나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고, 희로애락을 느끼며 지내온 저의 머리 위에는 언제나 해양경찰이라는 든든한 지붕이 있었습니다. 그 자랑스러운 해양경찰의 청장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해양경찰 창설 66년 만에 제정ㆍ시행된 해양경찰법에 따라 임명된 최초의 청장이라는 명예는 저의 어깨를 무겁게도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직 자립의 근거가 법률에 명시되었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조직이 되었다는 사실은 저의 가슴을 벅차게 합니다. 해양경찰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 주신 조현배 전임 청장님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육지의 4.5배에 달하는 광활한 바다를 가진 해양국가입니다. 그 소중한 바다를 지키고, 그곳에서의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임무입니다. 고귀한 사명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거친 풍랑의 바다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해양경찰 동료들이 곁에 있다는 생각에 든든함을 느낍니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은 해양의 중요성을 재평가하고, 바다의 풍부한 자원과 해양권익을 확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은 자신들의 영유권 확대를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분쟁화와 도발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를 둘러싼 동해, 서해, 남해의 경계미획정 해역에서도 조금이라도 자국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해양산업뿐 만 아니라 안전과 치안 분야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현실에 만족하고, 안심하는 것이 아닌 언제나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예측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자랑스러운 해양경찰 여러분!

지금 우리는 시대적 변화와 단단한 국민들의 신뢰 속에서 미래 해양력 구축을 견인하고, 바다에서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중요한 책무를 맡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다시금 해양경찰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 시기에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먼저, 바다에서의 어떤 재난과 재해에서도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드려야 합니다.

해양경찰은 그동안 해양사고 대응력을 높이고, 구조중심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사고다발해역에 구조거점 파출소를 지정하고 전문 구조인력을 배치하여 신속한 출동태세를 구축하는 한편, 사고 신고접수를 지방청으로 일원화하여 일선에서는 사고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전문구조인력의 지속적인 확충과 함께, 반복적이고 실질적인 훈련을 통해 실제 상황에 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눈높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구조안전 인프라를 한층 고도화하고, 선진 수색구조기술 개발, 교육훈련 강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유관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구조세력과도 밀접하게 협력하여 완벽한 해양재난 대응체계를 완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해양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양전문가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바다라는 공간에서, 주권수호, 안전관리, 치안질서 확립, 환경보호 등경찰‧소방‧군 등이 육상에서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임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임무 특성상 모든 활동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교육훈련 체계를 혁신하고,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육성‧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해양경찰 한명, 한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주체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고민과 문제의식 속에 최고의 업무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 스스로가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조직의 역량과 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본청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면 속초든, 목포든, 제주든 현장을 방문하여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따라 미래지향적인 업무영역을 개발하고 첨단기술 역량을 제고해야 합니다.

우선, 지난 해 수립한 「미래 발전전략 2030」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과정 관리를 강화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현장 업무역량은 얼마나 첨단화된 ‘스마트’한 조직인가로 평가받을 것이고, 이를 위해 무인항공기,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과의 접목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간의 관행과 방식에서 벗어나 과감히 새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직원에게는 그에 상응한 보상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화합으로 부서간, 계급간 불신의 벽을 허물고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고, 국민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방적 하향식 문화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서와 계급의 칸막이를 넘어 중요한 현안과 고민을 언제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저부터 권위적인 수장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늘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가까운 거리에서 일상적으로 소통하겠습니다.

저는 그간 여러분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어려움과 위기가 있었으나, 그런 어려움을 넘을 수 있었던 힘은 언제나 제 주변의 동료였고, 해양경찰이라는 울타리였습니다.

조직원 모두가 화합하고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속에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조속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우리 해양경찰은 건국 이후 반세기 넘게 소중한 해양영토와 주권을 목숨 걸고 지켜 왔습니다.

바다에서 우리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하고 앞으로도 국민만 바라보는 해양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 나가기를 당부 드립니다.

논어 헌문(憲問) 편에 '수기안인(修己安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자신을 갈고 닦아서 백성을 편하게 해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입니다.

우리 해양경찰은 스스로를 갈고 닦아 국민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거센 파도와 바람에도 넘어지지 않고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야 합니다.

멈춤 없는 우리의 노력과 정성은 머지않아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국민의 목소리와 따뜻한 미소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제 저와 함께 드넓은 바다를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저도 청장이라는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대신, 똑같은 동료로서 여러분의 손을 잡고 달려가겠습니다. 같이 앞으로 나아갑시다!

특히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가장 앞에 서서 여러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아울러, 해양경찰청이 재출범한 이후 새롭게 조직의 기반을 다져주시고, 명예롭게 퇴임하시는 전임 조현배 청장님께도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앞으로도 더 큰 행복과 영예가 있기를 바랍니다.

2020년 3월 5일
제17대 해양경찰청장 김 홍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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