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의 되짚어보는 수산학② 산란기에 금어기 지정?…근거 없는 관행
정석근의 되짚어보는 수산학② 산란기에 금어기 지정?…근거 없는 관행
  • 정석근 제주대 교수
  • 승인 2020.03.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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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탕을 즐겨 먹는다. 물론 서양에서도 철갑상어나 연어 알로 만든 캐비아를 진미로 쳐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명태알 뿐만 아니라 알이 밴 생선을 통째로 삶는 탕도 좋아한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는 특이하게도 알밴 꽃게나 산란기 물고기를 특별히 보호하여 못 잡게 하려는 수산업법 조항들이 있다. 미국 동부에서도 대서양 꽃게(Blue crab)가 인기가 많은데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알을 밴 꽃게는 별로 값을 안 쳐준다. 따라서 알밴 꽃게를 가지고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나 수산 관련기관 연구자들마저도 알밴 생선이나 명란과 같은 생선알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식습관 때문에 연근해 어족자원이 더 줄어든다는 말을 하곤 한다. 또 알밴 수산물이나 산란기 어미를 팔다가 어업인이나 상인들이 경찰에 적발되었다는 언론보도로 간간이 나오고 있는데, 수산학을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알 밴 암컷은 잡으면 안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 알을 밴 어미를 잡으나 알을 배지 않은 어미를 잡으나 수산자원 보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또 산란기를 금어기로 지정하는 것이나, 비산란기를 금어기로 지정하는 것이나 수산자원 변동이나 보호효과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산란기 위주로 금어기를 지정하는 것 역시 근거 없는 관행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그런지 간단한 꽃게 퀴즈로 설명을 해보자. 쉬운 문제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풀지 못한다. 쉽게 생각하면 유치원생도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어렵게 생각하면 수산 분야 박사님들도 제대로 못 푼다.

<그림 1>은 꽃게 암컷 1마리 일생을 나타내는 모식도이다. 지난 해 여름에 태어난 ①로 표시한 새끼 꽃게가 2월쯤 탈피해서 자라 3월에는 ②처럼 몸집이 약간 커진다. 그러다가 산란기인 6~7월에는 ③에서 표시한 것처럼 알을 100만 개 밴다고 하자. 그러다가 8월 1일에는 이 알 100만 개를 바다에 한꺼번에 방출한다고 하자. 이 꽃게 1마리를 잡지 않고 바다에 그냥 두면 알 100만 개를 바다에 방출하는데, 이 경우를 어획이 없는 자연상태라고 하자. 만약 이 꽃게를 산란기인 ③번 때 어민이 잡아버린다면 바다로 방출된 알 수는 0개이고, 어획이 없었던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알이 1백만 마리 줄어들 것이다. 이 경우를 어획상태라고 하자. 즉 자연상태에는 꽃게 1마리가 알을 100만 개를 바다에 방출했지만, 어획상태에서는 0개를 바다로 방출하였으므로, 줄어든 알 수는 100만 개다.

(퀴즈 1) 그럼 알을 배지는 않았지만 몸 크기는 같으면서 산란기 직전인 ②번일 때 그 꽃게를 어민이 잡아버렸다면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줄어든 알 수는 몇 개인가?

(퀴즈 2) 몸집이 더 작고 알도 배지 않은 ①번 새끼일 때 그 꽃게를 어민이 잡아버렸다면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줄어든 알 수는 몇 개인가?

(퀴즈 3) 확인할 겸 원래 문제를 다시 물어보자. 산란기 동안인 ③번일 때 꽃게를 어민이 잡아버렸다면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줄어든 알 수는 몇 개인가?

(정답) 1, 2, 3번 모두 100만 개이다.

 

산란기에 금어기를 해야 한다?

산란기에 잡으나 산란기 전에 잡으나 어획으로 줄어든 알 수는 100만 개로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특별히 산란기에 못 잡게 한다고 해서, 비산란기에 못 잡게 하는 것과 비교해서 바다로 방출되는 알 수가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나온다. 산란기인 ③번 6~7월까지는 알겠는데 알을 방출한 다음 가을에 잡으면 줄어든 알 수는 0개로 알 보호에 유리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꽃게는 1년 단위로 생활사를 반복하므로 내년에도 산란기가 반복된다. <그림 2>는 2살 때까지 꽃게를 포함시킨 것이다. 첫 산란을 마친 2020년 8월 1일 이후부터 다음 해 산란기 마지막 날인 2021년 7월 31일까지 어느 때 1살이 된 이 암컷 꽃게를 잡더라도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줄어든 알 수는 200만 개로 똑 같다. 마찬가지로 두 번째 산란을 마친 2021년 8월 1일 이후부터 그 다음 해 산란기 마지막 날인 2022년 7월 31일까지 어느 때 2살이 된 이 암컷 꽃게를 잡더라도 자연상태에 비교해서 줄어든 알 수는 같다. 따라서 산란기에 못 잡게 하거나 비산란기에 못 잡게 하거나 알 보호에는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알밴 꽃게만 골라서 못 잡게 하는 현행 수산업법 조항은 그 근거가 없다. 하루하루 생계 꾸리기에도 바쁘고 힘없는 서민들을 괴롭히는 악법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눈으로 알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지 알을 배었든 배지 않았든 꽃게 1마리를 잡아 줄어드는 알 수는 같다. 알을 배지 않은 어린 꽃게라도 지금 당장은 우리 눈에 알이 안보일지라도 태어나면서 이미 평생 낳을 알을 몸 안에 모두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자가 태어나면서 평생 낳을 난자를 약 12(개월)X40(년)=480개를 이미 가지고 있는 셈이다.

 

개체군 역학

여기까지 설명을 하면 이젠 꽃게 1마리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알아듣겠는데 꽃게 1,000마리와 같이 개체군을 보았을 때는 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심지어는 수산 관련 연구자들도 1마리가 아닌 전체 개체군을 보면 산란기를 금어기로 지정하는 것이 알 보호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해서 이야기한다. 지난해에 국민신문고에 이 문제를 가지고 알밴 꽃게를 팔았다고 처벌하는 악법을 없애달라는 민원을 넣었더니 같은 답변이 되돌아왔다.

꽃게 개체군을 가지고 설명하려면 개체군 변동에 관한 기본지식이 좀 필요한데,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인구학이라고 한고, 생물을 대상으로 하면 개체군 역학이라고 한다. 이름과 다루는 대상만 다르지 그 수학적 원리나 내용은 같다.

사람 인구나 생물 개체수 변동은 일정한 비율로 더해지는 직선적인 증가가 아니라 곱해지는 기하급수적인 증가나 감소를 보인다. 가령 막걸리를 발효할 때 쓰는 효모는 2분법으로 증식을 하는데, 1시간에 한 번씩 증식을 한다면, 처음 1개였던 효모는 1시간이 지나서는 2 개가 되고 2 시간이 지나서는 4개가 되어 개체수 N=1, 2, 4, 8, 16..., 10시간이 지나면 210= 1,024개로 증가한다. 반대로 알에서 부화한 꽃게들은 다른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면서 자연사망으로 죽어 가는데, 가령 1,024마리 꽃게가 한 달에 50%씩 먹혀 자연사망으로 이어진다면 매달 꽃게 개체수 N=1,024, 512, 256..., 1마리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꽃게 개체수에 log2를 붙이면 값이 직선형이 되어 수학식으로 표현하고 계산하기에 쉬워진다.

N=210, 29, 28..., 20

log2(N)=10, 9, 8..., 0

이 경우 log2(N)은 한 달에 1씩 줄어들므로 X축을 시간이라고 하고 Y축을 log2(N)이라고 두면 그 기울기는 -1 이다. N에 log2 대신에 자연로그(loge, ln)를 취해도 직선형으로 바뀌는데, 이 때 기울기에서 마이너스(-) 부호를 떼어 양수로 바꾸어준 값을 순간자연사망계수(M)라고 한다. 가령 50% 사망률은 약 0.7의 순간사망계수에 해당한다.

일정한 확률 또는 비율인 사망률(또는 생존율)이 계속 곱해져서 줄어가는 꽃게 개체수는 로그(log)를 취하면 직선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그림 3>에 나타내었다. ①에서 보면 기울기가 자연사망(M)외에도 어획사망(F)도 같이 있는데, 이는 꽃게 개체수 N이 자연사망뿐만 아니라 어획으로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어기 동안에는 F=0이 된다. M도 죽을 확률이고 F도 잡힐 확률이라 확률끼리 서로 곱해주어야 하는데, Y축 N에 로그를 취하면 곱하기는 더하기로 바뀌므로 M과 F가 같이 일어나는 경우의 기울기는 더하기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M+F도 직선이 된다. ②에서 보면 M+F와 M의 기울기 차이를 알 수 있는데, M+F는 M보다 크거나 같으므로 M+F가 M보다 더 가파르다. 더 완만한 M은 파랑색으로 표시했다.

꽃게를 비산란기(2월)와 산란기(7월)을 금어기로 지정할 때 개체수 변동 차이.

개체군 증감에 미치는 영향 차이 없어

그럼 연초에 새끼 꽃게 1,000마리 있다고 했을 때, 금어기를 비산란기인 2월 한 달로 정하는 것과 산란기인 7월 한 달을 정했을 때를 비교했을 때 8월에 바다로 방출한 알 수가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그림 3>에서 ①은 금어기를 정하지 않아서 연중 사망률이 M+F로 일정한 경우다. 이 경우 1월에 1,000마리였던 새끼 꽃게는 8월 1일 90마리가 살아남으므로 방출 알 수는 90×100만=9,000만 개다. ②와 ③은 금어기를 연중 한 달씩 지정한 경우인데 ②는 2월에 ③은 산란기인 7월에 지정했다. 따라서 금어기 동안 어획이 없으므로 어획사망률 F=0이 되고 개체군 변화 기울기는 M+F에서 M으로 더 완만해진다. 즉 ②에서는 2월에 완만해지고 ③에서는 7월에 완만해진다. 7월에 금어기를 한 ③이 ②보다 개체수가 더 빨리 줄어들지만 8월 1일이 되면 살아남은 꽃게 개체수는 100마리로 같다. 따라서 바다에 방출하는 알 수는 100마리×100만= 1억 마리로 동일하다.

지금까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꽃게를 보기로 들었는데, 대구와 고등어 같은 물고기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원리이다. 따라서 알을 밴 암컷을 잡는 것이나 알을 배지 않은 암컷을 잡는 것이나 개체군 증감에 미치는 효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알이 당장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따름이지 산란기가 되면 알을 밸 것이기 때문이다. 알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밖에 없다. 또 산란기에 어획을 금지하는 것이나 산란기가 아닌 기간에 어획을 금지하는 것이나 그 날짜 수와 어획강도 또는 어획사망률이 같다면 개체군 증감에 미치는 효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물론 여기에 예외도 있는데 산란기에 특정 연령대 물고기가 대구처럼 진해만과 같은 얕은 연안에 몰려오게 된다면 산란기 어획금지는 어획강도를 낮추는 역할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산란기에 알을 밴 대구를 잡든 알을 배지 않은 암컷 대구를 잡든 그 개체군 전체가 낳는 알 수에서는 차이가 없다. 이런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산란기를 가지고 금어기를 정하는 것은 효과적인 수산자원 보호방법이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수산업법은 대부분이 산란기를 금어기로 지정하고 있는데 다른 사회경제적인 요인을 고려해서 금어기를 정하는 것이 더 낫다.

다른 생선요리와 마찬가지로 알탕을 맛있게 먹어도 된다. 알을 먹든 등살을 먹든 뱃살을 먹든 물고기 1마리가 죽었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알을 먹었다고 특별히 죄의식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알밴 어미 잡았다고 특별히 단속하고 처벌하는 수십 년 된 낡은 수산업법 조항은 속히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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