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관광의 핵심자원은 음식이다
어촌관광의 핵심자원은 음식이다
  • 박수진 우석대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객원교수
  • 승인 2020.03.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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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어촌이 달라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촌에 대한 수요가 달라지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밸’ 문화의 확산에 따른 관광시장 확대와 정부의 어촌관광정책에 힘입어 어촌이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촌관광은 어촌 고유의 자연자원을 활용해 관광·레저·스포츠 등의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관광영역에는 풍경 이외에도 축제, 특산물, 음식 등의 어촌문화를 담은 인문자원도 포함된다. 과연 어촌은 관광지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얼마나 있는 것일까?

해양레저가 가능한 어항이나 수산자원과 자연공간이 풍부한 어촌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으나, 온 삶을 바다에만 기대어 살아온 작고 낙후된 어촌마을의 주민에게는 꿈같은 얘기일 수도 있다.

어촌주민의 입장에서 볼 때, 어촌관광은 생산 공간인 마을어장과 삶의 공간인 마을을 관광객에게 온전히 내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을 다듬고 어촌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야 소득이 생기는 것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촌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방법이 관광산업이라고 하니, 이제 어촌은 수산물을 생산하는 전통산업 뿐만 아니라 휴양·생태·문화가 융합된 관광산업을 이끄는 역할도 해야 한다. 생산 기능에 관광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것은 바다를 국민과 공유하는 대신 어업 이외의 소득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동해, 남해, 서해가 뚜렷한 특징이 있어 어촌마을도 다양한 자원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식자원은 제철 해산물을 현지에서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관광에 있어 음식은 필수다. 국내여행객 소비행태를 보면 음식비 지출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이 어촌관광의 확실한 소득원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어촌음식의 실태는 어떠한가? 난립한 횟집 일색의 바닷가 풍경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고, 식사 때가 되어도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은 어촌도 수두룩하다. 밥집에서 기분 상하고, 마을에 찾아온 손님 배를 곯게 한다면 해안데크, 출렁다리가 아름다워 보일리 없다.

수산물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식재료로 우리 식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고, 향토성 짙은 음식으로 지역의 특색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에 어촌음식점은 메뉴, 위생, 서비스 등에서 개선해야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어촌관광을 소득사업으로 연결하려면 어촌이 곧 음식관광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소규모 어촌마을도 조리·판매 시설이 부족하면 집 대문이라도 열겠다는 각오가 서야 한다. 늘 그 자리에 있는 경관과는 달리 음식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만 감동은 오래오래 사람의 기억에 남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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