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선사회장 집유선고...참사재발 묵인 판결"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선사회장 집유선고...참사재발 묵인 판결"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2.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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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심해수색 추진해야

[현대해양]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와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폴라리스쉬핑 관계자의 선박안전법 위반 법원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2차 심해수색 추진을 촉구했다.

20일 국회정론관에서 정의당,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시민대책위 주관,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8일 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는 (주)폴라리스쉬핑 김완중 대표 등 7인에 대해 선박안전법 위반 1심판결에서 법원은 선사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부산해사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사 폴라리스쉬핑에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선박안전법 제74조 1항(법률 제12999호, 2015.1.6. 일부개정)이 스텔라데이지호(2017년 3월 31일 침몰) 사고를 통해 처음으로 위반 여부의 기준이 됐다. 앞서 검찰은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 ㈜폴라리스쉬핑은 스텔라데이지호, 스텔라유니콘호 등 개조노후선의 결함을 발견하고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영업이익을 위해 운항을 감행해, 그 결과는 참담한 선박 침몰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김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결함 미신고’에 대한 범죄사실만 유죄로 판결했고, ‘복원성 유지 위반’과 ‘선박검사 거짓 수검’에 대한 범죄사실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선박결함을 보고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수리를 완료했으며, 과거 범죄 전력이 없음이 감형사유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가족대책위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선박 결함을 확인하여 운항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대표가 아니라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있는데 결함을 미신고한 선사가 선박 결함을 자체적으로 수리했다고 하여 감형 사유로 참작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변했다.

또한, 피고인측이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침몰 자체는 죄가 아니라고 주장한 점과 관련해 가족대책위는 이에 국가는 침몰원인 규명과 유해수습을 위한 ‘2차 심해수색’을 시행하여 침몰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가족대책위는 국가는 이미 지급한 스텔라데이지호 1차 심해수색 비용(50억원)과 향후 지급할 2차 심해수색 비용(100억원)을 ㈜폴라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18일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첫 선고 이후 국회정론관에서 "현재까지 정부가 참사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이번 재판부는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에 대한 선사의 책임을 묻지 않고, 단지 배의 결함을 신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 법 위반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 나온 것이다"며,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에 대해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일은 지금도 먼 바다에 나가 일하고 있는 선원들의 노동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고 말했다.

아래는 20일 기자회견 발언문.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기자회견 발언문

사람이 죽고 실종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니, 검찰도 법원도 죽음의 책임을 묻지도 않습니다.

그저께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선사 폴리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 김춘만 부산해사본부장에 대한 1심 판결은 벌금과 집행유예였습니다. 죄목은 겨우 선박안전법 위반이었습니다. 사람의 죽음과 실종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안전법을 개정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대책은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바뀐 개정입니다. 이제 선박 결함을 발견하는 즉시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의무입니다. 그런데 판결은 집행유예입니다. 범죄자의 사정과 상황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이 무슨 미친 소리입니까? 이번 판결은 같은 참사의 재발을 묵인 아니 조장하는 판결입니다.

사람이 죽고 실종되었습니다. 죽지 않아야 할 사람이 죽었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일이 일어나면 당연히 그 일이 일어나게 만든 사람이 죽음의 책임까지 져야 합니다. 선박안전법을 위반한 폴라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는 살인을 했습니다. 직접 칼로 찔러야만 살인이 아닙니다. 수시로 문제가 생겼고 충분히 더 큰 사고가 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던 그런 배로 황천항해를 강요한 것도 살인입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지금 퇴선시키지 않으면 승객들이 죽을거라는걸 알면서도 도망을 쳤습니다. 그래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습니다. 사고가 예견됐을 뿐만 아니라 사고 후에도 사람을 구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안한 폴라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검찰과 재판부에 요구합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할 뿐만 아니라 폴라리스쉬핑과 김완중 대표를 살인죄로 기소하십시오. 법원은 이들을 살인죄로 처벌하십시오. 검찰과 법원이 법조문과 판례에 스스로를 가두고 죽음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제2의 세월호를 조장하는 것입니다. 같은 살인자라는 말입니다.

정부에 요구합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가 사람을 찾아 가족들께 돌려드리는 일을 방해하면 안됩니다. 여론을 호도하면 안됩니다. 지금 당장 실종자가족들께 사죄하고 실종선원들을, 우리 국민들을 모셔 오십시오. 코로나로 오도가도 못하는 우리 국민들을 정성껏 모셔오는 그런 대우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들과 가족들이 받지 말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며 실종선원 가족들의 염원을 짓뭉개는 관련 공무원들, 그런 자들을 이 정부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외교부와 청와대는 이제라도 남대서양 아래에 버림받은 우리 국민들을 모두 모셔오십시오.

언론과 시민들께서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온 날 가라앉은 것이 스텔라데이지호입니다. 세월호를 건져 올렸듯 스텔라데이지호와 함께 있는 실종자들을 모셔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책임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함께 하시듯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의 원인과 책임을 밝히기 위한 싸움에도 함께 해 주십시오.

2020년 2월 20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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