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양바이오산업 현황과 해양바이오산업 창조전략
국내 해양바이오산업 현황과 해양바이오산업 창조전략
  • 강길모 KIOST 융합연구전략실장
  • 승인 2014.02.19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의 해양바이오산업 수준은 초기단계
전략적 R&D 예산 투자로 단기간에 세계 수준 도달 가능

▲ 심해저 탐사가 가능한 6,000m급 무인잠수정 해미래

해양에 지구 생명종 80% 존재…‘3면 바다’ 대한민국 자원부국

해양에 지구 생명종 80% 존재…‘3면 바다’ 대한민국 자원부국
세계 선진 각국은 고도화되고 전문화된 연구개발체제 운용을 통한 전 지구적 해양공간 지배권 확대, 해양자원의 선제적 확보를 위한 경쟁 등 해양을 매개로 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세계의 이목이 점점 더 해양의 무한한 가치에 집중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사회의 해양투자 방향은 과거 수산과 해상교통,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 해양관광개발 등에서, 최근에는 해양생명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심해광물자원개발 등으로 투자 중심이 선회하고 있다. 특히, 해양생명자원 분야에 대한 투자가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해양바이오산업이 갖고 있는 무한한 성장잠재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생명체 연구 1% 미만에 그쳐

해양생명공학기술(Marine Biotechnology)은 해양 생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구조·기능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얻어진 지식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산업과 인류복지 증진에 응용하는 과학기술’을 총칭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해양바이오산업은 기술·정보·지식 집약형의 첨단산업으로서, IT산업 이후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지닌 핵심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양생명체는 에너지, 수산, 식품 등 전통적 부문은 물론, 신약, 신소재, 화학, 관광 등 관련  신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육상생물과 다른 유전적 정보를 갖고 있는 해양생명체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양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가치는 ‘블루 오션(Blue Ocean)’ 이라는 것이다. IT산업 이후 세계 경제를 선도할 ‘혁명’으로 해양바이오산업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양에 서식하는 생명종은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생명종의 약 80%에 해당하며, 학계에서는 1,000여만 종 이상으로 그 수를 파악하고 있다. 육상생물이 자원 공급의 한계에 봉착하고, 육상생명체를 통한 유용 신물질의 개발 또한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해양생명체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1% 미만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셈이다.

▲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연구 모습

BT(생명공학) 산업의 여러 분야 중에서 해양생명공학 분야가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해양바이오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초기의 연구단계라는 점과 해양생명체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해양소재를 통한 제품화 성공률은 약 1/6,000으로 약 1/13,000의 성공률을 보이는 육상생명체에 비해 2.2배가량 높을 뿐만 아니라, 1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미생물 등 육상과 다른 환경에서 생존하고 있어 신소재로서 활용 가능성이 농후한 생명체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해양바이오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그 자체로 다학제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 학문분야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지니며 IT, ET, NT 등 타 산업영역과의 융합연구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라는 점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미국 32% VS 한국 2%

GIA(Global Industry Analysts, Inc.)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12년 36억2,000만 달러로 2004년 28억3,000만 달러에 비해 약 28.1% 증가했으며, 향후 2018년까지 4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함으로써 매년 4.7%의 평균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기준 세계 해양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전세계 시장의 약 31.8%를 점유하고 있으며, 반면 우리나라는 약 2.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해양바이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신국가해양정책(1999년), 21세기 해양청사진(2004년), 해양·연안의 보호관리(2010년) 등 해양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해양생명공학 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해 왔으며, 이미 전세계 해양 미생물의 환경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해 1,800여 종의 미생물과 120만여 개의 유전자 발견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해양생물 OMICS(생물학 데이터의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실험 기법들의 통칭) 분석을 통한 IT, BT 융합기술 개발과 해양신소재, 해양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 유럽연합(EU) 국가들 또한 ‘해양생명체를 통한 신약 개발’과 ‘심해 생태계 조사 및 심해열수탐사’, ‘미생물의 분리와 유용물질 발효 생산’ 등을 중점 연구 분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 해양과학기술 로드맵 2050(2009년)’에서 해양생물자원연구와 해양생명공학기술을 전략적 우선 추진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해양경제발전시범사업에 따라 해양생물의약품, 신기능제품, 신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해양개발연구기구(JAMSTEC)와 해양생명공학연구소(MBI), 수산종합연구센터(FRA) 등을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추진하며,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아

우리나라는 해양바이오산업을 21세기 미래주도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양생물 유래 신소재,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해양수산부에서 2004년부터 본격적인 R&D 예산투자가 이뤄졌다. 지난 10년간(2004~2013) 약 1,600억 원을 투입해 연구논문(SCI 급) 1,400여 건, 특허 출원?등록 1,000여 건, 기술이전 24건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2013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도출된 국정과제인 ‘해양신산업 육성’ 부문에 ‘해양바이오 R&D 지속 추진 및 산업활성화 기반구축’, ‘신약 등 유용 신물질의 원천인 해양생명자원 신규 발굴 및 자원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세부과제로 포함돼 있어 해양바이오 산업 진흥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 추진경과

비록 우리나라가 해양생명공학 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왜냐하면, 해양바이오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R&D 예산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세계적 수준으로 도달이 가능하다. 물론 선진국에 비해 축적된 자원과 연구 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체계적으로 R&D 예산 지원으로 해양바이오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토대를 어느 정도 갖춰 놓은 상태이며, 향후 10년 계획인 ‘차세대 해양생명공학사업 추진계획(2014~2023)’을 통해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정부정책을 수립, 시행할 계획이다.

 

자원빈국? 생명종 80% 이상 바다에 있어!

우리나라는 육지 면적의 6배 이상의 해양과 내수면을 갖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관련 기술력을 겸비하고 있어 해양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특히,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 심해저 탐사가 가능한 6,000m급 무인잠수정 ‘해미래’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네 번째로 독자적인 무인잠수정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유용한 해양생명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해양생물과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개발기술, 해양탐사기술 등의 핵심 원천 기술을 비롯해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BT, IT 기술 노하우 또한 보유하고 있고, 논문·특허 등 지식재산권 발생규모와 시장규모 역시 동시에 지속적으로 성장해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해양개발을 통한 신산업 육성’이라는 국가적 현안과제를 풀어가고, 나고야의정서(2010년 제10차 CBD COP에서 채택됨.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로부터 발생한 이익 공유’에 대해 각 당사국이 입법·행정·정책적 조치를 취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2015년경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됨) 발효 이후 펼쳐질 각국의 자원 주권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바이오산업의 전략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자원 빈국’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는 삼면의 바다에 무궁무진한 해양자원을 간과했을 때의 이야기다. 지구 생명종의 80% 이상이 바다에 있으며, 해양생명자원은 무엇보다 미개척 상태다. 그 가능성을 얼마만큼 실현하느냐에 따라 ‘자원 부국’으로 발돋움이 가능하다.

▲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과제별 맞춤형 성과평가체계를 갖춰야

해양바이오산업이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유망한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가 되기 위해서는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개선사항에 대해 몇 가지 정책제언을 하면 첫째, 해양생명공학 분야 R&D 예산은 생명공학(BT) 전체 예산 대비 약 1.3%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장기투자로드맵 수립을 통한 안정적 예산 확보와 더불어 각 과제별로 당초 성과목표의 달성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후 다음 단계의 성과목표 및 추진계획을 보완하는 등 과제별 맞춤형 성과평가체계를 갖춰야 한다.

둘째는 해양바이오산업의 특성상 해양생물자원의 발굴과 핵심원천기술의 개발, 이를 이용한 응용기술의 개발, 그리고 개발된 자원의 산업화라는 전과정이 연계돼야 하기에 산업 전체단계에 참여하는 산·학·연·관 각 주체들의 개방형 연계체계 구축과 2014년 4월 개관 예정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충남 서천 소재)을 활용한 통합적 자원활용체제 구축도 필요하다.

셋째는 해양바이오산업 관련 유관 기업의 영세성과 낮은 산업화 수준이 극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수요를 최대한 반영한 과제기획과 기업이 실질적 사업수행 주체로 참여하는 민간주도형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역 R&D 센터 중심의 지역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넷째는 해양생명공학 분야는 태동기에 있는 신생분야로서 저변확대가 필요하나, 지난 10년 동안 연구개발 참여인력 현황은 좁은 연구자 풀(pool)과 학문후속세대 양성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해양생명공학 관련 연구자 이외에 일반 생명공학 분야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신진연구자의 진입이 용이하고 학문후속세대 양성이 가능토록 소액 다과제 형태의 과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10년 내 세계 해양바이오 시장 점유율 5%로 확대 가능

앞에서 언급한 해양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개선되고, 계획한 목표대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자된다면 향후 10년 동안 생산유발 1조1,000억 원, 취업유발 1만 명 등의 경제적 가치창출이 기대되고, 세계 해양바이오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2%에서 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현재 약 62%에서 85%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 강길모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융합연구전력실장
해양바이오산업 영역의 기술력은 아직까지도 미국을 포함, 전세계 어느 나라도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리고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30조 원 안팎이므로, 현재시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10%만 점유한다고 해도, 연간 2조~3조 원 규모의 시장을 우리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성과들은 국내에 관련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10년 내에 관련 산업을 이끌어 가는 기업창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