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의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정책
해수부의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정책
  • 윤분도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 승인 2014.02.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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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산ㆍ학ㆍ연 협력체계의 구축, 산업화 중심 기술개발 이룰 것

개관 예정 해양생물자원관 중심 네트워크 구축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우리의 경제성장을 책임졌던 동력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초기의 가발, 섬유 등의 경공업 산업에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 공업산업, 그리고 최근의 IT 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 경제의 발전에는 이를 이끄는 성장 동력산업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국민소득 2만 불의 시대에서 정체된 듯 보인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넘어 3만불 그리고 4만불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끌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굴이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이끌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의 하나로 해양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이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산업분야로 들릴 수 도 있겠지만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OECD는 이미 2006년에 생명공학에 의한 새로운 발견들이 IT 발전에 버금가는 편익을 인류에 제공하는 ‘바이오경제(Bio-Economy)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또한 OECD 생명공학분과에서는 2011년부터 주요 논의 주제로 ‘해양생명공학’을 선정해 해양바이오산업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미국, EU, 일본, 중국 등 강대국들은 미래 신산업인 해양바이오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에 발맞추어 해양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과 투자에 관심을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 해양바이오산업 토론회

해양바이오산업이란 ‘해양생명공학기술(Marine Bio Technology, MBT)’를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 유용물질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따라서 해양바이오산업의 정확한 개념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해양생명공학기술(MBT)‘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해양생명공학기술이란 ‘해양생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 구조 및 기능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얻어진 지식을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산업 및 인류복지 증진에 응용하는 과학기술’을 말한다. 한편, 해양생명공학기술의 근본이 되는 해양생물체(Marine Organism)란 ‘경제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거나 실제적 잠재적인 용도가 있는 해양미생물, 해양미세조류, 해양동물 및 해양식물을 뜻한다. 따라서 해양바이오산업이란 해양생물을 활용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상업적으로 유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하는 것이다.

식량·에너지·신소재·환경 분야 응용 가능

해양바이오산업은 우리 생활 전반에 넓게 활용 가능한 산업이다. 해양바이오산업의 응용산업분야는 크게 식량, 에너지, 신소재 그리고 환경 분야의 4분야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분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식량분야는 어류 및 패류, 해조류 등 인간이 식용으로 섭취하는 해양생물에 대해 해양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시키거나, 생육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응용 생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분야는 수산업의 발전에 활용되는 한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 및 시장규모가 실제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존재한다.

다음으로 에너지 분야는 최근 그 중요성이 증가해 투자와 기술개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해양바이오에너지란 해조류, 미세조류 등을 이용한 바이오 디젤, 바이오 에탄올의 생산 및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개발 등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산업 분야를 의미한다. 바이오에너지 산업은 곡물 자원의 1세대 바이오에너지, 작물의 줄기나 폐목재 등의 2세대 바이오 에너지에 이어 해양바이오에너지를 3세대 바이오에너지로 인식하고 있다. 기존의 육상 중심의 바이오에너지 산업은 전세계적인 곡물가의 상승, 산림자원의 훼손 등의 문제를 발생시켜 화석연료의 대체산업으로서의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따라서 아직 해양바이오에너지가 상업화 된 사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양바이오연료의 중요성은 한층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된다.

▲ 해양생명공학사업 성과인 고기능성 DNA 종합효소

다음으로 해양바이오신소재 분야는 그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고 시장규모 또한 가장 큰 분야다. 해양바이오신소재 분야는 해양바이오신약, 해양바이오생활신소재 그리고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의 세 부분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해양바이오신약 분야는 해양생물이 지닌 특이한 생리활성을 바탕으로 항생제, 항암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분야이다. 심해의 초고온·초고압, 바닷물의 높은 염도 등 육상과 다른 해양의 특이한 환경에 적응해온 해양생물은 육상생물이 지니지 못한 생리활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응용한 해양바이오신약의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해양바이오신약 분야는 해양바이오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분야로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해양바이오생활신소재분야는 해양생물을 활용해 기능성 식품, 기능성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분야를 말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클로렐라, 키토산 등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기능물질을 건강식품, 화장품 등에 활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 분야는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기능성 소재를 통해 타 산업에 활용 가능한 신소재를 만드는 산업을 의미한다.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섬유, 바이오의치공학용소재 등이 이 산업의 대표적인 신소재들이다.

해양바이오환경산업 분야는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생소한 분야이다. 이 분야는 해양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해양생태환경변화를 예측 감시하고, 해양오염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제반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를 말한다. 이 분야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심 및 투자가 부족한 분야이나, 향후 해양생태계의 중요성 증가에 따라 많은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이다.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의 해양바이오산업

해양바이오산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여러모로 우리나라에서 집중 육성하기에 적합한 산업으로 중요성을 갖고 있다.

먼저 해양바이오산업은 육상바이오산업에 비해 높은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있다. 육상생물의 사업화 성공률이 1/1만3,000 인데 비해 해양생물의 사업화 성공률은 1/6,000으로 육상바이오산업에 비해 약 2.17배 높은 성공 가능성을 지닌다. 기존의 육상생물 중심의 바이오산업에 비해 훨씬 더 높은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아 해양바이오산업은 육상에 비해 접근하기 어려운 해양의 특이성으로 인해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해양에의 접근이 과거에 비해 용이해진 지금은 해양바이오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 해양생명공학사업 성과로 얻어진 간기능 개선 인체시험용 시제품

또한 해양바이오산업은 아직 미개척분야인 신생산업 영역으로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R&D 투자 및 정책적 지원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에서 해양바이오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 독자적인 시장 창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확보하지 못한 원천기술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유용 신물질의 지속적인 발견과 원천기술의 확보가 가능하다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해양바이오산업은 좁은 육상 면적과 넓은 해양 영토를 가진 우리나라에 적합한 산업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 관할권의 넓이가 육상 영토에 비해 무려 4.5배 정도 더 넓다. 이는 우리나라가 좁은 국토면적과 높은 토지 가격으로 인해 원료의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던 육상바이오산업과 달리 해양바이오산업은 대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해양바이오 분야는 다른 나라와의 대등한 경쟁이 어려웠던 육상바이오의 한계에서 벗어나 선진국과의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해양바이오산업 분야는 BT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IT, NT, ET 등 타 산업 영역에의 파급효과가 매우 큰 분야다. 해양생명공학기술은 그 자체로 다학제적인 특성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 학문가의 융합연구를 통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양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IT?NT?ET 등 다른 분야의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바이오산업 시장 동향

GIA의 2013년 11월 보고서(Marine Biotechnology A Global Strategic Business Report)에 따르면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은 2004년 2,826백만 달러 수준에서 2013년 3,744백만 달러, 그리고 2018년에는 약 4,901백만 달러 수준으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해양바이오산업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은 약 9.5%로 타 유망산업의 성장률 전망을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낸다. 해양수산부는 2004년부터 마린바이오21사업을 시작으로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에 총 1,591억 원을 투자했다. ‘해양생명자원 확보 및 기초 인프라 구축사업’에 총 194억 원을 투자했으며, ‘해양생명공학기초 및 산업화 기술개발’에 총 1,397억 원을 투자했다. 해양생명자원 확보 및 기초인프라 구축 사업은 해양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국내외 해양생명자원의 확보 및 이에 대한 통합 DB구축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해양생명공학기초 및 산업화 기술개발은 유용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해 천연물신약, 바이오에너지, 바이오산업신소재, 바이오생활신소재 등을 생산하는 사업들을 진행했다. 지난 10년간의 투자를 통해 아래와 같은 연구 성과를 도출했으며, 연구 성과는 양적 질적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장 추세에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년(2004?2013)간의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정책 결과물과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으며, 크게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육성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해수부의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정책 방향

해양바이오산업은 그 동안 폐쇄적인 구조와 제한된 인력, 좁은 저변 등의 문제로 인해 그 성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산·학·연 체제를 통한 R&D 강화 및 산업 성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ITㆍNTㆍET 등 타 분야 연구자들과의 협업과제 신설, 지역 기반 R&D 및 중소기업 지원 사업 신설, 산·학·연 협의체 신설 등의 정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해양바이오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한 인력 풀에 의한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은 그 첫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논문, 특허 등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의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에 있어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는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였으므로 기술개발을 통한 산업 창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따른 것이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산업화를 목표로 한 기술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의 결과가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돼 매출액이 발생할 수 있도록 기획단계에서부터 산업화 가능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또한 산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서는 기업의 참여를 의무화시켜 기업의 기술수요에 맞는 기술개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올해부터 10년간 투자 확대

▲ 윤분도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국가 해양생물자원 수집·관리 및 이용 기반 구축의 구심점이 될 국립 해양생물자원관이 올해 개관할 예정이다. 국립 해양생물자원관이 개관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며, 관련 기관 간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해양생물자원관을 중심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해양생명공학 관련 연구기관과 전국의 해양생명공학 관련 대학, 그리고 관련 산업계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협력체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해양바이오산업은 당장의 가시적인 성장보다는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육성해나가는 산업이다. 아직은 관련 기술, 전문가, 시장 등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정부차원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해양수산부 뿐만 아니라, 관련 이해관계자,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해양바이오산업의 육성을 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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