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어떻게 자동차운반선 강국이 됐나
韓 어떻게 자동차운반선 강국이 됐나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2.1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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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글로비스, 글로벌 네트워크서 성과낼 것

[현대해양] 지난해 대부분 해운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침체 늪에 빠진 분위기에도 성장가도를 달리며 역대 최대 성과를 일궈낸 분야가 있었다. 바로 자동차운반선이다. 한층 풀이 꺽인 글로벌 자동차산업 분위기에도 어떠한 태세로 자동차 화주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지 그 저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번에 승용차 4,000~7,000대를 실을 수 있는 자동차운반선은 PCC(Pure Car Carriers, 완성차 운반선)와 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s, 완성차 및 중장비 운반선)가 대표적이다. 척당 신조선가가 7,000만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세계적으로 830여척이 운항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운반선 업체 규모는 기본적으로 자국 자동차산업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미 전세계 자동차 수출입 13%를 차지하는 일본의 자국선사들이 자동차운반선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사상 최초 100조원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입지를 넓히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배후에 둔 종합물류사 현대글로비스가 세계 5위권 내 고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선사별 선대가치 추이
▲선사별 선대가치 추이(배슬스밸류)

영국 선가평가기관인 베슬스밸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선대규모 및 선복량 기준으로 일본선사인 MOL이 58척 34만4100대, NYK가 62척 31만9800대, K Line이 55척 29만4400대로, 각각 1위와 3위 4위였으며, 현대글로비스는 34척 23만6300대 5위에 자리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분 20%를 보유한 유럽계 선사인 유코카캐리어스가 30척 21만5400대로 그뒤를 이었다. 선대가치에 따른 순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16억2000만달러로 4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일본선사 K Line(15억9500만달러) 보다 앞선 수치이다. 유코카캐리어스의 선대가치는 10억5200만달러였다.

이와 같이 세계 자동차운반선 시장 선두에 선 우리나라는 지난해 자국 물량에 더해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물량을 확보하며 눈부신 성과를 거둬들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전년대비 8% 신장한 18조2000억원의 매출(영업이익 8,674억원)을 기록했는데 자동차운반선 사업 분야(매출 2조500억원)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아닌 비계열사 물량이 53%를 차지했다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2001년 출범때부터 2010년까지 계열사 거래비중이 90%에 달했던 과거와는 사뭇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고, 일본이 독차지하고 있는 시장 여건에서 일궈낸 성과이기에 그 저력에 관심이 쏠린다.  

▲선박에 적재된 차량
▲선박에 적재된 해외 완성차

자동차산업과 궤를 같이 하는 자동차운반선 시장의 특성상 선사의 운송루트나 물동량은 자동차 생산물량의 수출 추이와 직결되므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 경쟁사의 정보가 없이 신규입찰이 있을때마다 기존 계약내용을 바탕으로 화주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운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속적인 자사선 및 용선 확보를 통해 운송 효율성을 제고하고 해외 영업망 확대를 위한 포석을 깔고 화주들의 관심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베트남, 인도, 중국에 해외지사를 설립했으며 미국에도 육상운송사를 구축해 사통팔달 막힘없는 글로벌 종합물류 체계로 도약하겠다는 자신감이 설득력을 높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도 신규영업을 위해 지속 경주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구축한 거점을 발판삼아 올해 육상운송 등 현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며 "유럽쪽 글로벌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비계열 화물 영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평택항 선적을 기다리는 현대·기아자동차

탄탄한 영업망으로 서유럽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화주의 고객들을 보유한 유코카캐리어스는 올해 매출액이 지난 2018년과 비슷한 1조 7,000여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한만큼 반드시 실적을 내겠다는 현대글로비스의 태세와는 달리 유코카캐리어스는 기존 화주들의 서비스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종대 유코카캐리어스 이사는 올해 사업방향과 관련해 “미중국간 관세문제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중동, 남미 정세가 불안정하여 자사 매출도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해는 기존 고객에 제공하는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치중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대외적인 불확실 속에서 연초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이 가동을 중단하고, 중국 수출입 물량이 정체되는 등 물동량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 국내 공장들도 대부분 가동이 중단되면서 당장 물량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나갈지 업체들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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