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휴암, 쉬고 또 쉬어가는 절집
휴휴암, 쉬고 또 쉬어가는 절집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9.05.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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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 휴휴암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의 관세음보살 바위.

 

 영동고속도로 끝 현남IC를 벗어나 좌회전을 하면 강원도의 3대 미항 중 하나로 손꼽는 남애항이 바로 나타난다. 남애항에서 다시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3킬로미터 쯤 가면 해안으로 나가는 작은 길옆에 ‘휴휴암(休休庵)’이란 표석이 서있다. 길을 따라 가면 금새 휴휴암의 전경이 거짓말 같이 눈앞에 펼쳐진다.

 휴휴암은 쉬고 또 쉬며 세상의 온갖 번뇌를 씻어낸다는 불가의 암자. 휴휴암이 생긴 지는 그리 오래지 않다. 1997년, 바다위에 누워 있는 부처님 형상의 바위를 발견하여 암자를 지었고, 이를 보러 많은 불자들이 찾으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 휴휴암 입구 주차장에는 승용차와 함께 대형 관광버스도 많다.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로도 많이 찾는다는 얘기다.  

 

△ 연화대라 부르는 너럭바위.

 

암자나 절은 대체로 깊은 산속에 있기 마련인데, 휴휴암은 큰 길에서 멀지 않은 데다 볼거리가 많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불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 절벽 아래에 편안하게 누워있는 관세음보살 바위를 비롯해서 거북바위, 발바닥바위, 발가락바위, 알바위 등 오랜 세월 풍상이 만들어낸 기암괴석이 자연그대로의 볼거리이고, 굴속에 차려진 굴법당과 법당 벽에 거려진 화려한 불화, 금으로 입혀 놓았다는 대형 범종, 바다를 등지고 있는 대형 미륵불상도 좋은 볼거리가 된다.

 휴휴암 입구인 불이문으로 들어서면 대웅전 격인 묘적전과 굴법당이 보이고, 바닷가 절벽위에 세워놓은 비룡관음전 옆으로 널찍한 너럭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연화대다. 비룡관음전과 연화대 사이에는 생뚱맞게 민가와 앙증맞은 포구가 있는데, 사찰 속에 또 다른 세계를 연출하는듯하여 이채로운 느낌을 준다.

 연화대는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연신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데, 그 가운데에서 합장하며 불공드리는 불자들, 가장자리에서 치어를 방생하는 불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방생을 위해 연화대 유리 수족관에는 항상 치어가 준비되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누구나 방생 할 수 있는 것이 휴휴암의 또 다른 특징. 연화대는 불자들이 대규모로 법회를 여는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 방생용 우럭치어, 항상 준비되어 있다.
△ 불자들이 우럭치어를 바다로 뱅생하고 있다.

 

 

 

 

 

 

 

 수년 전만해도 휴휴암은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는 암자였다. 법당과 공양간 뿐이던 그 작은 암자가 이제는 규모가 큰 사찰로 바뀌어 가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그 까닭을 한번쯤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어자원의 고갈로 어촌관광소득사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촌은 바다와 그 바다와 어우러지는 해안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 휴휴암은 불자들이 찾는 불가의 사찰이기는 하지만, 휴휴암의 어제와 오늘의 달라진 모습은 우리 어촌관광사업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휴휴암은 관광회사의 버스기사들이 즐겨 추천하는 곳이기도 하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휴휴암에 들리면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해변 사찰의 독특한 분위기가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쉬고 또 쉬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곳이 휴휴암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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