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 백년지대계 해양·수산 교육을 짚어보다] 수산업 살리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기획시리즈 - 백년지대계 해양·수산 교육을 짚어보다] 수산업 살리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02.1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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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수산업 전문성 이어나가는 ‘수산경영대학과정’

[편집자주] 어촌의 고령화 및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면서 수산업 종사자들의 전문성을 이어나가기 위한 해양·수산 교육기관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산혁신2030(지난해 2월 해양수산부에서 수산업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확정한 계획), 어촌뉴딜300사업(해양수산부의 국책사업으로 전국 300개의 어촌·어항 환경을 개선 및 현대화하는 사업)등으로 수산업의 혁신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수산업 전문가’ 양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산업 종사자 및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해양·수산 비학위 과정인 ‘수산경영대학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위 과정을 진행하는 대학교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수산경영 대학과정은 전문성 있는 수산업 경영자 및 종사자, 어민 후계자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1981년부터 어업인 교육훈련 및 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어업인 교육훈련에 속하는 수산계 학교 지원을 위해 3년 단위로 지자체(대학)의 사업을 평가하여 수산경영 대학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각 해양수산분야 전문대학이 추진하여 모집되는 수산경영 대학과정은 △수산벤처 과정 △수산업전문가 과정 △최고수산경영자 과정으로 구성돼있으며, 교육과정은 크게 △강의 교육 △국내 견학 실습 △국외 견학 실습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산벤처 과정]

수산벤처 과정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산업에 접목시켜 수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갈 벤처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한국수산벤처대학이 수산벤처 인재 육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산벤처대학

수산벤처대학은 전라남도와 조선대학교, 완도군이 공동설립하여 2007년 처음 벤처과정을 진행했다. 올해 제 14기 신입생을 모집하는 한국수산벤처대학은 만 60세 이하의 전국 수산인을 대상으로 수산벤처에 관심이 있고 수산업을 경영(종사)하고 있는 자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다. 수료생에게는 한국수산벤처대학에서 모집하는 최고수산경영자과정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수산업 전문가 과정]

수산업 전문가과정은 분야별 전문특화 교육을 통해 수산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경상대학교, 부경대학교, 한서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은 도내 수산업 관련 경영자 또는 종사자, 도내 수산양식 및 가공업체 운영자 및 종사자, 도내 패류 양식 및 가공업체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패류양식가공 전문가 과정’을 모집하기 위한 수산업 전문가 과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는 6개월간의 교육과정으로, 지역 수산업 경쟁력 향상 및 HACCP 전문교육과정을 통한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목표로 한다. 수료생에게는 수료증과 우수자에게는 해양수산관련 기관장의 표창이 수여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부경대학교

부경대학교는 부산 지역 수산업계의 현직 수산 가공업 경영자와 종사자들에게 최신 수산기술 동향을 전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2년부터 수산업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교육내용은 △수산식품 개발을 위한 ICT 기술 △수산가공 최신 기술 동향 △HACCP 실무 △수산물 수출현황 및 유통마케팅 전략 △국내외 연수 등이며, 수료생에게는 부경대학교 총장명의 수료증이 교부된다.

한서대학교

충남 수산자원연구소와 한서대학교가 협약을 통해 수산업 전문가 양성과정 강좌를 개설했다. 수산업에 종사하거나 수산물 가공 및 유통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이 수산업 전문가 양성과정의 대상자가 되며, 이들에게는 어패류 양식 및 기타 수산관련 지식에 관한 교육과 국내 및 해외견학의 기회가 주어진다.

 

[최고수산경영자 과정]

수산업에 대한 리더급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 경영자 양성을 위해 개설됐다. 강릉원주대학교, 경상대학교, 군산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한국수산벤처대학)에서 위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대학교는 최고해양수산업경영자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원주대학의 농수산인 교육원은 강원도 농수산최고경영자 교육을 위해 설립됐으며, 1996년부터 24년간 농수산업 지도자 및 최고경영자를 배출하고 있다. 강원도 내의 어민 후계자, 어촌계원, 해양수산업 관련업 및 기관 종사자에게 지원자격이 주어지며, △어선정책 △강원도 수산업의 미래와 발전방향 △해양러제와 어촌관광 활성화 △주요 양식어종 질병 △해양쓰레기 실태 △일반교양 △국내외 연수 등의 교육이 진행된다.

경상대학교

경상대학교에서 모집하는 최고수산업경영자과정에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대상은 2019년 12월 31일 이전까지 수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어있는자(어업인 후계자, 전업경영인, 선도우수경영인) 및 해당지역 내·외 수산업 종사자 또는 경영자이다. △수산전문기술 △경영능력 등의 교육이 진행되며 이수자에 한해 대학총장 명의의 수료증 수여 및 동문회 가입, 수산업경영인 신청 시 우선기회가 부여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군산대학교

해양수산부와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위탁 운영하는 최고수산경영자과정은 올해 20여 명의 어업인을 지원자를 모집할 예정에 있다. 모집 대상자는 충남도내 수산업 관련 어업자(경영자) 또는 어업종사자로써 전문 교육 수강을 희망하는 자이며, 교육 이수자에 한해 수료증 수여, 정부 투·융자지원사업 안내, 해양수산관련 기관장의 표창 수여, 경영인 상호교류체계 활용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전남대학교

해양수산부 및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2010년 3월 설치된 전남대학교 최고수산경영자과정은 전라남도 내 수산업경영인 및 수산업 종사자, 수산해양산업 관련 업무 종사자로써 업무수행에 동 교육과정이 필요한 자, 우리나라 해양수산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에게 해양수산정책, 경영관리기법 등 해양수산 전반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교육한다.

한국수산벤처대학

한국수산벤처대학의 최고수산경영자 과정은 동 대학의수산벤처과정을 수료한 수강생에 한해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제주대학교

제주대학교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해양수산업 경영인 및 어업인 등을 대상으로 최고해양수산업경영자과정을 모집한다.

해양수산경영인, 어업인 후계자, 어촌 지도자 그리고 해양수산업 관련 기관과 조식에 종사하는 자에게 지원자격이 주어지며 △해양수산업 관련 분야 △정부수산정책 및 리더십 △재무관리 △건강관리 △교양강좌 △국내외 연수 등의 교육이 진행된다.

 

어민 위한 교육 맞나… 모집 대상부터 제각각

어민 및 어업인 후계자를 위한 교육이지만 실제 교육생은 수협 관계자 및 해양·수산 분야의 기업인이 더 많아 본래 취지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수산경영대학과정은 ‘어업인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어업인 및 수산계 종사자’를 모집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어민보다 더 많은 인원의 수산계 기업인, 수협 관계자들이 수산전문가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

제주대학교 최고해양수산업경영자 관계자는 “올해의 지원자들 중 어민보다 해양· 수산 관계 기관의 종사자가 더 많아 아쉬움을 느꼈다”라며 교육 목적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한편, 일부 대학에서는 모집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공무원도 최고수산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고 밝혀졌다. 즉,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해외선진지 견학 및 국외 연수’과정에 공무원 및 기업인까지 국비를 지원받아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모집대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라며 “앞으로의 교육생 모집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일축했다.

 

국책사업으로의 지원 필요해

어민 이외의 수료생이 대량 배출되면서 프로그램의 본 목적인 어업인 후계자의 대를 잇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교육을 위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릉원주대학교의 최고수산경영자과정 관계자는 “어민들의 교육열과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질 높은 프로그램을 위한 강사를 모시려고 해도 거리상의 문제로 발생하는 교통비와 강사료를 충당하기에는 예산의 부족함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전남에 위치한 한국수산벤처대학 관계자 역시 “먼 거리에서 강사를 모시기에는 많은 예산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때문에 주로 광주나 전남 근처의 강사를 모시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그램 진행에 사용되는 예산의 기준 또한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강릉원주대학교 최고수산경영자과정 관계자는 “인원이 미달되어도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해양수산부에서는 인원 미달 시 일부 예산을 다시 돌려내라는 식”이라며 예산 분배로 발생되는 교육 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박종운 전 부경대학교 수해양산업교육과 교수는 “‘수산업은 영세하다’라는 인식이 강해 국가의 자유시장 경제논리에 부합하는 지원책으로는 지속적인 어민 후계자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책 사업으로 대폭적 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박 교수는 “수산분야는 해양이나 해운과는 차별적 특성을 가진다”라며 “수산분야의 전문성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대학교육 뿐 아니라 수산계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부터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촌과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올바른 수산교육 지원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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