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해양수산계 인사 누가 뛰나
4·15 총선 해양수산계 인사 누가 뛰나
  • 박종면기자
  • 승인 2020.02.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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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전문가를 국회로” 요구 어느 때보다 강해

[현대해양]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해양수산계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양수산에 깊은 애정을 가진 현장형 전문가를 뽑아 여의도로 보내자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과 제도로 많은 이들이 고충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고 심지어 범법자가 되는 경우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김영철 연안어업인연합회 집행위원장은 “현장의 실태를 간과한 추측과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가 국회로 입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직 국회의원 중 해양수산계 인사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정유섭 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전남대 대학원 수산과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주승용 국회 부의장 등의 의원들이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영춘·유기준·이주영 등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현직의원들도 해양수산계 현실을 잘 아는 친(親) 해양수산 인사로 분류된다.

1월 31일 현재 해양수산계에서는 이들 외에도 어촌지도직 출신의 이영호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 강준석 전 해수부 차관, 이인곤 전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이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한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겸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장, 최상덕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교수 등은 비례대표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디에서 어떤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지, 몇 명이나 당선될 수 있을지 들여다보자.

 

해수부 출신 약진

먼저, 현역의원부터 살펴보면 정유섭(66) 자유한국당 인천 부평구갑 국회의원을 꼽을 수 있다. 정 의원은 해수부 공무원 출신으로 국립해양조사원 원장, 인천지방해양청장 등을 지냈다. 그는 ‘해양교통안전공단법’을 대표 발의해 지난해 선박안전기술공단이 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출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승용(68) 바른미래당 전남 여수시을 국회의원은 4선으로 20대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주 의원은 전남대 대학원 수산과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에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13년 한국선주협회 등과 함께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등 ‘해양대 정원 증원’ 운동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후보 국민통합추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해양수산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강준석(57) 전 해수부 차관은 관료 출신으로 이번 공직선거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해수부 수산정책실장(1급)과 국립수산과학원장을 거쳐 차관까지 올랐다. 부경대가 위치한 부산 남구갑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영국 Hull대학교 수산학 박사(자원경제분야) 학위자다.

부산 남구갑 선거구는 자유한국당 중진 김정훈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곳이다. 그런데 김 의원이 현직의원으로서의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 강 전 차관은 무주공산이 된 이 곳이 “해볼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 전 차관은 출근길 인사, 경로당 방문 등으로 유권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前 의원 와신상담(臥薪嘗膽)

이영호(61) 전 국회의원은 제17대 국회에서 활동한 수산인이다. 이 전 의원은 부경대에서 수산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원외임에도 윤준호 국회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전의원은 “농수산업을 대변할 수 있고 정책을 잘 펼 수 있는 실력 있는 전문가가 국회에 나가야 되지 않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는 ‘생명산업 본고향 해남·진도·완도 지역 농림·축산·수산 전문가’임을 사회관계통신망(SNS)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 지역 현역은 대안신당 윤영일 의원(초선)이다.

전남 나주시·화순군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인곤(61세) 예비후보는 수산청 시절 기술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목포 부시장으로 공직을 마감한 인물이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 때에는 김 신품종 개발에 앞장섰으며, 목포 부시장 시절에는 대양산단에 김 가공공장 등을 유치하는 등 수산식품수출단지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그는 같은 당 4명의 후보들과 치열한 경합을 먼저 벌여야 한다. 눈에 띄는 경쟁자는 현 정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낸 신정훈 전 국회의원이다.

작년까지 농협중앙회장을 지낸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위 김병원 위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곳 현역의원은 같은 당 손금주 국회 농해수위 위원으로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이라 할 수 있다.

 

비례대표도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겸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장은 수산계에서 가장 많은 천거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1월 31일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만약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면 대형선망수협과 부산공동어시장이 있는 부산 서구·동구 선거구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 곳은 유기준 전 해수부 장관의 지역구이다 보니 만만한 곳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 전 회장은 지역구보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희망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당에서 기다려보라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근황을 밝혔다.

비례대표 후보 물망에 오르는 이들도 있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수산계에선 최상덕(56) 전남대 수산해양대학 교수(전 학장)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추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김영철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집행위원장은 수산 전문지 기고, SNS 등을 통해 “우리를 위해 일해 줄 해양수산 전문가를 우리 손으로 선출해 대의정치를 실현하자”고 제안했다. 이들 어업인들은 비례대표 추대를 위한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세력 결집에 나섰다.

어업인 비례대표 추대를 위한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을 개설한 김태형 씨는 “21대 국회의원은 어촌, 어민, 수산인, 수산업을 위한 수산전문가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전 해수부 장관도 親 해양수산 전문가로

전직 해수부 장관들도 친(親) 해양수산 인사에서 빼놓을 수는 없다. 해양수산을 잘 알고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역대 최장수 해수부 장관으로 이름을 올린 김영춘(58) 직전 장관은 부산진구갑에서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영춘 전 장관은 어촌뉴딜300,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수산혁신2030계획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추진해 어촌, 해양수산업 등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어촌뉴딜300사업은 300개 어촌을 대상으로 3조원을 투입, 개발사업을 실시하는데 이는 어촌분야에서 짧은 시간에 최대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어촌개발사업이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은 한진해운 붕괴 이후 우리나라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산혁신 2030계획은 2016년 67조원이던 수산업 전체 매출액을 2030년 100조원으로, 2017년 4,900만 원이던 어가소득을 2030년 8,000만 원으로 끌어올리고, 매년 3,300개씩 2030년까지 4만 개의 수산 일자리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주영(69) 전 해수부 장관. 이 전 장관은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의 장관으로 사고 수습을 위해 진도에 오랜 기간 머물렀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장관은 세월호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의원으로 제20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을 맡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유기준 전 해수부 장관은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 부산지역 최다선(5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장관 재임시 어업인 소득 향상과 수산물 수출 기반 조성 등 수산업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전 장관 시절 어업인들의 생활안정과 수산업의 생산력 증강을 목적으로 어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수산정책자금 금리 인하를 추진하며 어업인의 경영난 해소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수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이 가시화 될 수 있도록 수협법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하는 등 수협의 체질 개선을 통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활발한 상임위 활동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의원도 친 해양수산 인사에 포함된다. 특히 황주홍(68) 위원장의 당선 여부는 해양수산계 큰 관심사다. 황 위원장은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로 출마, 3선에 도전한다.

황 위원장은 ‘승선근무예비역 제도 유지 촉구 결의안’을 상임위원회에서 채택하는 등 해양수산계를 위해 앞장서서 문제해결에 나서고자 했다. 황 위원장은 한국 해운의 재건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해운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지원 촉구 결의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연안지역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해양치유 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그가 발의한 것이다. 이처럼 황 위원장은 20대 국회 동안 활발한 입법활동으로 약 700건의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이 중 185 건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부산 유일의 농해수위 의원 자처

농해수위 의원 중 친 해양수산 인사로 꼽히는 이로 윤준호(53)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윤 의원은 해양수도 부산의 유일무이한 농해수위 위원이다. 그는 이영호 전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의원은 해양미세플라스틱, 해양레저산업, 굴 패각 자원화 문제 등에 대한 토론회, 간담회 등을 주최하며 해양수산 분야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 국정질의 등을 통해 어촌뉴딜 300사업, 국내 항만분야의 신북방정책 진출 필요성, 해양쓰레기 해결방안, 중국산 드론의 정보 유출의혹 문제, 산지태양광 안전문제, 중국어선 불법조업, 항만공사의 방만한 명예퇴직금 지급 문제를 지적하는가 하면, 어촌·수산 분야 사업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어촌공사를 강하게 질타하고 이 분야를 분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으로 당 안팎 여러 곳에서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윤 의원 지역구는 부산 해운대을(반여1·2·3·4동, 재송1·2동, 반송1·2동)이다.

서삼석 국회의원(59, 전남 영암·무안·신안)도 친 해양수산 인사로 분류된다. 서 의원은 지역구가 천일염 주산지인만큼 “소금처럼 변함없는 자세로 서민과 소수약자, 농수산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외치고 다닌다. 그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통해 ‘해양생태축’에 대한 구축 및 관리대책 수립·시행을 국가 등의 책무로 규정하고, 설정 및 관리를 위한 규정을 신설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구조 및 기능 유지가 필요한 중요해역의 통합관리를 통해 해양생물 다양성 증진 및 해양생태계 기능 유지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그는 어촌형 사회적경제 실현 위한 토론회, 해양쓰레기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는 또 국감을 통해 해수부 R&D사업의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서 관행적 예산편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계속사업을 정비하고 어촌 고령화, 수산자원 감소 등 당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급한 R&D 과제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누가 웃을까?

오영훈 국회의원(52. 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은 한반도수산포럼(회장 오태곤)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는 친 해양수산 인사다. 오 의원은 수산업경영인연합회에 의해 2018년 우수 국감의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의원은 2023년이면 더 이상 어가가 재생산되지 않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람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기 위한 패러다임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방소멸위험지수 계산법’을 어가인구에 대입해 계산·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2023년 무렵이면 어가에 어린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는 농가의 소멸보다 더 빠른 속도라는 것.

국정감사에서 수산업과 어촌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국회의원 중에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시·고성·양양군)이 있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과 함께 수산경영인들에 의해 우수 의원으로 선정됐다. 이양수 의원은 항생제 기준치를 초과한 수산물 중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발암성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 등이 검출됐음을 지적하며, 수은이나 카드뮴, 비소, 납 등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전량 폐기처분해야 하지만 용도전환이라고 해서 가축 사료용이나 검역수준이 낮은 국가에 팔고 있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바닷모래 채취의 부당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락여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장 중심의 전문지식을 갖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해양수산 전문가가 국회로 입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결과적으로 해양수산계에서 몇 명이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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