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 ‘해양치유’
바다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 ‘해양치유’
  •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 승인 2020.02.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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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햇볕이 작렬하는 한여름, 바닷가로 피서를 떠나면 물놀이도 좋지만 백사장에서 즐기는 모래찜질 또한 기분 좋은 체험이다. 얼굴만 빼꼼히 내민 채 땡볕에 달아오른 모래로 온몸을 덮으면 뻐근했던 허리, 어깨가 죄다 풀리는듯하다. 인근에 해수탕이 있으면 빼놓을 수 없는 필수여행코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뜻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느끼는 몸과 마음의 평온이 비단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생명의 근원인 바다가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참으로 많다. 건강한 먹거리는 물론, 생활에 필수적인 많은 자원이 바다에서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바다를 통해 수송하지만, 바다가 없었다면 세계 무역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다의 선물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 재활에 도움을 주는 ‘해양치유’이다.

 

대체의학으로

일찍이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바다가 갖고 있는 ‘치유의 힘’에 주목하여 해양치유를 발전시켜 왔다. 해양치유란 갯벌, 염지하수, 해양생물과 같은 해양자원을 활용하여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경우 해양관광·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융복합한 해양치유산업을 통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해양과 함께 산림, 온천 등 자연자원을 활용한 치유산업을 19세기부터 육성해 온 결과, 오늘날 약 45조원 규모의 시장과 4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의료보험까지 적용되는 대체의학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톡톡히 거두고 있다.

 

한국, 해양치유산업 적지

아름다운 경관과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지닌 우리 바다도 세계 5대 갯벌을 비롯하여 우수한 해양치유자원들을 많이 갖추고 있어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해양치유산업의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비염이나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환과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양치유산업의 육성 필요성도 커졌다.

 

해양치유산업 육성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7년부터 전남 완도(해조류), 충남 태안(천일염), 경북 울진(염지하수), 경남 고성(해양기후·경관) 등 우수한 해양치유자원을 갖춘 지자체 4곳을 협력 지자체로 선정하고, 해양치유산업의 육성을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까지 전국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8개 해양치유자원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우리나라의 갯벌, 소금, 염지하수 등은 각종 염증과 통증의 완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경관이나 파도소리 또한 스트레스와 불면증, 귀울림 현상 완화 등에 효과적이다.

지난달 9일에는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해양치유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 근거도 마련되었다.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우리나라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활용하여 해양치유 분야를 신해양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법률로, 해양치유자원 실태조사와 해양치유지구 지정 및 치유지구에 대한 지원근거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휴식과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을 위한 해양치유산업 발전의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까지 해양치유거점 조성

이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한 우리나라의 해양치유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인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계획’을 마련하였다. 먼저, 2024년까지 협력 지자체 4개소에 해양치유센터를 중심으로 한 해양치유거점을 조성하여 산업화 선도 사례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2022년에는 전남 완도에 국내 최초의 해양치유센터가 설치·운영되고, 2024년부터는 태안, 울진, 경남 고성까지 전국 4곳에서 해양치유센터를 통해 해양치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해양치유 관련 상품 개발과 창업 지원 등을 통한 산업 생태계 구축, 전문적인 해양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 양성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해양치유 체험 누적 인원 100만 명, 1,900명의 고용유발 효과뿐 아니라 약 2,7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급효과 큰 미래산업

해양치유산업은 의료, 관광, 해양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까지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미래산업이다. 또한, 해양치유 목적으로 지역에 방문한 사람들이 숙박, 쇼핑, 관광 등을 함께 즐긴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해양치유산업이 하루빨리 활성화되어 국민 모두가 바다가 주는 ‘치유의 힘’을 함께 누리고, 연안·어촌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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