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3분기 흑자 전망”
현대상선, “3분기 흑자 전망”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1.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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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선-디얼라이언스 쌍두마차 타며 성과기대...
배재훈 사장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21일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재훈 사장.
21일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질의 듣는 배재훈 사장.

[현대해양] 한국 해운재건의 주역인 현대상선의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수년째 적자 늪에서 제자리 걸음을 반복중인 모양새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박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쏠린 이목에도 언론접촉을 최소화했던 현대상선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지난 21일 현대상선은 연지동 사옥에서 배재훈 사장과 각 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첫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재훈 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세계 3대 해운동맹) 정회원 가입과 신조 VLCC 5척 인수 등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든든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2020년은 재도약의 원년으로 올 3분기에는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에 더해 초대형컨테이너선박 시너지가 나오면서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5년 2분기부터 18분기째 연속 적자 고리를 끊는다는 발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지금껏 전열을 정비하고 대반등의 중대기로에 섰다는 현대상선이 예상한 시나리오는 어떠한지 간담회 주요 질의, 응답을 정리했다.

 

당장 올해 1, 2분기도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데 반년이 지나 3분기가 변곡점이 될 수 있겠는가?

드류리(Drewry) 등 해운분석기관에서 전망하는 공급, 수요, 운임예측, 벙커비용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조심히 3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예측하고 있다. 해운분석기관에서 선복량이 3.2%, 물동량은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맹신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Head-haul(수송화물)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다소 용이하겠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오는 Back-haul(귀로화물)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이에 중국발 영업인력을 영입하는 등 지역별 전문가들을 확충했다.

선복량 부분에서는 올해 스크러버를 탑재하지 않은 노후 중고선이 선사들의 경영압박을 가중시키면서 빨리 폐선될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된다.  

초대형선박을 필두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디얼라이언스 대열에 합류하면 당장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시기가 필요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이후인 3분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만4,000TEU급 선박은 컨테이너박스 당 연료소모량이 1/2이 안될 정도로 효율적이어서 비용 감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한편, 초대형선박과 관련해 현재 국내 전문인력이 없어 선장, 일항사를 중심으로 1년정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연초부터 미-이란간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물동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면 3분기께 지금까지의 전사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다.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세금, 용선료, 이자 등을 제한 경상이익에서 흑자를 낸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5% 개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나?

기존의 해운동맹인 2M에서는 항로결정, 기항지선정에 있어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못냈지만 이제는 다르다. 협의를 통해 선복을 나눠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동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디얼라이언스와 관련돼 딱 한 가지 차별받는 점이 있었다면 선사가 지불 못한 하역료, 벙커 비용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구조펀드에 자사가 다소 높은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4월까지 남은 지금의 시기가 중요하다. 현재 2M으로부터 9척의 선박이 반환돼야 하고 자연스럽게 디얼라이언스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1월 기준 자사 선박 72척 중 대형선 위주로 35척이 디얼라이언스 서비스에 투입된다. 전체 운용 선복양은 2M때 비해 20% 증가된 규모이며, 구체적인 선복 배정 비율은 거의 가닥이 잡혔다.

특히, 초대형선박 12척이 자사의 주력항로인 미주 태평양이 아닌 모두 유럽항로에 투입되는데 미국 항구에는 2만4,000TEU급 선박 입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럽항로 선대가 기존 11척에서 12척으로 늘어나게 되면 운항속도를 경제속도로 맞춰 벙커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미주항로의 경우 기존 11개 노선에서 16개 노선으로 확대, 구주항로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8개 노선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1만5,000TEU급 선박이 미주항로에 투입된다. 다만 최근 파나마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대형선박의 운하 통항에 제동이 걸린다면 지중해쪽으로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얼라이언스에 포함되지 않는 선박들은 단독으로 서비스 중인 중동항로, 인도항로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자구의 노력이 있었나?

급변하는 해운업황에 변동 속에서 자체적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불필요한 서류업무를 줄이고 사이버 미팅을 진행했다. 특히, TEU당 50달러 수익 개선 등 비용절감 프로젝트들이 가시적인 손익개선의 성과를 이뤄냈다.

환경규제대응 및 영업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1년 경영계획을 세워도 수없이 손봐야하는 형국이다. 이에 자사는 전담할 SWAT실, 물류서비스전략TF를 신설하고 외부에서 각계 전문가들을 영입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지금은 지속 경영이 가능한 회사로 만들고, 초대형선이 도입되기 전까지 재무개선을 위해 모든 임직원들과 함게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단계이다.

하지만 고개만족 넘어 고객 감동에 방점을 찍으면서 직원 만족을 등한시 한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임직원들의 희생이 요구되고 있지만 흑자를 내면 승진, 급여, 복지도 조정될 것이다.  

 

경쟁사들이 디지털화와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에 관심을 집중하는데 현대상선의 전략은?

해운의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화라고 본다. 이에 관해 자사나 경쟁사도 같은 출발선에 선 상황이다. 

자사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7월 개시를 목표로 하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가칭 NEW GAUS)'을 구축 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당사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한 블록체인, AI, IoT 등 IT 신기술 접목과 Smart Ship 개발 등 다원적인 시각으로 폭넓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IT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은 결국 데이터를 공유하자는 것인데 중간 포워더들이 당장 힘들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이것을 감안해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강구하고 있다.

우리가 IT강국이라고 해서 븍록체인 분야에서 선두자가 될 당위성은 없다고 판단된다. 사실 자사는 선진국의 블록체인 플렛폼에 언제든지 참여해 서비스할 수 있는 태세이다. 'Fast Follower' 스탠스로 시그널을 읽으면 덴마크(MAERSK), 프랑스(CMA CGM), 스위스(MSC)을 단번에 앞지를 수 있다.

 

초대형선박 거점이 될 부산항 신항 관련 전략은?

자사의 전체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선 부두 5~6개 정도가 요구되지만 현재 3개에 그치는 실정이다. 더욱이 현재 자사가 운영권을 가진 2-2부두와 2-4부두사이 간극 때문에 양적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근거리 왕복하는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되고 있다.

부산항 신항도 지금과 같은 판도에 경종을 울리고 얼라이언스별로 재편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서히 2-5, 2-6부두 중심으로 거점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며 2-2, 2-4부두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 검토할 방침이다.

 

스크러버로 환경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 중국, 유럽에서 개방형 스크러버 선박 입항을 불허하는 양상이다.

고유황유와 저유황유 가격이 벌어질수록 유리한 상황이고 빨리 스크러버 비용을 보전할 수 있다. 최근 가격차가 300달러 정도 되다보니 유리한 상황인 것으로 본다.

한편, 중국과 유럽에 입항하는 초대형선에는 개방형(대양)과 폐쇄형(연안)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탑재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사명변경 건은 어떻게 마무리 돼 가나?

해운재건이라는 기치 아래 과거 이미지를 걷어내는데 새로운 명칭으로 변화를 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동안 내부, 외부, 해외 리더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사원간담회, 이사회를 거쳐 2월중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될 예정이다. 이후 각 선박들에 페인팅되고 대내외적으로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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