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씁쓸했던 KMI 전망대회
올해도 씁쓸했던 KMI 전망대회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01.16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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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강의 수준이다.”

지난 10일 KMI 해양수산전망대회 해운물류 세션의 주제발표 이후 플로어에서 나온 평가이다. 40여년 해운업을 연구했으며 KMI에도 몸담았었다는 그는 이 주제발표가 업계의 가려운 곳은 긁어 주지 못한채 헛짚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등락하는 해운시황에 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업계는 시황예측에 가장 목말라 한다. 해당 발표주제가 ‘해운 비즈니스 모델’이어서 시황예측 부분이 다소 축소됐다 할지라도 그렇다면 업계가 가장 갈증을 느끼는 주제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핀잔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MI 전망과 관련된 업계의 실망섞인 반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선종별로 요구되는 면밀한 분석과 전망이 미약해 클락슨 등 선진 분석기관과 같이 자기 데이터를 확보했는지도 의문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직접 비즈니스 현장에서 뛰어본 경험이 없는 대부분 학계 출신의 KMI 연구진들이 업계 니즈를 파악하고 원활한 소통을 하기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미 현장에서는 국책연구기관의 시황예측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클락슨 등 선진 분석기관의 전망치에 쏠리는 분위기가 공고해졌다. KMI가 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태도로 일관할 경우 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할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업계의 외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KMI가 이번달 29일 「해운기업 예측역량 강화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해 주목된다. 지난해 3개 해운기업을 대상으로 현장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요를 파악 후 해운기업의 예측역량 강화에 필요하다고 판단된 시계열분석(주식, 기상 등 시간 추이에 따라 변량의 계열구조 변화를 분석하고 미래 값을 예측) 방법론을 업계에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KMI는 지난 2018년 3월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를 설립, 운영 중인 가운데 해운 비즈니스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인력을 투입하고 '미가공 데이터(Raw Data)'를 적극적으로 확보·가공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연구를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업계에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싸늘한 시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그간 쌓아온 KMI의 자체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과 업계의 유기적인 상호 협조관계가 형성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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