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수협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2020년 수협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0.01.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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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의 새해 새 계획

[현대해양] 2020년 새해를 맞아 최대 생산자단체인 수협중앙회장의 신년 사업계획과 수산업 전반에 걸친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수협중앙회 임준택 회장은 2020년에 취임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경제사업 쇄신에 나설 뜻을 밝혔다. 먼저 경제사업부문이 수협 핵심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동시에 어업인과 수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산물 유통혁신, 경제사업 혁신이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야 했는지에 대해 성찰해야 하다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노량진수산시장 경매 현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강도 높은 쇄신의지를 천명한 바 있는 그는 위판장과 공판장이 바뀌어야 하고, 노량진수산시장이 환골탈태해서 수산물 유통의 새로운 기준점이자 혁신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회장은 수협의 태동은 객주의 횡포로부터 어민을 보호하는 것이었음을 상기하며 어업인이 잡으면 그 이후는 수협이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경제사업이 근원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소득세법 개정 등 성과

임 회장은 2020년 새해 계획에 앞서 △예금자보호기금 적립 방식의 목표기금제 전환 △어업인 세제혜택 확대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명도집행 완료 등을 2019년 최대 성과로 꼽았다.

상호금융의 예금자보호기금 적립 방식이 목표기금제로 전환된 것은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금융은 일선 조합에 있어서 핵심수익원으로 기능하며 지도사업과 경제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예금자보호기금 적립으로 인해 상호금융 수익성이 저하되고 이것이 일선 조합에 있어서 경영상 큰 부담이 되어 왔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회장이 되면서 목표기금제 도입을 약속했었고, 수협구조개선법 개정을 통해 현실화시킴으로써 일선 수협 경영 안정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어업인 세제혜택 확대는 대외적으로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어로소득이 주업소득으로 인정되고 세제혜택 범위가 기존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확대되는 성과였다. 지금까지 소득세법상 어로소득이 민박업, 음식점업 등 농어가 부업소득으로 함께 묶여 어업인들이 세제혜택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이는 농업 대비 불리한 세제 상 혜택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으며, 지속적인 노력 끝에 어로소득이 부업이 아닌 주업소득으로 인정받으면서 5,000만 원의 비과세 혜택이 추가로 주어지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지난해 3년을 끌어왔던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에 대한 명도집행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철거와 개발계획 수립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사업 혁신 본격화

그럼 임 회장은 2020년 새해 사업계획을 어떻게 잡았을까. 임 회장의 2020년 사업 계획의 큰 틀은 취임 당시 약속했던 경제사업 혁신을 본격화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수협의 근간은 어업인들이 생산에 전념하고 소득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기능에 있으며 그 역할을 경제사업이 수행하고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협이 수행하고 있는 경제사업 전반을 모두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서 수협 경제사업이 어업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제사업 쇄신 방안을 내놓을 것인가. 그는 도매시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며 특히 시장에서 기다려서 수산물 거래를 중개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수산물 가공과 수출 등을 중점 육성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노량진수산시장을 중심으로 유통체계를 혁신해 나가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신설한 수산식품연구 전담조직은 아직 자체적으로 수산물 가공상품 등을 개발하기에는 전문 인력풀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 때문에 전문가를 영입해 상품개발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 임 회장은 경제, 유통 전문가답게 노량진수산시장이 수산물 유통 혁신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쇄신해 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량진수산시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본 결과 경매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운영 상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경매라는 핵심기능을 극대화해서 수집과 분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나갈 뜻을 내비쳤다.

또 경제사업 수행부서별로 세부 추진 전략을 마련해 차질 없이 수행해서 내년에는 수익성과 효율성이 담보되는 체질로 개선해 나갈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노량진시장은 신시장뿐만 아니라 구시장 개발계획도 기대가 된다. 2015년 말부터 불거진 불법점유사태로 인해 미뤄졌던 현대화사업 후속 공사를 조속히 추진하면서 잔여부지에 대한 최적의 활용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구시장 철거 후 발생되는 유휴부지는 현대화노량진시장과 연계해서 수산물 판매를 더욱 활성화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어업인과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위상을 높여주는 수산업의 랜드마크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노량진 지역은 서울역, 용산역 등 전국으로 통하는 철도교통망과 바로 직결되어 있고 한강변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이 있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에도 좋은 지역이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서울시와 동작구 등 지자체와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어업인 권익 신장과 수산업발전은 물론 동작구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산문화 체험 관광지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조화롭게 개발을 추진할 생각인 것이다.

임 회장의 관심사는 최대 관심사는 경제사업이다. 그 중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은 차고도 넘친다. 중국 등 거대 소비국에 대한 우리 수산물 수출 확대를 비롯해 해외어장 개척, 양식업 투자협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단일 시장만 두고 봐도 우리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수산물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략해야할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단순히 우리 것을 내다파는 수준이 아니라 선진 해외 양식장에 투자하고 협력하고 또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면서 신규 자원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양식 관련 수협 조합장들과 호주 태즈매니아를 시찰하고 중국 내 수협 무역사업소를 찾아 구체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구상했다.

중국 위해법인은 매력이 있는 곳이다. 위해법인의 자본을 충당해서 회원조합 상품을 비롯한 한국 수산식품을 활발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고 세계 각국에 구축한 무역사업 거점을 활성화해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뱀장어 양식사업을 추진하는 등 해외 수산물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노력도 새해에 이어나갈 예정이다.

 

100만 톤 밑도는 연근해 생산량 ‘위기’

임 회장은 시급히 해소해야 할 수산 현안으로 무엇을 꼽고 있을까. 그는 연근해 어업생산량 감소현상을 누구보다 심각하고 바라보고 있다. 연근해 어업생산 기반은 약화되고 수입 수산물 소비는 급증하는 등 수산업이 매우 좋지 않은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완전히 멈춰서지 않은 바닷모래 채취와 해상풍력발전 등 환경문제와 낚시인구 급증 등에 따른 수산자원 고갈요인이 가중되면서 최근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100만 톤을 밑도는 형편없는 생산량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한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어업인들끼리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어자원 고갈이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수입 수산물로 인해 국산 수산물 가격 교란이 심각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까지 겹치면서 수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저하가 심화되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이처럼 전망이 어둡고 현실이 척박하다보니 어촌에 사람이 없고 고령화와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생산에 참여할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머지않아 수산업이 멈춰서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기 전에 어업인들이 더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수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인력집약적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함에 따라 양식어업 육성도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수협 행정이 잡는 어업 위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양식어업에 소홀했다는 얘기도 될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 자원고갈과 어촌인구 감소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서 양식어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는 양식어업 육성을 위해 양식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추고 전담부서를 두고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정부, 지자체 등과 적극 협력해서 양식보험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어가 경영의 안전장치로서 양식업 육성의 제도적 토대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식어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료가 우수한 품질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될 수 있도록 수협사료의 역할과 점유율 확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어업인구 감소에 적극 대응

어업인구 감소는 치명적이다. 수산업 종사를 기피하는 핵심 원인에는 수산업이 위험하면서도 돈벌이는 안 된다는 편견이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고등어잡이를 주로 하는 대형선망어선의 경우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연봉이 보장되는데도 선원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어촌에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진출할 것이고 이들이 미래 수산업을 이끄는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진단에 따라 안전한 조업 환경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인명피해 제로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의 경우 수입 수산물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라 자원 회복을 통해 고품질 국산 수산물 수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임 회장과 수협중앙회 임직원들은 어업인 권익 신장과 생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각오로 새해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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