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산의 흐름과 FAO 이슈
세계수산의 흐름과 FAO 이슈
  • 오광석 FAO 수산양식부 수산정책관
  • 승인 2020.01.06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는 지금 ‘2030 어젠다’ 달성 위해 노력
오광석 FAO 수산정책관

[현대해양] 지난 2016년 유엔(UN) 회원국들은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2030 의제(agenda)’를 제시하고, 17개의 구체적인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를 설정하면서 2030년까지의 실천계획과 측정지표들을 구축하기로 결의했다.

수산업 분야는 17개의 SDG와 연계되어 있고, 특히 SDG14(해양)를 통해 세부목표와 평가지표를 개발해 각국 정부와 함께 SDG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속성(Sustainability)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측면을 아우르는 세 가지 측면의 지속성, 즉 생물학적 지속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 경제학적 지속성(Economic Sustainability), 그리고 사회적 지속성(Social Sustainability)을 의미한다. 이런 배경에서 세계 수산업의 흐름과 FAO의 주요이슈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지속성 유지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첫째, 지난 2014년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소규모 어업(Small Scale Fisheries)의 지속성 유지를 위한 자발적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각국에 배포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각국 정부에서 입법을 통해 연안어업을 관리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율관리어업(Fisheries co-Management)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자율관리어업의 목적은 단순히 수산자원 관리를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협의의 개념이 아니라 어촌의 가치사슬도 고려하는 광의의 전방위적 협치의 개념이다. 즉, 과거의 지속적인 자원상태 유지를 통한 소득원 창출이라는 소극적 개념에서 일자리 창출 등 보다 적극적인 어촌사회 활성화를 유도하는 사회경제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시스템으로서의 전환을 의미한다.

생태학적 지식과 정보를 통해 자원의 지속성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개인 또는 단체에 어획량을 할당해 적정 어가와 소득원을 보장해 주고, 어촌사회의 활력을 위해 그 상황에 맞는 시장을 고려하는 가치사슬(Value Chain) 모델을 제시해 여성과 청년들도 안정적으로 수산업 활동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FAO가 추구하는 자율관리어업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FAO는 한국의 지원을 받아 세계 자율관리전문가들과 함께 각국 정부가 채택할 수 있는 자율관리어업 정책시스템과 평가지표를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2030 FAO Agenda

 

한국, FAO 양식프로젝트 지원

둘째, FAO 제10차 양식소위원회와 제17차 어류무역소위원회가 지난해 8월 노르웨이와 11월 스페인에서 각각 열렸는데, 두 회의를 통해 수산업 관련 주요이슈들이 논의됐다. 특히 양식소위에서는 한국이 지원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양식업 가이드라인(Sustainable Aquaculture Guidelines) 프로젝트’와 전문가 회의를 거쳐 작성된 ‘가이드라인 작성방법론’이 회원국들 간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1년까지 개발해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어류무역소위에서는 어촌사회의 경제적 소득창출을 위한 우리나라의 6차산업과 비슷한 개념인 부가가치사슬(Value Chain)의 중요성과 마케팅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어촌사회 활성화와 여성, 청년들의 역할이 강조됐다.

셋째, FAO 수산양식부가 지속 가능한 수산업과 연안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시작한 청색성장 이니셔티브(Blue Growth Initiative; BGI)가 현 FAO 사무총장이 혁신을 강조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핸인핸드(Hand in Hand) 이니셔티브와 같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도 올해부터 향후 5년간 ICT 기술을 이용한 양식분야 빅데이타 생성을 통한 지속 생산을 위해 FAO 양식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공해상 수산자원관리방식 변화

넷째, 국가관리수역(EEZ 포함)을 벗어난 수역(Areas Beyong National Jurisdiction)의 해양자원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GEF(지구환경기금)와 지난 5년간 수행해온 FAO의 ‘Common Oceans ABNJ 프로그램’이 지난해 12월에 종료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해상 수산자원관리방식에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고, 불법어업 퇴치를 위한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또한 공해상 어업으로 초래되었던 자원감소 등의 문제들도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성과와 시사점들을 발표하기 위한 프로그램 미팅이 이달 워싱턴에서 개최된다.

다섯째, 지난 2015년부터 FAO 교육기관으로 설립하기 위해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수산대학(World Fisheries Univeristy)의 ‘FAO WFU 시범사업 프로젝트’가 작년 5월 FAO와 한국정부가 서명한 뒤 교수진과 학생들을 새롭게 선발해 오는 3월부터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FAO에서는 이 사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FAO 이사회에 보고할 FAO 직원을 선발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FAO는 WFU와 더욱 더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세계수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여섯째, FAO가 주도하고 있는 항만국협정(Post State Measures Agreement)을 통해 강력하게 불법어업에 대한 거버넌스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단속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능력개발사업도 한국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서 호응도가 높다.

지난해 6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제2차 당사국 회의를 열어 항만국협정 실효성 강화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12월에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직원들이 FAO 본부에서 단속 실무교육을 받았다.

일곱째, FAO는 수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수산업 모든 분야의 근로행위에 있어 인권을 보호하는 정상적인 근로행위인 ‘수준 있는 직업(Decent Job)’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작년 스페인 비고에서 FAO 파트너인 CONXEMAR(냉동수산물 박람회)와 함께 연례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회의에서 정부기관, 국제기구, 노동단체, 어민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수산업 분야의 근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FAO와 ILO(국제노동기구)는 ‘Holy Sea’라는 NGO로부터 ‘생산단계부터 가치사슬단계에서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로 특별회의를 개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

 

부가가치 사슬 강화에 동참

여덟째, 지난해 10월 FAO는 4,400만 달러 규모의, EU가 지원하는 지속 가능한 수산양식분야 부가가치 창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서명하고 아프리카, 캐리비안과 남태평양 도서국들을 대상으로 수산업 분야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수산업의 지속성 유지에 초점을 두는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해당 국가의 가치사슬 분석을 통해 최적의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한국도 2020년부터 3,300만 달러의 ODA 예산을 투입해 남태평양 도서국의 부가가치 사슬을 강화하는 데 동참할 예정이다.

아홉째, FAO는 지난해 11월 ‘수산업의 지속성에 대한 국제심포지엄’을 로마 FAO 본부에서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전 세계 1,000여 명의 수산 전문가 및 공무원들이 참석해 21세기 수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한편, FAO는 이 회의결과를 수산위원회(Committee of Fisheries)에 보고하고, 올해 ‘책임 있는 수산업 규범’ 25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기획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수산업계에는 UN이 정한 ‘2030 어젠다’를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도전 의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영양부족으로 고통받는 인구가 한동안 감소하다가 2018년 8억 2,200만 명으로 다시 증가했고, 20억 명 정도가 중간 또는 심각단계의 식량부족상태로 나타났다. 기아와 빈곤 해결을 위해 자연자원의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용이 절실한 시점이다.

FAO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

 

세계 어류소비량 증가

수산업은 기아 해결과 식량안보의 목표를 정하고 있는 SDG1과 SDG2의 달성에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FA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식용 목적으로 생산된 수산물은 1억 5,300만 톤(2017년 기준)이며, 이런 과정에서 1인당 어류소비량은 인구 성장속도보다 두 배 빠른 1인당 20.3kg(2016년 기준)의 소비량을 보였다. 세계 수산자원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나타나지만 세계 상업어종의 33%가 생물학적으로 지속 생산 가능 상한선을 넘겨 어획되고 있다.

한편, 연안어업인들은 어촌사회의 삶을 유지하고, 연안사회의 복지에 기여하며, 소비자의 수산물 선호에 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반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 히든 하베스트(Hidden Harvest)란 프로젝트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기후변화 또한 어류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있는 주요요인 중 하나이며,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내수면 어업은 기후변화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농업 등 다른 산업과 물 사용과 관련 갈등도 심각한 상황이라 효율적이고 공정한 물 이용권 조정이 필요하다.

수산업은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의 자연순환에 의존하는 유일의 식량산업이다. 이 때문에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산업 관리시스템은 생물학적 지속성을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전 세계가 긴급히 해결해야 할 이슈이다. 이에 부응해 최신기술을 이용한 최선의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수산정책의 결정, 집행 그리고 평가가 절실하다. 그러나 과학적 지식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의사결정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속 가능한 수산업’ 글로벌 심포지엄

앞서 언급한 것처럼 FAO는 지난해 11월 18~21일 로마 본부에서 과학과 수산정책의 연계강화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션별로 논의된 내용을 보면 세계 수산업 동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 세계 및 수역별 수산자원의 지속성과 정책과 관리측면에서의 시사점 세션에서는 전 세계 수산자원량 상태와 어떻게 해야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관리를 잘 할 수 있는지, △지속 가능한 수산업: 생물다양성 보존 및 식량안보 세션에는 생물다양성보존과 식량안보를 위해 어떤 기획이 필요하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식량안보와 영양측면에서의 수산물: 생산에서 식탁까지 세션에서는 어떻게 하면 환경, 정책과 기술을 고려한 수산식품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지속 가능한 생계 보장 세션에서는 어민과의 전방위적 협력과 노력을 위한 혁신적인 접근방법에 대해, △수산경제학 세션에서는 수산정책에서의 수산경제학의 위치와 수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사회적 측면의 공헌에 대해, △기후변화와 수산자원 관리 세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산업 관리시스템의 혁신적인 기술변혁과 영향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부간섭은 무엇인지, △수산업 정보시스템 및 신기술 세션에서는 수산업 데이터와 정보 분야에서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21세기 수산업 정책 세션에서는 책임 있는 수산업 규범을 넘어 21세기 수산업관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각각 이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