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의 우리나라 스마트양식
4차 산업시대의 우리나라 스마트양식
  •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
  • 승인 2020.01.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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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부경대(구 부산수대)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산해양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최 원장은 기술고시 30회로 1995년 수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해수부 수산정책과장, 국제원양정책관, 수산정책관, 어업자원정책관, 수산정책실장(1급) 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현대해양]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 사용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산업 전반에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빅데이터와 클라우딩, 3D 프린팅과 퀀텀 컴퓨팅,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 등 모든 지식정보 분야에 걸쳐 눈부신 속도의 발전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한 나라들은 4차 산업기술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고, 관련 기술과 경쟁력을 세계시장에서 선점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6년 구글에서 개발한 딥러닝 방식의 알고리즘을 탑재한 알파고와 세계 바둑의 최강자 중 한 사람인 우리나라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중국의 커제(柯潔) 등 전 세계 바둑의 대가들이 모두 알파고를 상대로 단 한판도 이기지 못했으나 이세돌 9단만 유일하게 1승을 거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향한 투자방식과 경영철학은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다. 구글은 알파고를 개발하기 위해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마인드’를 2014년에 약 4억 달러(약 4,332억 원)에 인수를 했으며, 게다가 인지신경과학, 인공지능강화학습 등에 정통한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3명까지 영입했다.

 

급속도로 발전한 4차 산업기술

4차 산업혁명기술은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되기 시작해 이제는 생소하기보다는 자연스러워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가전제품 회사는 냉장고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시켜 이제는 냉장고를 통해 날씨 등 다양한 뉴스 정보를 볼 뿐만 아니라 각종 요리의 레시피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생활 전반에 걸친 전문가를 영입해 미래형 자동차를 준비하고 있는데, 기상정보·도시생활 분석가, 헬스케어·사물인터넷·차량센서·보건의료·음성인식 전문가, 친환경 주행·소셜미디어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을 보면 4차 산업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4차 산업기술을 바다에 적용한 기업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회사가 연어 양식 하나로 연간 약 5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노르웨이의 마린하베스트와 750여 명의 직원이 양식기자재를 생산해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노르웨이의 아크바 그룹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4차 산업기술을 누구보다 빨리 도입해 현장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비록 출발은 조금 늦었지만 국립수산과학원에서도 2016년부터 스마트양식에 필요한 4차 산업기술을 응용한 핵심 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 10월 경남 하동의 숭어 가두리양식장에 이 기술을 접목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수중카메라를 통해 멀리 떨어진 육지에서도 양식장 수중을 훤히 볼 수 있게 됐으며,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 물고기 크기와 중량 등 성장상태를 스마트폰에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능형 자동 먹이공급 장치는 어군탐지의 영상을 이용해 물고기가 헤엄치는 패턴과 먹이활동을 시스템 스스로가 분석하고 판단해 사료의 공급과 중단을 결정한다.

지금은 출발 단계지만 향후 최적의 성장 데이터가 확보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물고기 먹이량을 더욱 정밀하게 결정하게 된다. 이 밖에도 수중드론은 양식장의 시설물과 그물망 파손 여부를 확인하거나, 질병 발생시 원인 규명을 위해 그물망 바닥에 가라앉은 물고기를 건져내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가두리 양식장이 스마트 양식장으로 전환될 경우 판매수익은 17.0% 증가하고 생산비는 9.3% 감소한다는 결과도 예측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해상 스마트양식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내수면양식연구센터 내에 육상 스마트양식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시험 운영하고 있다. 육상 스마트양식 관리시스템 역시 현장 적용시험이 완료되면 우리 국민들께 소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양식업에 도입해 최적 사육 알고리즘과 24시간 무인관리가 가능한 정밀 제어모델 등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은 대규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등 실험장을 통해 확산될 것이다. 사물인터넷 센서 등으로 수질·사료·질병 관리 등 양식 전 과정이 데이터화 될 것이다.

 

‘최첨단 스마트양식 국가’ 진입 목표

이처럼 스마트양식의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양식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스마트양식장이 확산되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력난 해소는 물론 젊은 층의 어촌 유입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드론,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융합해야 하므로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지금 초(超)연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며,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동안 양식업은 육안 관측과 경험에 주로 의존해왔지만 구체화 된 데이터에 기반해 자동화·지능화하는 스마트양식을 통해 ‘최첨단화’ 될 것이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을 수산분야에 응용하고 접목해 최첨단 스마트양식 국가 대열에 하루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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