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의 글로벌 리더' 향해 부단히 전진할 터"
"'해양과학기술의 글로벌 리더' 향해 부단히 전진할 터"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3.09.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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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극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해양 기초원천기술 연구 확대와 인재양성에 집중

▲ 1951년 서울 출생. 보성고와 고려대 지질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 광물학과(이학석사), 파리제1대학교 대학원 지질구조학과(이학석사), 올레앙(Orleans)대학교 대학원 해양광물자원학과(이학박사)를 졸업했으며, 국제해저기구 법률기술위원회 위원, 한국해양연구원 7~8대 원장을 역임했다. <심해저 자원개발론> 외 5권의 저서가 있으며, 동탑산업훈장과 대통령표창을 수훈했다. 국제활동으로 유엔해양법회의(UNCLOS) 정부대표, 국제해저기구(ISA)회의 정부대표, 유엔 국제해저기구(ISA) 법률·기술위원회(LTC) 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초대 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세계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바다로 향하고 있다. 육상자원의 한계를 이미 경험했거나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다를 지배한 민족이 세계를 지배한 역사를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얼마전 북극이사회 옵저버 자격 획득과 더불어 북극정책을 수립하고 북극해 항로 개척을 위한 쇄빙연구선 시범운항 등 후속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해양연구원(KORDI)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해양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로 새롭게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KIOST 출범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해양과학계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양관측 위성인 천리안 위성과 7,000톤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운용, 심해 6,000m급 무인잠수정 해미래 개발, 세계 최고수준의 해양바이오 연구 등 우리 해양과학의 위상을 반증하는 연구 성과가 꽤 많다.

그 중에서도 더 넓은 연구 인프라와 더욱 탄탄한 인재양성 시스템이 구축됨으로써 우리나라 해양과학이 더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성과라 할 것이다.

19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부설 해양개발연구소로 출발해 40년 동안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온 해양과기원의 발길이 5대양을 건너 극지에 까지 닿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로 새롭게 출범한지 1년이 지났다. 해양과기원으로 전환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이며,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과거의 해양연구원은 사업화보다는 논문, 특허 등 학술적 성과와 관련된 연구와 개발에 집중돼 있어, 연구 성과의 실용화·사업화 비율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해양과기원은 해양 정책 전담부처(해양수산부)의 수요를 반영한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국가의 현안문제 해결과 신시장 개척 분야에 대한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이의 실용화와 산업계에 기술이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학과의 겸직제도 도입과 학?연공동전문대학원 운영을 통해 해양 분야의 글로벌 인재육성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1주년과 더불어 기관 창립 40주년을 맞아 5년째 기관을 이끌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KIOST의 40년은 곧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의 역사를 의미합니다. 창립 당시만 해도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 해양과학이 이제는 세계와 당당히 경쟁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많은 선배 해양과학기술인들의 열정과 희생이 이뤄낸 산물입니다.

기관의 발전이 곧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지난 2008년부터 기관장으로 재임하며 경영과 연구 환경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동안  KIOST가 과학기술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해양 관련 산·학·연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점 매우 뜻깊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북극 과학기지는 물론, 태평·인도양에 심해저광물자원 독점 탐사광구를 확보하고,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영국에 공동연구실을 두는 등 KIOST는 오대양에 해양과학 연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는데 국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양과학기술 분야에서 국제협력과 관련한 KIOST의 현황은?

▲ 지난 7월 9일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KIOST가 주관한 차세대 해양바이오산업 창조전략 토론회에 함께 한 윤진숙 해수부 장관과 KIOST 등 해양바이오산업 관계자들.

말씀하신 대로 태평양과 인도양에 망간단괴와 해저열수광상을 탐사할 수 있는 독점 탐사광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체 면적을 합치면 우리나라 육지면적보다도 넓은(약 1.1배) 11만2,000㎢에 이릅니다. KIOST는 중국과 황해 환경보호와 자원개발 협력을 위해 1995년 중국 청도에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2000년에는 마이크로네시아 축주에 태평양해양연구센터를 설치·운용함으로써 해양경제영역 확대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유수의 해양연구기관인 미국의 NOAA(해양대기청)와 영국 PML(플리머스해양연구소)에 공동연구실(Lab)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KIOST-NOAA Lab Extension(외부사무소)’를 버지니아에 위치한 한미과학협력센터에 추가로 설치함으로써 NOAA는 물론이고, 우즈홀 해양연구소(WHOI),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IO) 등 미국의 해양연구기관들과의 공동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년 11월에는 중남미 지역과의 연구협력을 이끌어 갈 ‘한·페루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를 설치했으며, 남극의 두 번째 과학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 또한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입니다. 앞으로도 선진 해양연구기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해양 분야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국제협력센터 및 공동연구실의 설치를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북극이사회 옵저버 자격 획득과 정부의 북극정책 수립 등 최근 들어 극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데, 극지 연구의 중요성과 비전은 무엇인가?

▲ 강정극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극지는 세계적인 이슈인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다음 세대의 지구환경변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고갈되어 가는 육상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된 북극자원, 이동·수송의 효율화를 이끌 수 있는 북극항로 개척, 각종 자원개발 해양플랜트 개발 그리고 해양생명공학과 수산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극지의 독특한 해양생태계 등 ‘블루오션’이 무궁무진한 곳입니다. 심해와 더불어 지구상 미개척지인 극지역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활용하는가 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향상은 물론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된 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IT산업’이라고 불리는 MBT(해양생명공학)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MBT산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KIOST는 해양생명공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MBT, 즉 해양생명공학은(Marine Biotechnology)은 ‘해양 생물체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말합니다. 기술·정보·지식 집약형의 첨단산업이며, 육상생명 종에 비해 훨씬 많은 종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해양생명체를 대상으로 하기에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육상생물과 다른 유전적 정보를 가지고 있는 해양생명체를 활용한 천연물, 신소재, 신약 개발 등이 있습니다.

KIOST는 해외생물자원연구센터와 해양바이오연구부에서 새로운 해양생명체에 대한 채집과 분석, 해양·극한유전체연구, 해양바이오수소개발 등, MBT 산업에의 적용을 위한 전반적인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해양정책연구소에서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세계 MBT 산업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립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심해저 광물 채광로봇인 ‘미내로(Minero)’가 수심 1,370m에서 해저주행 시험에 성공했는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미내로(Minero)의 해저주행 시험 성공은 우리나라가 심해저에 부존(賦存)한 망간단괴를 채광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알려진 대로 망간단괴는 철, 니켈, 희토류 등 전자·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여러 전략금속자원을 함유하고 있는 미래전략자원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KIOST와 해양수산부는 2015년까지 수심 2,000m급 채광기술과 망간단괴에서 자원을 추출하기 위한 제련기술 개발을 통해 심해저 광물 자원의 상용화를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독점탐사 광구에는, 연간 300만 톤씩 100년 이상 채광할 수 있는 망간단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강정극 원장이 차세대 해양바이오 산업 창조전략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한국해양대와 함께 해양과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하며 해양 전문인력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데, 미래 해양인재로서의 자질에는 어떤 것이 강조되는지?

우선 해양과 관련한 자연현상에 대해 강한 지적호기심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수용하는 태도가 필수적일 것입니다. 더불어 학계는 물론이며 사회 전반적으로 ‘융?복합’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만큼,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인접학문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식견과 소양을 갖춰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연구활동의 결과가 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인간생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간과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지난 40년 간 세계적인 해양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해 온 KIOST가 ‘새로운 40년’을 앞두고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우선 기관의 40년 역사가 축적한 해양과학 분야의 연구 역량과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해양 분야 기초원천기술 연구의 확대와 이의 산업화, 그리고 인재 양성에 더욱 집중할 것입니다.

또한 대양, 극지, 심해를 대상으로 하는 대형프로그램의 운영과 각국을 대표하는 해양연구기관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전지구 차원의 해양연구를 진행해 갈 계획입니다.

바다가 가진 가능성이 갈수록 중요해져 가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해양연구기관으로서, 높은 사명감을 안고 ‘해양과학기술의 글로벌 리더’를 향해 부단히 전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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