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산업협회, 사망 직원에 갑질 논란 ‘몸살’
원양산업협회, 사망 직원에 갑질 논란 ‘몸살’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12.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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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한 상사 밑에서 16년 간 근무토록 방치했다” 원망

당사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해명
유족이 고인이 근무했던 원양산업협회 입구에 게첨한 현수막.

[현대해양] 원양산업협회가 때 아닌 조직 내 갑질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협회 홍보업무를 담당하던 이상화 차장이 지난 8월 4일 급성백혈병 합병증으로 인한 급성폐렴으로 사망하면서부터다.

유족측은 장례식 직후 고인이 남긴 PC내 문서를 발견한 뒤 직장 내 갑질에 의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발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측은 언론 등에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고인이 남긴 문서에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언사와 모멸감을 받아 왔다는 내용이 기록됐다고 밝히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랜 기간 메모한 문서에는 ‘상사는 거의 매일 정시 출근과 퇴근을 한 반면, 고인은 그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야근은 물론 토·일요일 근무를 계속했다’고 적혀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상사가 퇴근 후나 새벽에도 카톡과 전화를 이용해 수시로 업무를 지시하고 업무처리가 지시한대로 되지 않는 경우 각종 폭언과 결재판을 집어던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유족측은 이처럼 스트레스가 과중해 급기야 급성 백혈병이 발병했다며 협회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청와대,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유족 측은 또 협회의 진상조사와 공익제보를 바란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협회 입주빌딩 앞에 게첨하는 등 진상파악과 요구관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K씨는 반박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등 즉각적인 해명을 하고 있다. K씨는 반박자료에서 “갑질 행위는 전혀 없었고 고인이 남긴 문서는 악의적으로 작성됐다”고 반박했다.

K씨는 “고인이 남긴 문건은 그 이전에 고인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저와 전임 협회장을 비방하는 문건을 작성해 윤명길 회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사실이 발각되자 명예훼손으로 피소되거나 협회에서 징계 등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서 저를 흠집 내려고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해 만든 내용일 뿐”이라며 “해당 문건 작성을 고인이 시인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녹음 파일과 문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협회 한 고위간부는 “양쪽 말을 다 들어 봐야 되는데 고인은 말이 없으니 사태가 누그러질 때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족측은 “그토록 잔인한 갑질을 16여 년이나 곁에서 보았을 텐데도 갑질을 중단시키거나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임원들도 같은 가해자라 아니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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