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의 역습을 향한 우리의 자세
미세플라스틱의 역습을 향한 우리의 자세
  • 임동훈 국립수산과학원 어장환경과 연구사
  • 승인 2019.12.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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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우리나라 연안 해역은 생물 생산성이 높고 수산양식에 적합한 지형적 여건을 갖추고 있어 어류, 패류 및 해조류를 대상으로 한 연안 양식어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개발에 따른 산업화의 촉진 및 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인한 산업폐수와 생활하수의 유입은 연안환경오염을 가속화시켰다.

최근 연안환경오염으로 인한 수산자원 서식지 파괴는 남획과 함께 어획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식량공급에 대한 수산물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이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등장하게 된 것은 1930년대로 추정되며, 1950년부터 플라스틱 생산량은 빠르게 증가하여 2015년까지 총 83억 톤이 생산되었다. 그 중에서도 6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졌으며, 이 중에서 9%만 재활용되고, 12%는 소각되었다. 이는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중 처리되지 않은 대부분이 환경 내에 배출되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 중으로 배출된 플라스틱은 물리적인 작용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광분해, 미생물의 작용 등과 같은 여러 쪼개지는 작용을 거쳐 점점 미세한 크기로 존재하게 된다. 또한, 이와는 다르게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플라스틱 알갱이(Pellet)나 섬유 제조공정에서 아용되는 섬유(Fiber)가 제조공정 중에 환경으로 유출되기도 한다. 이들 중에서 5mm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하수처리장, 강, 도로, 농토, 어구, 선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양으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장을 통해 강으로 유입된 후 하구환경을 거쳐 해양환경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하수처리장을 통해 유입된 폐수의 90%는 제거가 되지만, 하루 중 처리하는 하수의 양이 많으며 우기에는 우회(Bypass)수로를 통해서 바로 배출되는 하수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해양에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작은 크기를 가지며 이에 따라 넓은 표면적을 갖는다.

해류를 따라 원거리 수송이 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유기물들과 얽히기 때문에 표층 분포 및 침강 기작을 보여주어 결국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의 모든 층에 분포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 내의 여러 오염물질과의 흡착시키며, 비브리오 패혈충과 같은 병원균을 원거리 수송하는 통로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우리의 식탁에 들어와서 우리가 먹는다’는 것 때문이다.

최근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인당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미 수돗물, 생수, 해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으며, 굴·담치 등 수산생물에서까지도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을 회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플랑크톤을 함께 제거해야하기 때문에 바다를 사막화 시키는 영향을 가지고 있으며, 해양의 전 층에 퍼져있는 모든 입자를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직접적 제거 대신 이미 환경 중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회수를 통해 앞으로 생성될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 쓰레기 사업을 통해서 연안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사업을 2008년부터 수행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총 약 778톤의 해양쓰레기가 회수되었다.

또한, 2017년 해양쓰레기 연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외국 기인 해양쓰레기의 96%가 중국발인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해양쓰레기 문제가 여러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저감하기 위해 국제간 협력을 위해 북서태평양 보전실천계획(Northwest Pacific Action Plan, NOWPAP)을 통해 회원국인 한·중·러·일의 해양쓰레기 현황, 정책, 관리 방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해양기인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이 되는 스티로폼 부이를 대체하는 친환경 부이를 개발하여 보급에 힘쓰고 있으며, 생분해성 어구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어장환경 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가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일회용 비닐봉투대신 에코백을 활용하는 것과 커피숍의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또한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실천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환경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녀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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