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자화상
사 홍 만 (장흥군수협 조합장, 시인)
머리맡에 붙어있는 어머니 자화상은
바다와 갯벌 속에서 파도치고 계셨다
그 파도치는 어머니의 평생은
갯바위에 따던 손 아린 굴과
그물에서 펄떡이던 고기와
아직도 옷깃에 묻어온 바다냄새가 정답다
그 바다냄새가
기다란 장대에 널어 말린 복 가슴에 닿고
초승달이면 달맞이 웃음으로 자라던 달빛아래서
터진 그물을 깁는
주름진 이마에 짭짤히 새긴 그 인내
그 근엄.
아직 사립문 열고 댓돌위로 올라와
바다의 자화상. 어머니는
나를 밀물의 바다로 등 밀어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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