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어선 현대화 사업
시급한 어선 현대화 사업
  • 이희준 선박안전기술공단 기술연구실장
  • 승인 2013.08.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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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현대화사업과 복지향상으로 어선원 기피현상 막아야.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 1인당 연간 약 50kg을 소비하고 있으며 수산물의 국내 생산량에 따른 자급률은 약 8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어선어업으로 생산되는 수산물의 양은 2011년 기준 175만톤이며,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십여 년간 양식어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어선어업에 대해 2004년 이후 본격적으로 감척을 추진해온 정부정책을 고려할 때 어선어업이 수산물 생산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현실은 어선어업을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어족자원의 감소로 인한 어장의 원거리화,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속되고 있는 높은 연료비, 어선의 노후화로 인한 어업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해 어업경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저가의 수산물로 인해 연근해 어선어업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어선어업 위한 방안 강구해야

특히 우리나라 연근해어선 5만여척 중 선령이 15년 이상인 어선이 32%(총톤수 기준으로 46%)를 차지하고 있어 어선의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13만여명의 어선원 중 50대 이상의 어선원이 60%, 30대미만 어선원이 3%도 채 안 되는 현실은 우리나라 어선어업의 현재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 어선어업의 구조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해소하고 연근해 어선어업이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어선어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

먼저 어선어업을 젊은이들이 선호할 수 있도록 어선원 편의시설이 개선돼야 한다. 어선이 있어도 젊은이들이 어선원을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선어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2012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조사한 직업만족도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759개 직업 중 어선원이 최하위로 조사된 바 있다. 이와 같이 어선원이 직업으로서의 선호도가 낮아지고 어선원 확보가 어려워지자 정부에서는 2007년부터 연근해어선의 산업연수생 제도를 외국인선원 제도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으나 이는 조업에 필요한 하부선원을 보충하기 위한 것일 뿐 선장이나 기관장, 갑판장 등의 우리나라 어선어업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해 나갈 젊은이들은 어선원이 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1960~7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발전상황을 고려할 때 육상의 거주환경 또는 업무환경은 상당히 많이 개선됐지만 어선어업의 조업환경 또는 거주환경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원인은 어선의 규모(총톤수)가 1953년 제정된 수산업법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어선에 어선원의 거주위생시설을 충분히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선원 편의시설 개선돼야

현재 연안어업의 최대 규모인 9.77톤급 어선의 경우 2~3일 이상을 해상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선원 거주공간은 1인당 면적기준이 약 0.14평(0.45㎡)으로 선원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되면 되는 상황이며, 화장실 설치 의무도 없다.

이러한 상황은 근해어업 어선의 경우에도 비슷해 근해어업의 최대 규모인 139톤급 어선은 1인당 거주공간 면적기준이 약 1.1㎡(0.33평)로 성인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 수준이다. 비록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30명까지 거주하는 근해어선에서 1~2주일 이상 조업을 하면서 1개의 선원실에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12명 이상이 같이 생활하며 잠을 잔다는 것은 어선원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할 때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선원실이 갑판 밑에 있어 통풍이 잘 안 되고 채광도 되지 않아 악취가 쉽게 배는 구조다. 갑판으로 출입하기 위한 사다리는 공간 확보가 어려워 수직형으로 설치돼 항상 흔들리는 선내에서 좁고 급경사의 사다리를 이용하다가 떨어질 위험이 높다. 이렇게 거주환경이 취약하고 위급 상황에서 탈출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화사업 ‘시급’

▲ 이희준 선박안전기술공단 기술연구실장·조선기술사
이외에도 취사를 위한 조리공간이나 식사공간이 협소해 불편을 겪고 있으며, 그마저 없는 어선이 많아 갑판 등 노출된 장소에서 취사를 하거나 식사를 하고 있고 비가 올 때는 비를 맞으며 식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거주실, 조리실, 식당, 화장실, 샤워실 등 어선원의 복지와 관련된 공간이나 시설의 대폭적인 확충이 시급하다. 이러한 방향은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채택한 2007년 어선원 노동협약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경쟁국인 일본이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어선의 대형화에 관한 취급방침’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는 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연근해어선에서 복지시설의 확충은 어업경영 수지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연근해 어선어업이 지속가능한 어선어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료비 절감을 위한 에너지절감 선형의 개발, 인건비 절약을 위한 조업시스템 생력화 개발 등도 같이 추진되어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맞아 어선원의 복지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어선원을 선호하는 직업으로 여기고 연근해어업이 지속가능한 미래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또한 정부의 조업안전을 위한 새로운 어선형 개발, 보급 노력이 현실화돼 어선 현대화사업이 조속히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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