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峰의 새이야기 ㉗ 도요새
淸峰의 새이야기 ㉗ 도요새
  • 淸峰 송영한
  • 승인 2019.11.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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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들의 낙원, 유부도

 

[현대해양] 유부도(약 79만m2-여의도의 1/3, 64가구 거주)는 금강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섬이다.

금강의 강물은 장수군 신무산(897m)에서 발원하여 소백산맥으로 돌아 낙화암을 휘감는 백마강, 논산평야에 물을 대는 곰강, 공산성에 이르러서는 금강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면서 400여 km 물길을 흘러내려 황해에 도달한다. 황해에 도달한 금강 물 이주민들의 삶의 향기와 그들이 품었던 흙과 모래로 만들어진 섬이 유부도이다. 이 작은섬은 새우, 게 등의 여러 갑각류와 염생식물들이 풍부하여 기러기와 가창오리의 월동지가 됐다.

유부도를 포함하는 황해의 갯벌습지는 지구 양극 지역의 먼 거리(약 2만 km)를 오가는 도요새들의 휴식처이자 낙원이다.

 

유부도를 찾아오는 도요새(몸길이 : 13~66cm, 학명 : Scolopacidae)는 도요새과에 속하는 새를 총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도요새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에서 여름 기간에 번식한다. 이들은 가을(9~10월)에 지구의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 및 뉴질랜드의 남쪽 지역까지 비행하여 봄(4~5월)이면 고향 땅으로 되돌아오는 높이 날기와 멀리 날기의 명수이다. 도요새들은 먼 거리 비행 중 황해의 도서 및 해안의 개벌습지(유부도 포함)에 봄, 가을 동안 잠시 머물며 영양보충을 위한 먹이활동을 하며 재비행의 의지를 굳건히 하고 떠나는 ‘나그네새(visitor)’이다.

지난 9월 말, 탐조 대원들이 유부도에 도착할 당시 도요새들은 손님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듯 한꺼번에 날아올라 군무의 장관을 연출했다. 푸른 하늘과 옥색 바다를 배경으로 날개를 ‘접었다 폈다’ 반복하는 율동과 함께 흰 속 깃털을 ‘보였다 덮었다’ 하며 웅장하고 멋진 춤을 선보여주었다.

금번의 유부도 탐조활동 중에 도요새(민물도요, 넓적부리도요, 노랑발도요, 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 개꿩 등), 백로, 왜가리, 저어새 그리고 노랑부리저어새 등 여러 가을 철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구 상에 200여 개채만이 생존하고 있는 넓적부리도요(영명 : Spoon-Billed Sandpiper, 멸종 위기 동식물 Ⅰ급)를 처음으로 관찰하였고, 우리나라 여름철새인 저어새(영명 : Black-faced Spoonbill, 천연기념물 제205-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Ⅰ급)와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영명 : Eurasian spoonbill,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가 함께 먹이활동 중인 귀한 장면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한반도의 서해 도서 및 해안 갯벌은 수많은 생명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최근 금강의 상류에 대청댐(1980년), 하류에는 금강하구둑(1990년),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길이 : 34km), 공주보와 세종보(2011년) 등의 대규모 인공 수리시설들의 건설로 인해 금강 주변의 수리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식물들의 생태환경 교란이 심하게 발생하였으며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황이다.

최근 조사기록에 의하면 금강하구지역을 찾던 여러 종의 철새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원인 조사와 보호대책 및 시행이 절실히 요청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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