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우리 어촌-버려진 갯벌이 바지락 황금어장으로
하늘에서 본 우리 어촌-버려진 갯벌이 바지락 황금어장으로
  • 윤성도 작가
  • 승인 2019.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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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도
하늘에서 본 선재도 전경, 그림 위쪽으로 영흥대교와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와 연결되는 송전 철탑이 보인다.
하늘에서 본 선재도 전경, 그림 위쪽으로 영흥대교와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와 연결되는 송전 철탑이 보인다.

 

[현대해양]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와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사이에 있는 선재도는 우리나라에서 바지락 최대 생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40여 년 전인, 1977년, 선재도 어촌계는 어촌새마을성공 마을로 선정되어 ‘버려진 갯벌을 황금어장으로’라는 제목으로 성공사례를 발표할 정도로 잘사는 마을이었다.

 

어촌 새마을 성공사례 마을

섬 주변이 사질토여서 바지락 서식에 좋은 환경이지만, 지속적으로 바지락 어장에 치패를 살포하고, 윤체 입어와 채취물량 제한 등 어장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쓸모없이 버려진 갯벌을 투석식 굴양식장으로 개발, 어업소득을 크게 증대시켜 잘사는 마을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1994년, 시화방조제가 완공됐다. 군자만을 바다와 분리하여 담수호를 만들기 위해 건설했지만, 시화호의 오염으로 담수화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 해수를 유통시켜 조력발전소로 활용하고 있다. 말이 많았던 시화방조제 건설은 바로 인근 선재도의 조류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지락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선재도 어촌계원들은 생산량 증대를 위해 해마다 바지락 치패살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바지락 어장에 번식력이 뛰어난 쏙의 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바지락 생산량이 더 줄어들어 어업인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제 쏙 퇴치작업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되고 있다. 선재도 어업인들은 지금 바지락 생산량은 30여 년 전에 비해 1/10에 불과하다고 토로한다.

선재도 목섬, 해안에서 목섬까지 거리는 300여 미터, 이 모랫등에 썰물로 물이 빠지면 목섬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선재도 목섬, 해안에서 목섬까지 거리는 300여 미터, 이 모랫등에 썰물로 물이 빠지면 목섬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해양생태계 변화로 바지락 생산량 감소

2010년과 2011년, 대부도와 선재도, 선재도와 영흥도 사이에 선재대교와 영흥대교가 건설되었다. 영흥화력발전소 건설과 연계하여 놓인 이 다리는 선재도와 영흥도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만 오갈 수 있었던 교통편이 자동차길로 바뀌면서 선재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조용하던 마을이 외지인들이 붐비는 관광어촌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재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밀썰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광경을 신기하게 구경하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 들어가 조개 캐기가 일쑤였다. 어촌의 생태를 잘 모르는 이들이 이곳 어업인들의 문전옥답, 갯벌에 무시로 들어가 조개 캐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곳 어업인들과 마찰도 많았다. 대책이 필요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유료 갯벌체험 프로그램이다. 갯벌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로부터 일정 비용을 받고 일정량의 조개를 채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바로 선재도 갯벌체험사업이다.

이곳 선재도 출신으로 수협직원과 임원을 거쳐 현재 옹진군의회에서 의회 활동을 하고 있는 백동현(65)의원은 처음에는 일부 동네 어른들이 우리 어장에 왜 남들이 들어가게 하느냐며 반대를 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엄승종(58) 선재어촌계장은 현재 선재도 어촌계원 250여 명 중 갯벌에 나가는 어업인은 8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들의 평균 연령도 70대 중후반에서 80대 초반에 이른다. 고령으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어촌계원들도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하고 갯벌체험사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었다.

호미로 갯벌을 파내고 바지락이나 동죽조개들을 잡는다.
호미로 갯벌을 파내고 바지락이나 동죽조개들을 잡는다.

 

갯벌체험사업을 새소득원으로

이렇게 시작한 선재도갯벌체험 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체험객들이 크게 늘어나 많을 때는 하루 1,500여명에 이르기도 한다. 올해 선재도에서 갯벌체험을 한 인원은 2만 5,000여명, 수익은 3억 원에 이른다. 선재도 어촌계원들은 바지락어장에서 채취하는 어업소득 외에 갯벌체험장에서 나오는 소득도 연말에 받게 된다.

지난 6월에는 행정기관 지원으로 갯벌체험에 필요한 자동 발권기를 구비해놓았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발권기는 체험객들이 좀더 빠르고 편리하게 갯벌체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주민들간의 불신 해소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선재도는 목섬도 좋은 볼거리다. 목섬은 2012년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의 자회사인 CNN GO에 의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33개 중 1위 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해안에서 목섬으로 이어지는 300여 미터의 모랫등이 밀썰물에 따라 잠기거나 나타나는 신기한 현상을 직접 볼 수 있다.

백동현 옹진군의원과 엄승종 선재 어촌계장은 이구동성으로 더 많은 도시인들이 선재도를 찾아 갯벌체험을 하면서 회색빛 도심과 바쁜 일상생활에 찌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어업인의 소득증대와 직결되고 아울러 우리 어촌과 우리 바다 갯벌자원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도 큰 몫을 하기 때문이다.

대부도와 연결된 선재대교, 이 다리를 건너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간다.
대부도와 연결된 선재대교, 이 다리를 건너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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