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축제 사진 대상 이윤길 해양문학가 겸 국제옵서버 “어업현장의 진실한 땀 기록하겠다”
원양축제 사진 대상 이윤길 해양문학가 겸 국제옵서버 “어업현장의 진실한 땀 기록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11.04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해양] 선장 출신 해양문학가로 알려진 이윤길 씨가 해양예술작품공모전 사진부문 대상인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원양산업노동조합과 원양산업협회가 지난달 5일 공동 주최한 제17회 원양축제에서다.

해양문학을 꾸준히 발표해 오던 이 작가의 사진대상 수상은 신선하다. 23년간 꽁치잡이 원양 봉수망어선 선장을 지낸 그는 2007년 ‘계간 문예’의 영목신인상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해양시집 ‘파도공화국’ ‘짐승이 우글글하다’ ‘더 블루’, 해양소설집 ‘배타적 경제수역’ ‘쇄빙항해’ ‘하선자들’ 등을 출간했다.

선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사실 선장은 아니다. 지난 2013년 12월 선장직을 내려놓고 하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를 타고 있다. 2014년 귀국 후 국제옵서버(Observer)에 지원,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거쳐 최종 선발돼 5대양을 누비고 있는 것.

국제옵서버는 우리나라 원양어선에 승선해 불법조업을 감시·감독하고, 과학조사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등록된 국제옵서버는 총 48명. 50명도 채 안 되는 희귀직종인 것이다. 사진대상의 영예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옵서버이기 때문에 업무 틈틈이 선원들 작업모습과 바다풍경을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수상작품 역시 지난 2월 옵서버로 이빨고기(메로) 잡이 원양어선에 승선해 남극해에서 찍은 것으로, 원양어선이 빙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는 절묘한 순간, 즉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이 작가는 “시로 설명 안 되는 것이 많고 산문에도 분량에 한계가 있으니 임팩트 강한 장르에 도전한 것이 소설과 사진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나의 스승은 한국 해양문학을 개척한 고 천금성 작가다”라며 ‘한국의 생텍쥐페리’라 불리는 소설가 천금성의 제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혔다.

그는 요즘 다음 승선을 기다리며 천 작가로부터 사사(師事)한 장편소설 탈고와 새롭게 흥미를 얻은 사진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모두 어로작업과 바다를 기록, 표현하기 위함이다. 그는 어업사진뿐만 아니라 채소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선박에 설치한 ‘선상 비닐하우스’ 같은 희귀사진을 사진전시회 등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