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어민들의 눈물
울릉도 어민들의 눈물
  • 김형수 울릉군수협 조합장
  • 승인 2019.10.23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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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울릉군수협 조합장
김형수 울릉군수협 조합장

[현대해양] 동해안 주어종인 오징어는 남해에서 산란한 뒤 난류성 해류를 타고 러시아까지 이동했다가 바닷물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다시 동해안을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회유성 어종이다. 오징어 어군은 보통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형성돼 울릉도 및 동해안 어민들이 이 오징어잡이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4년 북·중 공동어로협약 체결 이후 중국어선 1,700여 척이 북한수역에서 조업을 하기 시작해 우리 해역으로 내려오는 오징어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어선은 우리 어선처럼 낚시(채낚기)로 오징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쌍끌이 그물로 오징어 이동경로를 막고 잡기 때문에 오징어가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에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동해안 어민들의 피해는 매우 심각한데 영세 어민들의 경우 어획량 급감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울 정도이다.

최근 수온 상승으로 한류와 난류 전선이 북상해 울릉도 오징어 수확량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지만 중국어선의 오징어 싹쓸이 조업으로 인한 피해는 이에 못지않게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오징어 자원 급감으로 출어를 포기하는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암담한 실정으로 각종 수산정책자금 이자도 내기 어려워 연쇄 도산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오징어 어업이 90%를 차지하는 울릉도 어민들의 피해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울릉도의 오징어 어획량은 20142,033톤에서 2018750톤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오징어 위판 가격은 20143,857()에서 20189,882원으로 3배 가량 상승했다. 이 때문에 어업인들은 오징어 품귀현상을,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에 힘들어하고 있다.

중국어선은 기상이 좋지 않을 때 울릉도로 피항하면서 폐어구, 생활쓰레기, 폐유 등을 해양에 폐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한 해양환경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해저케이블, 해저관 등 해양시설물 파손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 급감중국어선 대책 없나

또한 중국어선은 울릉도로 피항하는 과정에 불법조업까지 자행하는데 우리 어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우리 어업인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동해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 어업인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동해안 어업인들은 유엔(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북한 조업권 거래 금지)를 위반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항의해 줄 것과 유엔 안보리에도 중국 제재를 요구할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수산관계법령 개정을 통해 수산자원을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런 식의 근본원인 제거 없는 대책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을 돕는 효과만 낼 것이다. 반대로 우리 어민들에게는 규제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진정 우리 어민을 위한다면 중국어선의 북한해역 입어를 최대한 막아내는 것은 물론 그들의 불법조업을 적극 차단해야 한다. 또한 우리 어민들을 대상으로 한 체장과 체중 제한, 금어기 설정 등은 어업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어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뒤 정책과 입법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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