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감염성 해양바이러스 속출, 국가관측시스템이 필요하다
글로벌 감염성 해양바이러스 속출, 국가관측시스템이 필요하다
  • 이택견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
  • 승인 2019.10.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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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다양한 해양생태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 건 이상의 해양생물 집단폐사가 보고되고 있으며, 조사된 집단폐사 중 약 50%의 발생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해양생물 집단폐사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이상수온, 해양 유류 오염 등 환경학적인 요인이 주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해양병원체(바이러스, 박테리아 및 기생충)에 의한 집단폐사 연구가 진행되면서 해수에 가장 많은 수(1,030개 이상)가 존재하는 해양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해양바이러스는 감염률에 있어서는 다른 해양병원체와 큰 차이가 없지만 감염되면 치료 방법이 없어 70% 이상의 높은 치사율을 나타내는 등 위험성이 매우 높다. 육상병원체에 비해 훨씬 빠른 전파속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수산물 검역체계에 포함되어 있는 해양바이러스 종류는 양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축산물은 66개 병원체(바이러스 31개), 식물은 226개 병원체(바이러스 약 100개)를 검역하는 데에 비해 수산물의 경우에는 수산생물질병관리법상 검역대상이 20개 병원체(바이러스 13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양바이러스 탐색 및 진단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검역 대상 해양바이러스를 확대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글로벌 감염성 해양바이러스 병원체 대응을 위한 국가관측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는 △첨단의 분자생물학적 기술을 활용한 해양바이러스 모니터링 기법의 표준화 △선박평형수 및 주요 수출입 항만 해수에 포함된 글로벌 감염성 해양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병원체 연구팀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국내 연안 및 선박평형수에 존재하고 있는 해양병원체를 탐색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연구팀은 해류 및 선박평형수를 통하여 국내연안으로 유입되고 있는 해양바이러스 목록을 작성하고 있으며, 미래 우리나라 양식생물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해양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기반 해양바이러스 모니터링 기술을 활용해 우리나라 항만에 배출되는 선박평형수 내에 포함된 해양바이러스가 해양생물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해역의 해양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으며, 선박을 통한 외래 해양 바이러스의 유입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양식어류를 감염시켜 매년 큰 피해를 입히는 이리도바이러스와 노다바이러스를 신속,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해양바이러스 진단과 관련 신시장을 개척하고자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KIOST에서는 글로벌 감염성 해양바이러스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의 관측시스템 및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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