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주권 수호, 치안질서 유지하는
해양경찰 역할 더 중요해질 것”
“해양주권 수호, 치안질서 유지하는
해양경찰 역할 더 중요해질 것”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3.07.16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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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안전한 바다 행복한 국민’ 위해 해양사고 줄이기 등 예방활동에 집중

▲ 1965년 경남 하동 출생. 진주동명고와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인디아나대에서 석사학위를, 한양대 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일반행정)에 합격한 뒤 법제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21세기 해양의 중요성을 느끼고 해경에 투신할 것을 결심. 1997년 해경 행정고시 특채 1호로 임용돼 해양경찰청 법무계장, 해양경찰청 기획과장,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 완도해경서장,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해양경찰청 차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올 3월 18일 권동옥(2006년) 청장에 이어 두번째 해경 출신 해경청장에 취임했다.
바다 지킴이 해양경찰이 창설 60주년을 맞았다. 창설 60주년과 더불어 탄생한 박근혜정부에서 경사(慶事)가 생겼다. 해경 역사상 두번째 내부승진에 의한 자체청장의 탄생이 바로 그것이다. 2006년 권동옥 청장에 이어 두번째 자체청장의 주인공 김석균 치안총감이 지난달 25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국토의 4.5배에 달하는 바다의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돼 개인적인 영광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만 오랜 기간 근무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양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미래 변화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김석균 제13대 해양경찰청장의 취임 100일 소감이다. 김 청장은 취임 이후 서해 NLL 불법외국어선 단속현장을 방문해 근무자를 격려하고 해양주권수호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는가 하면 지난 5월 3일에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고속단정을 타고 해경 특공대원들의 나포작전을 직접 지휘했다. 현장 중심의 바쁜 나날들이었다. 김 청장은 60주년을 맞아 ‘해양사고 30% 줄이기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해양경찰 테마열차’를 기획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 청장은 ‘바다의 도적떼’ 해적 토벌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연구와 논문으로 얻게 된 ‘해적박사 1호’라는 별칭을 자랑스러워한다.

창설 60주년 중점사업으로 해양사고 30% 줄이기 운동을 펴고 있는데 그 효과는 어떤지?

우리 해양경찰청은 ‘안전한 바다, 행복한 국민’을 기치로 내걸고 사후 구조중심에서 사전 예방중심으로 업무 패러다임을 전환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발생한 ‘대광호’ 침몰과 ‘현승호 화재’로 여러 명이 사망·실종하는 사고발생 직후, 선박사고 30% 줄이기, 연안 안전사고 인명피해 30% 줄이기, 선박 통항량이 빈번한 복잡해역 대형해양사고 ‘제로화’를 3대 목표로 해양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5월말 기준 3년(2010~2012년)평균 동기대비 선박사고는 640척에서 190척이 줄어들어 30% 감소했고, 연안안전사고 인명피해는 90명 발생에서 56% 감소했습니다. 복잡해역에서 5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낸 대형 해양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해양사고를 줄이기 위해 해양사고 예방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매일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각종 예방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입니다. 또한 일선 지휘관이 관할 사고다발해역을 수시로 점검해 사고요인을 제거하는 등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예방대책을 추진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촌계 부녀회와 함께하는 ‘어선안전점검 체험’을 실시해 지역사회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국민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국민조끼 생활화 범국민 운동’도 전개하는 등 해양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정전(停戰)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대치 중인 분단국가에서 해경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해경청장으로 취임한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에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해양경찰은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후 서해 5도 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위해 다방면으로 ‘서해5도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먼저, 서해5도 주민보호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연평출장소를 파출소로 확대 개편하고 근무자를 증강 배치했습니다. 지하대피소 및 방탄기능을 갖춘 파출소를 올해 말까지 연평도 및 백령도에 신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도서주민 및 대량 환자 발생 시 신속한 육지후송을 위해 30인승 대형헬기와 200인승 대형 공기부양정을 내년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경비함정 자위권 확보를 위한 함포교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해5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북한의 도발유형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소속직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 훈련시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도서주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바다에서 안정된 어업활동과 해상치안활동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해양경비법' 개정 등 현안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에 출석한 김석균 청장이 직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소하성 어류 불법조업어선 감시·단속과 말라카 해협 해적진압훈련을 위해 경비함정을 북태평양에 파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지 기자도 동행취재하고 있는데 해외파견의 의미는 무엇이며, NPAFC 등 국제수산기구에서 우리 해경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경비함정의 해외파견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공해를 공동관리하면서 주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서의 우리 위상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장비와 인력수준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미국 코스트 가드(Coast Guard)의 경우 큰 강까지 관리하는 등 업무 특성상 국민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는데 우리 해양경찰도 국제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사랑받는 해경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최초 ‘해적박사’이면서, 4편의 논문이 SSCI에 등재되고 올 가을에 해적에 관한 책도 출간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해적문제는 우리사회의 화두이지만, 제가 박사논문을 작성할 2005년에는 정말 심각한 사회적 이슈였습니다. 해양경찰청이 해적을 전담하는 기관이고, 또 당시 국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저는 더욱 이 해적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것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해적문제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해양안보, 해양 분쟁 등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국제저널에 발표한 6편의 논문 중 ‘서해상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중국과 일본의 동중국해에 관한 논쟁’, ‘동아시아의 해양보안조치’, ‘평가와 방향’, ‘한반도 해양 문제’ 등의 4가지 논문이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국제 학술 저널에 등재되며 학문적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ODIL(Ocean Development International Law)이라는 해양 분야 최고 저널에도 3편이 발표되면서 이 분야의 국제적 전문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 해 안에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직접 정리한 ‘해양의 역사와 해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도 출간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우리 어업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불법조업 근절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중국어선의 우리 EEZ와 영해에서의 불법조업 근절을 위해서는 해양경찰의 단속도 중요하지만 중국정부의 해양생태계 복원, 포획 중심의 수산업 구조개선, 자국 어민에 대한 교육·지도 강화 등의 노력이 보다 강화되어야 합니다.

한·중국 가운데 위치한 서해의 해양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불법조업 근절 및 해양자원 보호를 위한 양국의 보다 협력적인 관계가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해경헬기를 울릉도에 배치하고 울릉해양경찰서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상징입니다. 동해해양경찰서에서 함정으로 독도까지 10시간가까이 걸리지만, 일본의 경우 오키제도에서 4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반면에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함정으로 2시간반정도만 소요되므로 울릉해양경찰서가 설치된다면 더욱 효율적인 독도경비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도의 1년 평균 입도객은 20여만 명 정도로 국민들의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 입도객들의 해양안전을 위해 울릉서의 신설은 필요합니다. 현재 울릉서 신설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며칠 전에는 독도경비를 강화하고 먼 바다 해난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팬더헬기(AS-565) 1대를 울릉도 해군기지로 전진 배치했습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거리는 약 90km로 팬더헬기로 가면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해경인력이 부족하다고 알고 있는데 인력 충원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현재 해양경찰에는 경찰관 7,800여명, 일반직 공무원과 전경을 합쳐 모두 1만여명이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해양경찰의 역할과 임무는 점점 많아지고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7,800여명 밖에 안 되는 적은 수의 인원이 3,170여개의 도서와 약 13,000km의 해안선, 그리고 국토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광대한 해역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8년도에 해수욕장 총괄관리기관으로 해양경찰이 지정된 이후, 현장근무인력이 너무 부족해 파출소, 출장소는 3교대 근무에서 2교대로 변경됐습니다. 그래서 부족 인력 2,000여명 충원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최근 정부에서 경찰인력 증원 시에 해양경찰 인력도 증원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기대가 큽니다.

해양수산인들에게 한 마디 해주십시오.

해양경찰은 항상 바다가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해양사고 줄이기‘를 중점과제로 삼아 ‘사고예방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양?수산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양경찰청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인천=박종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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